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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이정욱 감독의 '잠복근무' [날아라 독립영화]

정보와이드 모닝

이정욱 감독의 '잠복근무' [날아라 독립영화]

등록일 : 2010.01.20

영화를 보는 눈을 높이는 시간입니다.

독립영화를 만나볼 순서죠.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오늘 만나볼 영화는 어떤 작품인가요?

A1> 네,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이정욱 감독의 <잠복근무>라는 단편영화인데요. 제목 그대로 신참 형사의 잠복근무 수행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형사이긴 하지만, 정통 형사스릴러물이라기보다는 형사물에 코미디를 결합한 장르에 가까운데요. 잠복근무라는 형사물의 설정 속에 우발적이고 코믹한 사건들을 연쇄적으로 배치하고. 긴박한 상황을 자꾸만 일그러트림으로써. 관객에게 소박하고 편안한 웃음을 주는 작품입니다. 이 편안한 웃음이 <잠복근무>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정욱 감독의 <잠복근무>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이정욱 감독의 <잠복근무> 잘 봤습니다.

Q2> 영화 속에서 잠복근무를 방해하는 친구들이 눈치는 좀 없어도, 밉지가 않네요.

A2>친구들이 눈치 없이 잠복근무 중인 곳에서 술판을 벌여도, 보는 사람에겐 어쩐지 정겹죠. 사실 이 영화는 영화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기보다는, 조금은 투박하면서도 정겹고 친밀한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그렇게 친근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는 것은 미우나 고우나 ‘친구’라는 등장인물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연탄을 때는 난로가 있고, 번데기 장수가 있는- 서민동네 느낌을 잘 포착한 영화의 로케이션과 소품의 덕이 클 것 같은데요. 번데기, 하얗게 재가 된 연탄 같은 것이. 어릴 적 친구들이 어른이 돼서도 복닥거리며 살아가는 이곳을, 마치 70-80년대를 연상시키듯 정겹게 느끼도록 하죠.

영화를 만든 이정욱 감독을 만나봤습니다.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감독님께서 촬영 에피소드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Q3> 골목에서의 추격 장면이 쉽게 탄생한 게 아니었네요.

영화에서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인데요?

A3> 범인을 잡으려는 형사 혹은 경찰과, 경찰을 따돌리고 도주하려는 범인 사이의 ?고 ?기는 추격전은 형사물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반드시 등장하는 ‘관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형사물의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장면인데요. 그 중요도는 영화 ‘추격자’를 떠올리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형사물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 추격전은 코미디에서도 그 못지않게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이죠. 예를 들어 위대한 무성희극배우인 찰리 채플린의 영화들에서도 예기치 않게 ?고 ?기는 소동극에 휩쓸려 들어가는 채플린의 모습을 볼 수 있고요. 또 실내에서 서로의 얼굴에 케이크를 집어던지며 다투다가, 자동차가 달리는 거리까지 튀어나와 ?고 ?기며 일대 추격전을 벌이는 무성코미디의 주인공들을 쉽게 떠올리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런 점에서 형사물과 코미디를 결합한 이 영화에서 추격씬이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죠. 달동네를 연상시키는 복잡하고 미로 같은 골목길과 하얗게 연소된 연탄이 쌓여있는 골목에서 벌어지는 <잠복근무>의 흥미진진한 추격 장면은- <포레스트 검프>에서 느낄 수 있었던, 무작정 달리는 순간의 에너지와 쾌감까지 보너스로 선사합니다.

Q4> 저는 영화 속에서 오랜만에 재회한 친구들의 반응도 참 흥미롭게 봤습니다.

A4> 네. 잠복근무 중에 친구들을 만나게 된 태주와 그 친구들의 반응이 아주 대조되면서, 영화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기대하게 만드는 데요. 때로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드러내는 태주와 달리 친구들은 이상할 정도로 (그 자리에 바로 술판을 벌일 정도로) 너무 반가워합니다. 그 이유가 뭔지 이 이야기는 감독님께 직접 들어봤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감독님 말씀을 듣고 보니까 공감이 가는데요.

원래 동창회 나갈 때, 차림새를 굉장히 신경 쓰게 되거든요.

Q5> 친구사이라서 더 잘 보이고 싶은 그런 심리가 있는 거죠?

A5> 영화를 보면 태주는 공부로 제일 잘 나가는 친구 였고, 동필은 싸움으로 제일 잘 나가는 친구였던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일종의 라이벌이어서 상대방에게만은 지고 싶지 않은 거죠. 그래서 동필은 번데기 장사로 나타난 태주를 위로하면서도 은근히 약을 올리고, 태주는 사실은 자기가 형사라는 걸 밝히고 싶어서 애가 탑니다. 친구지만 은근한 서열경쟁이 있는 이런 미묘한 감정을 많이 공감하실 텐데요.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사랑스럽진 않지만 그렇다고 미워 할 수도 없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네, 영화 <잠복근무> 잘 봤습니다.

Q6> 지난 주 소개해 드렸던 <아들의 여자>와 이 작품을 극장에서도 보실 수 있죠?

A6>네. 국내 최초의 ‘단편영화 개봉 프로젝트’ <사사건건>이 바로 내일부터 개봉하는데요. 2009년 영화계 최고의 핫이슈로 떠올랐던 네 편의 단편영화를 한 자리에서 만나실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오늘 만나보신 <잠복근무>와 지난주에 소개해 드린 <아들의 여자>는 물론이고요. 이 시간에도 소개해드렸었죠, 작년 한 해 국내외에서 굵직한 상을 휩쓸었던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과 시각 장애인 소년이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산책가>가 한 편의 영화로 묶여있습니다.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스릴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단편영화가 입맛대로 갖춰져 있으니까요. 아직까지 단편영화가 낯설다고 느끼시는 분께도 좋은 만남이 될 것 같습니다.

네, 맹수진 선생님.

오늘도 좋은 영화 이야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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