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에 있는 학생들은 원어민으로부터 영어를 배울 기회가 많지만 농산어촌에 있는 학생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대도시와 농산어촌간의 영어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초청 해외 영어 봉사 장학생 프로그램, 일명 토크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요.
네, 오늘 이 시간에는 그동안 토크 프로그램이 어떻게 정착됐는지, 또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은주 기자, 토크 프로그램이 지난 2008년 9월에 처음 도입됐죠?
네, 그렇습니다.
토크 프로그램, 즉 정부초청 해외영어봉사 프로그램은 교포 2세나 외국 대학생들을 초청해 영어 강사로 채용하는 건데요, 지난해 선발된 장학생들이 현재 600여개 농산어촌 초등학교에 배치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강원도에 있는 한 초등학교의 영어 시간.
전교 학생 수가 60여명에 불과해 열 명 남짓한 학생들이 한 학년의 전부지만 선생님은 두 분입니다.
영어 봉사 장학생으로 온 교포 김한나 씨가 보조교사로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의 호흡이 척척 맞다 보니 영어 수업 분위기는 그 어느 수업보다도 활기찹니다.
전영희 / 홍천 오안초등학교 영어담당 교사
“아무래도 문화 쪽에 지도를 사실 어려워했었는데 여러 가지 영미 문화를 자연스럽게 놀이를 통해서 게임을 통해서 전달할 수 있어서 굉장히 효과적이라고 하겠습니다.”
김한나 / 1기 영어 봉사 장학생
“애들한테 영어 교육을 해주는 게 저한테도 뿌듯한 거죠. 내가 가르쳐 준 게 쟤네들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게임과 놀이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장미경 / 오안 초등학교 학생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도 몰랐는데 진짜 선생님이랑 공부하니까 조금은 알아듣겠어요.”
박대진 / 오안 초등학교 학생
“영어 선생님하고 공부하니까 스펠링하고 쓰는 걸 더 잘하게 됐고 재밌어요.”
학부모들도 영어 공부에 흥미를 붙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만족도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최영희 / 학부모
“원어민 선생님하고 아이들한테 정말 언니처럼 친하게 재미있게 놀아주시는 영어 프로그램이 너무 좋았고요. 글로벌 시대 글로벌 시대 하지만 시골에서는 아직까지는 영어가 접하기 어려운 과목인데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이 재미있게 가르쳐 주시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지난 2008년부터 영어 봉사 장학생을 채용한 이 학교는 1주일에 15시간씩 원어민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내 학교 영어성적도 크게 올랐습니다.
이호청 / 홍천 오안초등학교장
“보시다시피 학교 앞에 문방구도 전혀 없고 학원도 전혀 없고 이런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도시 아이들과 외국어에서는 많이 차이가 났습니다. 그런데 이제 토크 장학생이 와서 활동을 함으로 해서 그 격차가 많이 수치상으로도 많이 줄어들고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성취도 평가에서 영어 영역 등에서도 많은 향상을 가져왔습니다.”
경북 예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학교 교사로 일하는 스텔라 조는 단연 인기 최고입니다.
쉬는 시간이지만 아이들은 선생님 곁에서 떠날 줄 모릅니다.
이나니 / 예천 동부초등학교 학생
“얼굴도 예쁘시고 그냥 게임 같은 게 재밌고 수업하는 게 재밌어요.”
한경민 / 예천 동부초등학교 영어담당 교사
“점심시간 같은 경우에도 스텔라 선생님 주변에 늘 아이들이 몰려서 옆에 앉으려고 하고요. 거기서 이제 영어를 한 마디라도 더 해보려고 자리 쟁탈전이라고 해야 되나요. 서로 옆에 가려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무조건 용기를 북돋워 준다는 스텔라 조는 게임을 통해 친근하게 영어를 접할 수 있게 합니다.
김채연 / 예천 동부초등학교 학생
“영어 실력도 조금 늘고 영어도 재밌고 그리고 스텔라 선생님이 차근차근히 가르쳐 주니까 더 좋아요.”
장혜지-박채영 / 예천 동부초등학교 학생
“외국인이랑 통화가 안될 수도 있고 그래서 무서웠는데 이걸 하고 나니까 영어에 자신감도 붙고 실력이 좀 늘었어요.”
처음엔 주춤하던 아이들이 어느 틈엔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스텔라 조 자신도 큰 보람을 느낍니다.
스텔라 조 / 2기 영어 봉사 장학생
“여름에 열린 첫 번째 영어 캠프 때 아이들 읽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고요, 이전 학기 수업 방식을 전해 듣고 그 다음 학기 수업에 더 많은 아이들이 신청해서(보람을 느꼈어요.”
최부열 / 예천 동부초등학교장
“아이들이 스텔라를 잘 따르고 성취도 평가도 좋은 성적 나왔다 등.”
어머니의 권유로 토크 프로그램에 지원한 스텔라 조는 지난해 처음 한국에 왔습니다.
1년 가까이 한국에 지내면서 제주도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스텔라 조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이 학교에 6개월 더 남기로 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꿈을 키워주고 싶어섭니다.
스텔라 조 / 2기 영어 봉사 장학생
“자라서 온 세상을 여행하고 싶다, 가능한 한 전 세계의 전문적인 일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네, 우리 아이들이 원어민 교사들과 거리낌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 깊은데요, 게임이나 놀이로 영어를 배우는 모습도 즐거워 보이고요.
아무래도 프로그램 자체가 봉사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장학생 중에 대학생들이 많은데요, 선생님과 제자의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서 더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학원가에서 활동하는 원어민 강사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자격시비가 있었는데요, 토크에 참여하는 강사들의 선발기준은 어떻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공교육 현장, 그것도 초등학교에 배치한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는 엄격하게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토크 프로그램은 영어가 모국어인 국가의 시민권자로, 대학 과정을 2년 이상 수료한 사람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생을 가르쳐야 하는 만큼 체력과 인성, 실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선발 절차가 복잡한데요, 추천서와 성적증명서, 에세이 등을 통해 서류에서 한 번, 면접에서 또 한 번 거르게 돼 있습니다.
선발된 뒤에는 한 달 가까이 사전연수를 받고, 배정된 학교가 속해 있는 시도 교육청별로 지역 연수를 따로 받는데요, 연수기간에는 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 초등학생 대상의 영어 교수법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됩니다.
토크 프로그램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시행 첫 해인 2008년 9월에 380명을 선발한 데 이어 올해는 배 가까운 600여명을 선발했는데요, 선발 장학생이 점차 늘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2500여 개 농산어촌 학교 가운데 21%에 해당하는 533개 학교에 토크 장학생을 배치할 수 있었고, 농산어촌 학생들의 영어 실력에 대해 교사와 학부모는 각각 70%와 68%, 학생들은 58%의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또 교포 학생들에 비해 외국인 학생 지원자가 많아지면서 점차 국제적 프로그램으로 변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외국 대학과의 학점 인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온라인 시스템을 바꾸는 등 외국인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을 다한다는 계획입니다.
정상기 국립국제교육원장
“지금도 물론 동포 자녀들의 호응도가 높습니다만 인원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동포 자녀 비율이 금년에는 60%로 줄었습니다. 그만큼 순수 외국인들 비율이 늘어나면서 장차 이 장학생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서 결국은 친한, 지한 인사들이 될 것으로 생각을 해서 저희가 이 장학 사업을 정말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전세계에 높이는 방향으로 이 학생들이 홍보를 해주도록 그런 사업으로 중점 육성하려고 합니다.”
토크 프로그램은 앞으로 영어 교육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일본어와 중국어 등 제 2외국어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영어에서 큰 효과를 얻었던 만큼 차후 계획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네, 그렇군요.
토크 장학생을 매 학기마다 새로 선발한다면 다음달부터 활동할 선생님들은 이제 연수에 들어갔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기존에 활동하던 300여 명과 새로 선발된 300여 명 등 모두 600여명이 4기 토크 장학생들로 선발돼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영어 교사로 활동할 토크 4기 신규 장학생 3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연수 과정 가운데 하나로 마련된 영어 캠프에서, 영어교육 소외지역에 사는 아이들 300여명과 1:1로 만나기 위해섭니다.
이번 영어 캠프는 그간 강의실에서만 이뤄졌던 사전연수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장학생들에게는 실전 연습의 기회를 주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마련됐습니다.
장환영 국립국제교육원 영어교육지원부장
“교실 상황에서만 가르침 보다는 이렇게 현장 연수 속에서 또 다른 교육 방법들, 롤 플레이도 할 수 있고 서로 대화도 같이 더 나눌 수 있고 그냥 렉처만 하는 것이 아닌 다른 교육 방법도 같이 기를 수 있는 좋은 장점을 가졌기 때문에 도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티에서 온 윌킨 브루투스는 다음달부터 제주도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납니다.
자신도 어릴 적에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문화와 함께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되고자 합니다.
윌킨 브루투스 / 4기 영어 봉사 장학생
“아시아는 미국과 언어적 접근이나 문화가 다르잖아요. 저도 그런 걸 많이 느꼈는데 제 경험을 토대로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요.”
이라크에 파병돼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고국의 문화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 토크 프로그램에 지원했다는 박정효 씨도 좋은 선생님을 꿈꿉니다.
“누구에겐가 롤 모델이 되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용기를 줘야겠죠.”
보통 장학생들이 연수에 참가할 때는 대학생 특유의 풋풋함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하는데요, 이 날 영어 캠프에서는 그런 모습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보호해주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캠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토크 장학생들은 거주 지역에 있는 국내 대학생들과의 연계 프로그램도 받게 될 예정인데요, 기존에 활동하던 300여 명과 새로 선발된 300여 명 등 모두 600여명이 선발된 4기 토크 장학생들.
영어를 매개로 만났지만 언어를 넘어 더 큰 세상을 만나기 위해 토크 장학생들과 아이들은 힘껏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4기 영어 봉사 장학생들의 사전 연수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이달 안에 연수가 마무리되면 다음 달부터는 모두 영어 선생님이 됩니다.
네, 모두 지금처럼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문은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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