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문고에 소장되어 항간에 뉴스에 오르내린 '진달래꽃' 초판본은 1925년
발행된 초판본이 아닙니다.
우선 책 제명의 표기가 '진달내ㅅ곳(꼿)'이라 되어 잇지 않고 '진달래꼿'으
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면 분명 1920년대의 한글 표깃법과 상치되어있음
으로 해서 후일 재판, 내지 3판, 중판본을 혼동한 것 같습니다.
초판본의 표지는 어떠한 도안이거나 화봉문고에 보이는 것처럼 돌이 있고
진달래꽃이 장식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표지에는 전혀 도안이 없는 단순한 옥색 빛갈의 바탕에 책 이름과 저
자 김정식의 이름 석자가 찍혀 있는 것 외에는 어떠한 군더더기식의 도안
이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판권에는 분명 대정(大正) 14년(1925년)이란 판차가 있지만 본서의 내용은
1920년 대의 당시 표깃법 그대로의 내용들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대체 초판본을 소월이 자비출판 형식으로 몇 부를 인쇄하여 발행했던지의
숫자는 알 수 없으나 그 초판본들이 소월 생전에까지 모두 소화되지 못하
여 소월 타계후에 이 책들이 한 두 차례 세상에 다시 표지를 달리꾸며 나타
난 것은 바람직 하진 못한 현상이었습니다.
이 책의 출판사는 매문사이지만 그 사주인 김안서가 자신의 자금을 던져 제
자 소월의 시집을 출판해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출판비용, 기타 출판
상의 어려웠던 점은 모두 소월 자신이 부담하여 자비 출판했던
것입니다. 판권을 보시면 알 일이지만 저작겸 발행인이 김정식으로 되어져
있습니다.
1935년도 삼천리 잡지사에서 재판을 내놓았고, 1939년 한성도서주식회사
배본으로 중판을 내놓았던 것인데 화봉문고 소장본은 바로 1939년 중판본
을 가리킵니다.
판권에는 초판본에 나와있는 판본 그대로를 붙여 쓰고 있는데 1925년 초판
본 발행처 매문사(賣文社)가 그대로 보여지고 있는가 하면 초판본의 배급
처 중앙서림은 보이지 않고 삼천리사 또는 한성도서주식회사가 배급처로
나타나진 판권을 본다면 분명 화봉문고의 소월 시집은 초판본이 아님을 역
력히 알 수가 있습니다.
이 문제점은 이미 십 수년 전 두 서너 차례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그 내용
이 모두 초판본의 내용 표기가 1920년대의 그것과 같다 해서, 또는 판권을
초판본 그대로를 원용했다 해서 초판본으로 오해하고 있는 점은 빨리 시정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