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는 음악, 춤, 예절 훈련을 통해 예술가 정신을 간직한 기생을 이르는 말인데요
이 시대의 마지막 예기인 권명화 명인이 앞서 세상을 떠난 두 명인을 위해 추모의 춤사위를
펼쳤습니다.
예술인'기생'의 명맥을 꿋꿋이 이어온 권명화 명인을 오옥순 국민기자가 소개합니다.
오옥순 국민기자>
흰 천을 팔에 두르고 어깨를 들썩이며 영혼의 한을 춤으로 풀어냅니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춤동작 하나하나에 열정이 넘칩니다.
현장음>
“이게 들어가 그다음에 반대로. 너무 길게 빼면 안되고..”
현장음>
“하나 어깨에 올리며 이렇게 해서 이대로 돌아서 하나, 둘, 셋..”
인터뷰>
“처음에 춤을 춰가지고 마지막에는 전부 다 묶어. 한을 묶어서 풀어낸다. 여기에는 구음이 없으면 안됩니다.”
86 나이의 마지막 예기 권명화 명인.
16 나이에 대구의 기생 양성소 '대동 권번'에서 춤과 소리를 회초리를 맞으며 교육받고 예기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현장음>
“살풀이가 전통 무용 중에서 어렵고 승무가 어렵고 다 어렵지만 아무 생각 없이 춤을 추면 의미가 없습니다.”
인터뷰> 정민주 / 대구 권명화 살풀이 전수관 소속
“항상 춤을 가르칠 때 그냥 이런데서 시시콜콜 싸우지 말고 항상 춤으로 무대가서 싸워라 그게 이기는 거라고, 춤 하나 하나를 춤꾼 관객들이 '얼쑤'할 수 있는 진짜 춤을 추라고 하세요.”
'얼~쑤'와 함께 신명나는 한 판이 무대가 펼쳐집니다.
'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의미의 해어화 공연.
예기 3인이 함께 했던 무대였지만 이번엔 권 씨 혼잡니다.
장금도, 유금선 명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제는 배들과 함께 무대에 섰습니다
풍년을 바라는 농부의 모습을 담은 권명화 명인의 소고춤.
가벼운 몸놀림과 가녀린 손끝에서 뿜어 나오는 춤사위에 어깨가 절로 들썩입니다.
살풀이춤과 승무 등 전통 춤의 명맥을 이어온 지 70년이 넘지만 명인의 무대는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인터뷰> 권 명화 / 대구무형문화재 9호 '살풀이춤' 보유자
“나이가 먹으면 힘들거든요. 누군가 같이 어울려야 되고, 같이 손뼉도 치고 즉흥적으로 그러한 부분을 내가 과연 오늘 이 자리에서 이 나이에 힘있게 여러분들과 같이 잘 어울리겠느냐 이런 것이 염려가돼요.”
(영상촬영: 이홍우 국민기자)
이 시대 마지막 예기 살풀이춤 보유자인 권명화 명인 다리에 힘이 남아있는 한 춤을 춘다는 열정으로 전통춤의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오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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