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국어 연구원이 펴낸 '표준 국어 대사전'은 '국립'이란 단어에 대해 "공
공의 이익을 위하여 나라의 예산으로 세우고 관리함"이라고 언뜻 보면 아
주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 행간에는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의
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 쯤은 -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 누구나가 다 알
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특히 '국립'이란 단어가 사실상 '신뢰'라는 단어를
내포한 성격의 어휘로 기능하고 있는 사회 가치적 현상을 감안한다면 때론
엄숙함마저 느껴질 때가 있다.
한편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 기업들에 불기 시작한 '전사적인 품
질 경영' 운동 즉, '6 시그마 '는 이제 단순히 우량 기업과 비 우량 기업만을
가르는 척도의 기능을 넘어 우리 사회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나름의 의
미를 지닌 또 다른 형태의 운동으로 확장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
다. 6 시그마 운동은 이로 인해 큰 성과를 거둔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국내
유수의 기업들의 사례 등을 통하여 실증된 바 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느끼는 생활의 편의를 증대시켜주는 요소들 중 상당 부분이 6 시그마 운동
의 영향을 받았고 또한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6 시그마에 대해 자세
히 모르는 분들도 어느정도 이해하리라 믿는다.
그럼 이제 상기에 언급된 '국립','신뢰','6 시그마'의 공통점을 찾아보자. 나
는 이 세 단어의 공통점은 '무오류성'이라고 생각한다. '무오류성'은 말 그
대로 그릇되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 없다는 것으로 우리 기업과 사회 나
아가 국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절대 가치라고 본다.
그렇다면 현재 '국립방송'인 KTV의 실상은 어떨까? 단연코 말하건데 특선
다큐물들에 관한 한 KTV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그것도 보통 먼 것도 아닌
너무나도 멀다. 우리 나라 보통 기업들의 품질 수준인 2-3 시그마와는 비교
도 안 될 수준인 1 시그마 정도가 적당할 거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2 시그
마는 책 한 권 중 한 쪽 당 평균 20개 정도의 오자가 있는 것이다. 이 정도
의 책을 돈을 주고 사 보는 독자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아니 설사 공짜로
얻었다 해도 읽을 맛도 믿음도 가지 않을 것이다) '국립'이란 단어에 내포되
어 있는 '신뢰'는 거저 얻어지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까지도 이론상
으로만 존재하는 최상의 품질 수준인 '6시그마'의 수율 99.99966%에서 부족
한 0.00034% 만으로도 '국립'에 내재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그 동안의 경험들에서 입증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KTV는 기획한 특선 다큐
물들의 품질을 2-3 시그마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
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6 시그마에 도전해야 한다. 언제까지 '국립'과 '1
시그마'를 동일 선상에 놓고 바라볼 수 만은 없지 않은가?
KTV의 생각이 궁금하다.
* 이 글을 국립방송인 KTV의 편성표를 참조하면서 읽는다면 더더욱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