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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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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명 : 휴먼토크 내 마음의 고백
작성자 : 심정곤(one**)
조회 : 1571
등록일 : 2009.05.30 01:29
"삶을 사랑하자"

고교 3학년 급훈이다.담임선생님이 만든 이 급훈은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였다."성실", "인화", "열심"이 급훈으로 쓰이던 당시로선 참 파격적이였다. 젊지만 머리가 벗겨진 선생님은 어울리지 않는 급훈때문에 학생들의 뒷담화의 대상이 되었고, 이 낭만적인 급훈은 장학사의 지적사항이 되였다.

이 급훈은 졸업후에 더 떠올랐다.대학을 두번이나 떨어졌을 때.첫사랑과 원치않은 이별을 했을 때.군대에서 척추를 크게 다쳤을 때.직장을 그만둘 때 마다.. 무엇에 홀린듯 "삶을 사랑하자!"를 되내였다.

내가 원치않은 곤경과 시련을 겪을 때 마다,이겨내기 힘든 일을 맞이할 때 마다 나는 성경구절 대신 이 말을 되내였다.

"삶을 사랑하자"를 되내도 첫사랑을 되찾거나 직장을 찾지는 못했다.내 의지를 벗어나 나를 규정한 모든 것을 난 이기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삶만은 정말 사랑해야 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자아의 발견이였고,사춘기부터 나를 지배했던 그 말은 (5공처럼) 나를 지배한 것이 아니며 다만 내 사고속으로 필요에 의해 끌어들을 뿐이다.

최근 책을 읽다 그 구절을 우연히 다시 발견했다. 책세상에서 나온 니체전집 중 도덕의 계보와 다른 것이 합본된 것이다. 오랜동안 가둬둔 책에서라니 가히 충격이었다.

5공시절 고등학교는 폐쇄적이고 답답한 곳이엿다. 선생들은 입시위주로 가르쳤고 모든 것은 성적위주로 줄을 섰다.그런 곳에 니체가 숨을 쉬고 있었다니 세삼 스승의 숨은 뜻을 헤아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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