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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우리는 과연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걸가? [문화읽기]

정보와이드 모닝

우리는 과연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걸가? [문화읽기]

등록일 : 2010.03.04

이번 순서는 생활과 문화를 심리로 읽어보는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를 해주실 이철우 박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Q1> 사실 저는 좀 신중한 편에 속하거든요. 쇼핑하러 가서도 이것저것 살피고 비교하고 결국 마지막에 ‘아! 이거다!’ 싶은 걸 사는데 그런데 사실 이렇게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에도 빈틈이 있을 수 있다고요?

A1> 네, 대개의 선택은 심사숙고 끝에 이루어지죠. 선택이 일단 이루어지면 거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것이 보통이고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것을 선택한 이유를 말할 때, 상당히 그럴듯하게 말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선택이 이루어지게 된 이유는 본인이 말하는 바와는 달리 전혀 다른 데에 있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스스로가 밝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 그 선택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Q2> 고심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선택의 이유는 다른데 있다는 건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를 들 수 있을까요?

A2> 네, 상품을 구입할 때를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여러 가지 기준에서 상품을 선택합니다. 구매가 반복되어 선택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이것저것 눈앞에서 따져가면서 선택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리고 일단 이루어진 선택에는 합리성으로 포장된 그럴듯한 이유가 붙기 마련이죠. 슈퍼마켓에서 세제를 산 사람을 붙잡고 그 제품을 고르게 된 이유를 물어보면 다양한 대답이 돌아오겠죠? “광고에서 보니 좋은 상품 같아서” “가격이 싸서” “전에 써보니 세정력이 좋아서” 이런 식인데요. 하지만 정말 본인들이 말한 이유 때문에 그 세제를 산 것일까요? 사실은 본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고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 그 제품을 선택했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험을 통해서 밝혀진 바가 있습니다.

Q3> 어떤 실험인지 매우 궁금한데요. 주부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고요?

A3> 네, 주부들이 쇼핑을 하러 가니 슈퍼마켓 앞에서는 스타킹을 무료로 배포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진열대에 놓여진 네 개의 바구니에서 마음에 드는 스타킹을 하나 골라서 담당자에게 가져가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면 공짜로 가질 수 있는 이벤트였는데요. 주부들이 스타킹 하나씩을 골라 담당자에게 가져갔습니다. 담당자의 질문내용은 ‘왜 그 스타킹을 선택했느냐’는 것이었는데요. 주부들은 스타킹의 탄력성, 신축성, 투명감 등을 이유로 들었죠. 하지만, 사실 네 개의 바구니에 든 스타킹은 동일한 제품이었습니다. 탄력성, 신축성, 투명감 모든 면에서 차이가 전혀 없었죠. 단지 제품간의 유일한 차이는 스타킹의 향기가 달랐다는 건데요. 하지만, 질문에 응한 주부 가운데 스타킹의 향기를 선택의 이유로 든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실험이 실시되었던 당시에 향기란 스타킹을 선택하는 기준으로는 생각되지도 않을 때 였거든요. 그 누구도 향기 때문에 스타킹을 선택한다는 생각 자체가 머릿속에 없었던 것이죠.

Q4> 똑같은 스타킹을 고르고 제각각의 이유라고 얘기했다니, 참 재밌는데요. 그럼 주부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스타킹을 골랐을까요? 모두가 동일한 제품인데 말이죠.

A4> 네, 실험 결과를 분석해보니까 주부들이 스타킹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엉뚱하게도 바구니의 위치였습니다. 본인들이 의식하지 못했을 뿐 주부들이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바구니가 놓여진 위치였던 것이죠. 즉 첫 번째 바구니에서 스타킹을 고른 주부들은 12퍼센트에 지나지 않았고 70퍼센트 이상이 세 번째와 네 번째 바구니에서 골랐습니다. 주부들은 대개 첫 번째와 두 번째 바구니에서는 건성으로 만져보며 진열대 앞을 지나쳐갔고요. 세 번째와 네 번째 바구니 앞에서 본격적인 선택을 했던 셈입니다. 하지만, 바구니 위치 때문에 선택을 했다고 대답하는 주부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 실험의 결과를 보면 자기 마음대로 이유를 붙였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지만, 본인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이유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습니다. 바구니의 위치라기보다는 스타킹의 탄력성 때문에 선택했다는 것이 합리적이기도 하고  또 본인 스스로도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죠.

Q5>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엉뚱한 선택을 하고, 나중에 합리화를 시키는 거네요. 이런 증상은 누구에게나 있는 건가요?

A5> 네, 사람의 행동 원리가 그렇습니다. 자신들은 선택의 이유로 합리적인 것을 들지만, 실상 전혀 딴판인 것이죠. 이 실험을 주재했던 니즈벳(R.E.Nisbett)은 본인들 스스로는 엄선에 엄선을 거듭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좋은 것을 고르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우리는 엄선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고 엉뚱한 것을 고르고 있다는 말이죠.

Q6>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이 착각을 잘 활용하면, 물건을 사게 만들 수도 있겠네요?

A6> 네, 이런 우리들의 착각을 이용한 것에 ‘슈퍼마켓 이론’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론이라고 부르니 거창한 것 같지만 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고 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인데요. “슈퍼마켓에서는 사람의 눈높이에 있는 선반에 진열된 상품이 가장 잘 팔린다.” “슈퍼마켓에서는 통로의 끝과 계산대 근처에 진열된 상품이 잘 팔린다.” 라는 식의 것들입니다. 소비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상품을 진열한 위치가 판매를 좌우한다는 것을 미리 간파했던 이론이죠.

Q7> 그래서 시장 같은 경우 상인들끼리 자리추첨을 하기도 하잖아요. 정말 위치가 판매를 좌우하는 게 맞군요. 또 다른 예가 있을까요?

A7> 서점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책은 진열대가 아니라 책꽂이에 꽂히면 끝이라는 말을 합니다. 더 이상 판매를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인데요. 대개의 사람들이 진열대에서 책을 고르지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가면서 까지 구입하지는 않거든요. 그 책이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닌 다음에는요. 여러분들도 그동안의 소비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시죠. 알게 모르게 ‘슈퍼마켓 이론’에 이끌려 책을 산 경험이 있을겁니다.

Q8> 하지만 서점에서 책을 산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면 책이 놓인 위치 때문에 샀다고 대답할 사람은 없을거예요. 그렇게 우리가 스스로 알아채지 못한다는 게 문제인데요.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합리적인 선택의 빈틈을 노리는 상술이 있죠. 휘말리지 말고 계획적인 소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유익한 심리이야기를 해주신 이철우 박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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