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정 앵커>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에 큰 발자취를 남긴 거장들의 작품은 언제봐도 질리지 않는데요.
수집가의 열정으로 세워진 한 미술관에서 이중섭부터 김환기까지 그야말로 내로라 하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예술의 향기를 만끽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김담희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담희 국민기자>
(석파정 서울미술관 / 서울시 종로구)
미술관에 들어서자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 이중섭의 <황소>입니다.
국민화가로 불리는 이중섭이 1953년에 그렸는데요.
조선인의 강인한 민족성을 보여주는 황소를 통해 이중섭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습니다.
향토적인 소재로 표현한 독특한 작품에 관객들이 푹 빠집니다.
현장음>
"이중섭 선생님의 거침없는 붓터치가..."
인터뷰> 김종욱 / 서울시 서초구
“역시 이중섭 작가의 <황소> 작품은 가까이에서 보니까 더 힘 있고 역동적이며 감동적인...”
이중섭은 가족 그림을 자주 그렸는데요.
죽을 때까지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을 꿈꿨던 애틋한 가족 사랑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대표작 <아침의 메아리>.
이곳 미술관에서 처음 공개한 작품입니다.
은은한 푸른 색감이 동이 튼 직후 아침 하늘을 연상시키는데요.
1965년 김환기의 뉴욕 시절 대표적인 초기작으로, 새벽의 별빛과 아침의 소리가 공감각적으로 조화를 이룹니다.
현장음>
"또 보면 이렇게 수평선으로 점이 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거대한 화폭에 그려진 수만 개의 점.
김환기의 예술세계가 응축된 작품입니다.
인터뷰> 강은지 / 서울시 강동구
“여기 있는 이 작품(십만 개의 점)이나 저쪽에 있는 저 작품(아침의 메아리)을 보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 고향에 가고 싶다는 희망을 본 것 같습니다.”
작품의 동기가 됐던 김광섭의 시 <저녁에>를 배우의 내레이션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현장음>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인터뷰> 강은지 / 서울시 강동구
“여기에서 이렇게 소리도 나와 시도 낭송해 주고, 그래서 더 이해가 잘 되는 것 같고...”
서울미술관이 문을 연 지 1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특별한 전시, '두려움일까, 사랑일까'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인터뷰> 이시연 / 서울미술관 학예연구사
“주요 소장품 140점을 소개하고 있고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근현대 작가 31명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민의 화가' 박수근의 195, 60년대 작품도 선보였는데요.
우물가 등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소박한 주제를 자신만의 화법으로 캔버스 위에 그려냈습니다.
천경자의 1976년 작품인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코끼리 등에 엎드려 있는 여인을 통해 화가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슬픔을 투영했습니다.
현장음>
"굉장히 자서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고..."
인터뷰> 이광희 / 서울시 중구
“평소에 천경자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있어 직접 보니까 너무 좋았고요.”
미술 교과서 표지에도 실린 도상봉의 <정물>, 토속과 해학의 작가 최영림의 <봄동산>, 구성미가 돋보이는 문학진의 <소녀와 바이올린>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 전통 채색화를 현대적으로 변모시킨 박생광의 <범과 모란>, 호랑이띠 해를 맞아 그림 속 호랑이가 복의 기운을 전달합니다.
전시 작품마다 색다른 글을 덧붙여 시선을 끄는데요.
지난 40여 년간 작품을 수집해 미술관을 세운 안병관 회장의 수집에 얽힌 뒷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터뷰> 이시연 / 서울미술관 학예연구사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하면서 느꼈을 두려움과 사랑이라는 양가감정, 그리고 미술품을 수집하는 수집가의 마음에서도 이 두려움과 사랑의 감정을 만나볼 수 있고요.”
이번 전시는 시대의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예술인들의 고뇌와 열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한규민 / 경기도 용인시
“작가들이 사랑했던 것들을 엿볼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개관 10주년 기념전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 일정: ~ 9월 18일까지
▶ 장소: 석파정 서울미술관
많은 미술 애호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이번 전시, 오는 9월 18일까지 계속됩니다.
한국 근현대 미술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뜻깊은 전시.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예술의 향기에 한번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국민리포트 김담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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