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을 일컬어 명장이라고 부르는데요, 명장의 손길이 닿은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이로운 감동을 줍니다.
생생문화광장에서는 매주 목요일, 명장의 예술적 혼과 만나보는 시간, ‘명장을 찾아서’를 마련했는데요.
오늘 첫 순서로 4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장석 만들기 외길인생을 걸어온 박문열 두석장을 만나봤습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잡은 소박한 집 한 채.
이 곳엔 작은 텃밭과 작업장이 있다.
고요함을 가르며 들려오는 힘찬 망치 소리 속에 쇠에 명장의 혼을 입히는 박문열 두석장이 있었다.
집 한 켠에 있는 작은 화덕에 불을 놓는다.
이렇게 화덕에 불을 놓기 시작한지 어느덧 40년이 넘었다.
두석장의 일은 황동이나 백동 같은 금속을 이용해 목가구나 고건축물에 사용할 금속장식인 장석을 만드는 것이다.
쇠붙이에 문양을 세겨넣기 위한 단단한 정을 만드는 것도 박문열 두석장의 몫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정이지만 연장 하나조차 전통방식으로 손수 만들어 사용하는 모습에 장인의 꼬장꼬장한 고집이 묻어난다.
작업이 한창이다.
숭숭이 장석을 만들고 있다.
지난 98년 숭숭이 장석으로 전승공예대전에서 특별상도 받았다.
구멍이 숭숭 뚫렸다고 해서 이름이 숭숭이 장석인데 구멍의 크기가 1.5밀리미터에 불과해 섬세함과 참을성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숭숭이 장석은 반닫이 나무장에 경첩으로 사용된다.
오단 비밀자물쇠인 황동광두자물쇠를 비롯해 일곱단계로 열쇠를 조작해야 열 수 있는 7단 비밀자물쇠까지 박문열 두석장의 자물쇠 사랑은 특별하다.
누구 하나 가르쳐주지 않았고 오직 오랜 세월 실패를 거름삼아 참고 이겨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인내심이 지금의 박문열 두석장을 만든 것이다.
푸르름이 싱그러운 밭이다.
작업하다 힘이 들 때면 박문열 두석장은 이렇게 밭으로 나온다.
눈을 식히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다
열 다섯 살, 쇠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부여 정림사지의 황동철물장석과 안동 봉정사 대웅전의 등자쇠 등 전통 건축물의 철물 복원에도 힘써 왔다.
이렇게 밭 일을 하면 예전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가슴 한켠에 고이 간직했던 초심이 살아나는 것이다.
심경은 오래전 한 스님이 내려주신 그의 호다.
(한국정책방송 KTV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저작권자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