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책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지혜를 얻는 <책으로 여는 세상> 시간입니다.
네, 오늘도 북칼럼니스트 김성신씨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Q1> 3월의 첫째 날...어떤 책 소개해 주실지 궁금한데요.
오늘은 소설을 준비하셨다면서요?
A1> 네, 아무래도 ‘봄’하면 시작, 희망, 꿈... 뭐 이런 단어들이 떠오르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꿈을 이룬 신인 작가들의 소설을 준비해 봤습니다.
두 분은 혹시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 꿈이 있으신가요?
아마 성인들이라면 한 두가지 쯤, 이루지 못한 꿈을 갖고 있을 텐데요.
오늘 소개할 두 작가는 모두 소설가라는 꿈을 마음에 품고 계속 그 꿈을 향해 다가가다가 결국 그 꿈을 이룬 사람들입니다.
그 첫 번째 작가는 <새들이 서 있다>라는 첫 소설집을 낸 소설가 박혜상씨 인데요.
화면으로 먼저 만나 보시죠.
Q2> ‘신인 작가’ 하면 젊은 작가를 떠올리게 되는데, 박혜상 작가는 젊은 작가는 아닌 것 같은데요.
작가와 소설집 속 작품들을 좀 더 소개해 주시죠.
A2> 네, 박혜상 작가는 조금 전에 화면에서 간단하게 소개된 것처럼 2006년 <새들이 서 있다>로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등단했습니다.
오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소설가의 꿈을 이뤘고 지금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 재학하면서 소설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 책이 첫 번째 소설집이고 그 표제작이자 등단작인 <새들이 서 있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변용한 작품으로 아버지로부터 오랫동안 성추행을 당해온 여고생 딸과 그로 인해 회복되기 힘든 충격에 휩싸인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낯설고 불편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상징들과 서사의 밀도가 끝까지 독자들의 시선을 붙드는데요.
이밖에도 한때 기승을 부렸던 고철 도둑들의 삶을 다룬 ‘쇠붙이들’이라든가, 경제공황 이후 폐허가 된 미래사회의 모습을 사이버 세계와 난민수용소라는 대비적인 공간을 통해 보여주는 ‘토마토 레드’, 어린이대공원에서 벌어졌던 코끼리 탈주 사건을 다룬 ‘코끼리 한 마리는 어디에 있나’ 등 아홉 편의 함께 소개돼 있습니다.
Q3> 간단하게 소개받았지만 한 권의 소설집 속에 참 다양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것 같아서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박혜상 소설의 매력, 어디에 있을까요?
A3> 좀 전에 심종환 아나운서가 말씀하신 것처럼 언제부턴가 우리는 ‘신인 작가’라고 하면 ‘젊은 작가’, 내지는 ‘20대 작가’를 공식처럼 떠올리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들의 소설은 대개 새로움을 확장하는 세계관으로 젊은 독자나 평론가들에게는 지지를 받았지만 기존의 소설이나 기성세대 독자들에게는 지지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하지만 지금 소개해 드리는 박혜상 작가나 잠시 후에 소개해 드릴 배지영 작가는 분류상으로는 기성세대에 속해 있지만 작품 속에서는 그곳에서 벗어난 상상력을 보이고, 또 그런 상상력은 거칠어 보이지만 깊은 통찰력에 기인한 문장력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기성세대들에게도 공감을 형성하면서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박혜상 작가에게 본인의 소설을 관통하는 이미지를 대변할 수 있는 구절을 낭독해 달라고 부탁해 봤는데요.
그 부분 잠깐 듣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네, ‘일렬로 행진해’라는 작품 속 일부분인데요.
이처럼 작가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군상의 삶을 독특한 상상력과 무게감, 그리고 정제된 언어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Q4> 같은 세대 신인 작가의 꿈을 이룬 소설, 꼭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다음에 소개해 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A4> 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배지영 작가의 첫 소설집 <오란씨>입니다.
배지영 작가는 200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오란씨가 당선돼 등단한 신예작가인데요.
표제작이기도 하고 등단작이기도 한 <오란씨>는 88올림픽이 열리던 해 서울 모래내 시장 근처로 독자들을 안내합니다.
시장 사람들을 상대로 유료 공중변소를 운영한다고 해서 변 사장이라 불린 아버지의 이복형제인 두 아들이 등장하는데요.
소설은 88년 당시와 그로부터 15년 정도가 지난 현재를 오가며 두 형제의 이야기를 교차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세 편의 ‘슬로셔텨’ 연작에서 작가는 당대 사회의 불안과 공포로 초점을 옮기는데요.
이른 새벽 버스의 유일한 승객이 된 젊은 여성과 연쇄 살인범의 이웃과 신고 보상용 몰카 촬영을 하는 남자 등을 통해 현대 사회의 어두운 진실을 들춰내고 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배지영 작가는 소설에 대해 “소설은 현실의 어두운 부분을 들여다봐야 한다.
주변부의 삶, 조명 받지 못하고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쓰는 게 소설의 운명“이라고 했던데요.
<오란씨>를 통해 현실을 끌어안으면서도 해학과 상상력을 잃지 않는 탄력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Q5> 소개해 주신 책들도 그렇고 이 작가들의 다음 작품도 벌써 기대가 되는데요.
꿈을 잃지 않고 끝내 이루어 낸 이 신인 작가들이 수많은 작가들이 탄생하고 사라져 가는 현실 속에서 좋은 작품으로 독자들과 오래도록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A5> 네, 정말 수많은 작가들이 등단하고 또 잊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서점과 대형 서점이 일상화되면서 역량 있는 신인 작가들의 설 자리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한데요.
앞으로의 우리 문학계를 이끌어 갈 신인 작가들이 보다 많은 독자층의 사랑을 받으며 좋은 작품들을 많이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네, 오늘도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 소개해주신 김성신씨~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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