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채은 앵커>
동해 삼척지역에도 큰 상처를 남긴 산불, 감성 관광지로 유명한 '동해 등대마을'도 잿더미가 됐습니다.
3년 전 망상오토캠핑장이 산불 피해를 입은데 이어 이번에는 등대마을이 불에 타면서, 동해시의 관광산업에 타격이 우려됩니다.
현장에 이기태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이기태 국민기자>
(등대마을 / 강원도 동해시)
언덕 아래로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등대마을입니다.
산비탈에 옹기종기 들어섰던 집들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강풍을 타고 옮겨붙은 불길이 손쓸 틈 없이 번졌습니다.
인터뷰> 조영재 / 등대마을 주민
“말도 말아,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리네... 저기서 (불이) 번져오고 서풍이 불면서 바람이 한 초속 20m 이상 불었거든, 그러니까 저 산 앞 소나무가 마당에 막 쌓여 있었어, 소나무 이파리가, 그러니까 불똥이 얼마나 날라 왔겠냐, 말이야...우리 식구에게 미리 도망가라 해 두고 나는 물 뿌리며 적셔놓는데 수돗물이 딱 끊어져서...”
묵호진동 등대지구에서만 주택 26채가 모두 불에 탔습니다.
동해시 전체 주택 피해의 60%를 차지하는데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형체가 남아 있는 집도 검게 그을렸습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언덕마을이 폐허로 변한 겁니다.
산등성이를 타고 빠르게 번진 불길은 등대마을을 태우면서 주민들은 시름에 잠겼습니다.
동해 관광산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건물 피해만이 아닙니다.
바닷가까지 번진 산불로 해변의 경관이 화상을 입었습니다.
3년 전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망상오토캠핑장이 복구되면서 악몽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등대마을이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수련원 등에 임시 거주하고 있는 이재민들은 삶의 터전이 잿더미로 변하면서 어떻게 살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산불 피해 이재민
“그날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나와서 보니 불난 것밖에 안 보이던데요. 저도 한참 정신이 혼망해서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큰 피해를 낸 산불은 모두 진화됐지만 인명 피해가 없었던 건 적극 진화에 나선 마을 주민과 소방관에다 현장 자원봉사자 덕분입니다.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은 가족 같은 마음을 보태면서 이재민과 산불 진화대원들에게 용기를 줬습니다.
현장음>
"드시고 모자라면 또 오세요"
인터뷰> 김후남 / 사랑의 짜장면 자원봉사자
“짜장면을 맛있게 만들어서 드렸더니 진압대원들이 이렇게 맛있는 짜장면 (처음이라며) 너무 좋아했어요. 맛있게 드시고 곱빼기로 드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인터뷰> 정순복 / 동해시 의용소방대 부대장
“남성 대원들은 지금 산에 올라가서 잔불 작업도 하시고요. 너무 고생이 많으십니다. 소방관들과 지역 산불 끄는 업체에서 정말 어렵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밑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오면 따뜻한 물이라도 드리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산불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도 동해와 강릉에서는 주택 73채를 비롯해 건물 196동이 피해를 입었고, 산림 4,000ha가 피해를 입었는데요.
주택과 관광마을이 하루빨리 복구돼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민리포트 이기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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