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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김재원 감독의 '닿을 수 없는 곳' [날아라 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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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감독의 '닿을 수 없는 곳' [날아라 독립영화]

등록일 : 2010.02.03

영화를 보는 눈을 높이는 시간이죠.

독립영화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오늘 보게 될 작품은 어떤 영화인가요?

A1>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것이 군대 문제죠.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군 입대를 앞둔 스무 살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김재원 감독의 <닿을 수 없는 곳>이라는 단편영화인데요. 평범한 이십대 청년에게도 군 입대는 그 자체만으로 심각한 고민이 될 텐데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심지어)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건사하는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입대를 하게 되면 가족을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죠. 적법한 면제 방법을 찾지만, 뜻밖의 난관이 닥치면서 상황은 점점 더 절박해 지는데요. 결국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이겨내는 청춘의 성장을 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김재원 감독의 <닿을 수 없는 곳>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김재원 감독의 <닿을 수 없는 곳> 잘 봤습니다.

Q2>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아버지와 원망하는 아들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다소 관습적인 소재일 수 있는데요.

군 입대라는 독특한 소재와 만나면서 신선한 느낌을 주네요.

A2> 부모로부터 방치된 아이들이나, 부모가 남긴 삶의 무게에 버거워하는 자녀의 이야기는. 독립영화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재인데요. 이 작품에서는 우리만이 공감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 군 입대라는 상황과 연결시켜서 색다른 상황을 연출합니다. 아버지만 없으면 군대에 안 가도 되는데 생전 별 도움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아니 그 존재조차 잊고 살았던 아버지가 이제 와서 걸림돌이 되는 거죠. 남자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입대와 면제는 하늘과 땅차이 인데 말이죠.

영화는 '군 면제'를 둘러싼 사사로운 과정들과 그 속에서 발견되는 지긋지긋한 가족 관계를 세밀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닿을 수 없는 곳>은 바로 아버지와 아들의 끊을 수 없는 질긴 '인연'의 드라마이자, 한 소년이 드디어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성장'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3> 네, 그럼 영화를 만든 김재원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 보겠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감독님께서도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Q4> 주인공이 군 면제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고 혼자 식당에 가서 삼계탕 먹는 장면이, 왠지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A4> 절망적인 현실에서 아버지가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진섭은 혼자 식당에 가서 삼계탕을 그것도 ‘특’으로 주문하죠. 이것은 단순히 진섭의 허기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데요. 오죽하면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 하게 됐을까, 또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많은 힘이 소진되는 것인가. 특으로 주문한 삼계탕은 그렇게 무모하게, 힘을 짜내야만 하는 진섭의 절망적이고 필사적인 심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닭고기를 입에 구겨 넣는 진섭의 모습은 그래서 안쓰럽다 못해 애처롭게 느껴지는 거죠.

비 오듯 땀이 흘러내리는 목덜미, 그 땀을 연신 닦아내는 진섭의 모습을 비추는 카메라는 그가 지금 얼마나 힘든 결심을 했으며, 결심한 이 순간에도 얼마나 심각하게 갈등하고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인물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감독의 재능이 돋보이는 장면입니다.

Q5> 저는 영화 처음과 끝에 나오는 ‘천국과 지옥’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A5> 영화는 밥 먹는 방식의 차이로 천국과 지옥을 비교하는 옛 소련의 동화를 소개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해서, 그 동화가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으로 끝나죠. 그리고 오프닝과 엔딩의 두 개의 내레이션 사이에 이 영화의 주인공인 소년의 이야기를 삽입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두 내레이션 사이에 들어있는 영화의 내용은 내레이션을 통해 들려준 동화를 시각적으로 각색한 영화버전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감독님께 이 이야기의 의미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Q6> 천국과 지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해보니까 마지막에 온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서 밥을 먹는 장면이, 여기서 얘기한 천국의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A6> 네, 가족이 모든 것을 용서 하고 함께 밥상에 앉아 밥을 먹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은 자기보다 큰 숟가락으로 서로에게 밥을 먹여주는 곳이 ‘천국’이라는 오프닝의 동화를 떠올리게 되죠.

그런데 여기서 이 가족의 식사장면을 촬영한 카메라의 앵글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지금까지 인물의 눈높이에서 등장인물들을 가깝게 따라붙던 카메라가,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내려다보는 장면이 이 마지막의 식사 장면입니다. 흔히 이러한 카메라의 시선은 인간의 의지를 벗어난 숙명, 또는 전지전능한 신이 내려다보는 느낌을 주는데요. 정말로 천국이 있다면 이 시점은 마치 하늘에서 누군가가 지상을 내려다보면서 ‘이런 게 바로 천국’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이 영화는 상당히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이 밥 먹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비일상적인 앵글을 사용한 장면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가족이 오랜 세월동안 쌓여온 미움과 무관심, 갈등을 풀고 함께 밥을 먹는 이 장면은 현실처럼 묘사된 판타지로 볼 수도 있습니다. 아픈 이들이 서로의 팔이 되어 밥을 먹여주는 천국에 대한 소망을 비일상적인 앵글을 통해 판타지로써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닿을 수 없는 곳’이라는 영화의 제목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가 되죠.

이렇듯 이 영화는 비관적으로도, 긍정적으로도 읽어낼 수 있는 열린 결말의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네, 오늘 김재원 감독의 <닿을 수 없는 곳>을 만나봤습니다.

Q7> 마지막으로 오늘 영화 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7> 해외 영화제에서 다수의 수상작을 배출한 <한국영화 아카데미>가 올해 새롭게 영화계에 출사표를 던지는 젊은 감독들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내일부터 나흘간 영화아카데미 졸업생들의 졸업 작품을 상영하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제>가 열리는데요. 이 시간에 소개해드렸던 소상민 감독의 <나는 곤경에 처했다>처럼 극장 개봉작을 비롯해서. 드라마, 스릴러, 액션,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와 교류를 하고 있는 해외 명문 영화학교의 초청작품 등 모두 4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고 하니까요.

젊은 패기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영화들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네, 맹수진 선생님.

오늘도 좋은 영화 이야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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