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TV 특보입니다.
잠시 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시상식이 스웨덴 스톡홀름 현지에서 진행됩니다.
스튜디오에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지선 기자, 지난 10월 수상자 발표 이후 두 달 만에 시상식이 거행되는 거죠.
박지선 기자>
네, 노벨상은 통상 10월 수상자를 발표하고,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열립니다.
앞서 한강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새 역사를 썼습니다.
아시아 여성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0년 평화상을 수상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24년 만입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는데요.
이어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임보라 앵커>
그렇다면 시상식 진행은 어떻게 되나요?
박지선 기자>
네, 시상식은 현재 진행 중인데요.
스웨덴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콘서트홀에서 열렸습니다.
콘서트홀에는 시상식 상징인 '블루 카펫'이 바닥에 깔렸고요.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이 입장해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연주되자 수상자들이 식장에 등장했습니다.
수상자들은 무대 뒤편 양쪽에서 함께 입장해 무대 정중앙에 놓인 알프레드 노벨 동상 앞을 지났는데요.
시상식에서 한강 작가가 어떤 의상을 입을지도 관심사였습니다.
평소 공식석상에선 검은색 계열의 정장 옷을 주로 입어왔는데요.
앞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 강연과 노벨상 콘서트 등에 참석할 때도 검은색 정장 또는 드레스 차림이었습니다.
시상식에선 보통 남성은 연미복, 여성은 이브닝드레스를 입어야 하는데, 자국 전통의상을 입는 것도 가능합니다.
수상자들 입장 후엔 노벨 재단 이사장의 짧은 연설이 있고 이후 본격적으로 시상이 시작됐습니다.
시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하는 평화상을 제외하고 다섯 부문에 대해 이뤄지는데요.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순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 부문 수상자 선정 기관의 대표가 짧은 연설 후 수상자를 호명하고, 이어 스웨덴 국왕이 직접 수상자에게 메달과 노벨상 증서를 건넵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100만 크로나, 우리 돈으로 약 14억3천만 원이 함께 수여됩니다.
올해 문학상 시상 연설은 스웨덴 한림원 종신 위원 18명 가운데 한 명으로 수상자 선정에 참여한 스웨덴 소설가 엘렌 맛손이 맡았습니다.
수상자들이 받는 노벨상 증서에는 삽화가 들어가는데요.
특히 문학상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증서는 가죽으로 된 양피지로 제작돼 특별함을 더합니다.
약 한 시간에 걸친 시상식이 끝나면 스톡홀름 시청으로 자리를 옮겨 연회를 갖습니다.
시청사 내 '블루홀'에서 열리는 연회는 국왕과 수상자들, 노벨 재단과 한림원 등 주요 인사와 언론 관계자까지 총 1천3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알프레드 노벨을 추모하는 국왕의 건배사로 연회가 시작되고 식사와 함께 사진 촬영과 음악 연주가 이어져 다섯 시간 넘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연회가 끝나면 수상자들의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갖고요.
이어 1천800만 개의 금 모자이크로 장식된 시청사 내 '골든홀'에서 열리는 무도회를 마지막으로 행사가 마무리됩니다.
임보라 앵커>
좀 더 의미를 살펴보죠.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아시아 여성으로선 처음이라, 아시아 전역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박지선 기자>
그렇습니다.
아시아 여성으로선 첫 수상이고요.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수상하는 건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입니다.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되겠습니다.
한강 작가는 앞서 연작 소설집 '채식주의자' 등으로, 세계적으로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여온 바 있는데요.
'채식주의자'로 2016년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습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데요.
이번에 노벨문학상까지 받으면서 명실상부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들게 된 겁니다.
임보라 앵커>
한강 작가가 지난 6일부터 스웨덴에서 본격적인 노벨 주간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도 소개해주시죠
박지선 기자>
노벨위원회는 매년 노벨상 시상식 전후로 스톡홀름에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는데요.
한강 작가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에는 노벨상 박물관에 애장품을 기증한 뒤 기자회견에 참석했으며, 7일엔 사실상 '수락 연설'로 볼 수 있는 강연을 했습니다.
공식 시상식 전에 열리지만 사실상 노벨상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볼 수 있는 일정인데요.
한강 작가는 이날 200여 명의 청중이 가득 찬 한림원 건물 2층에서 담담하면서도 조용한 목소리로 자신의 문학적 삶을 회고했습니다.
강연의 주제는 '빛과 실'이었는데요.
자신의 전반적인 작품세계를 돌아보며 개별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와 감정도 털어놨습니다.
작가는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질문 안에 살면서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집필 중인 작품과 앞으로의 계획도 한국어로 설명했습니다.
강연은 32분간 이어졌는데, 이후 스웨덴어와 영어로도 차례대로 낭독됐습니다.
8일엔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콘서트'를 감상했고요.
시상식 이후, 12일에는 작품을 낭독하는 행사에 참석합니다.
한강이 이룬 문학적 성취에 경의를 표하는 행사도 스톡홀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글을 낭독하는 문학의 밤 행사에선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한국어와 스웨덴어로 각각 낭독됐습니다.
임보라 앵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곳곳에서 작가의 책을 읽기 위한 '한강 열풍'도 국내, 외로 대단했는데요.
출판계에서 각종 신기록도 갈아치웠죠?
박지선 기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일주일간 온·오프라인 서점 매출이 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가 책은 수상 소식 이후 6일 만에 누적 기준 100만 부 넘게 팔렸고요.
출간이나 수상 이후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증가한 건 출판계에 유례가 없다고 합니다.
실제 품귀 현상을 넘어 재고가 완전 소진 상태에 이르기도 했는데요.
출판사들은 추가 인쇄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올해 출판계에선 이른바 한강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에선 최근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에 한강 작가의 초상화를 내걸기도 했는데요.
흰 머리를 염색하지 않고 부스스한 긴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낸 한강 초상화는 화가 박영근 씨가 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강 열풍은 대단했습니다.
이미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으로 출간 소식이 이어졌고, 영국의 한 대형서점에선 '한강 특별전'이 진행됐는데, 하루 만에 물량이 동났고요.
미국의 대형 체인 서점에서도 품귀현상을 빚었습니다.
임보라 앵커>
이번 수상 소식에 대해서 한강 작가 본인도 굉장히 놀랐다는 후문이 전해졌는데요.
수상 발표 당시 작가의 반응은 어땠는지도 궁금합니다.
박지선 기자>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 작가가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쳤을 때 수상 연락을 받았으며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수상 이후 노벨상 측과 전화 인터뷰에서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는 짧은 수상소감만 전했을 뿐 별다른 공식 행보를 보이지 않았는데요.
두문불출이 계속되자 아버지 한승원 씨가 기자회견을 열어 전쟁이 치열한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며 별도 기자회견은 하지 않겠다는 딸의 메시지를 대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한강 작가의 첫 외부 행사는 지난 10월 국내에서 열린 인문학 관련 한 시상식이었는데요.
이때도 거창한 연설 대신 향후 집필 활동에 대한 계획만 덤덤히 드러냈습니다.
임보라 앵커>
이미 너무 유명해졌지만, 한강 작가를 이번에 처음 듣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요.
아버지는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씨죠?
박지선 기자>
네, 한강 작가는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의 문인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부친은 '새터말 사람들' '동학제'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씨입니다.
한강 작가는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했고, 이듬해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습니다.
한강 작가는 죽음과 폭력 등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국내에서는 이미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고요.
국제적으로도 2016년 소설집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 2023년엔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임보라 앵커>
지금까지 취재기자와 함께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관련 소식 알아봤습니다.
박지선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지금까지 KTV 특보 전해드렸습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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