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는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우리 선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5일 밝혔다.
특히 납치단체의 성격상 소말리아 과도정부의 영향력이 미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과도정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피랍된 선박은 동원수산 소속 ‘제628동원호’로 4일 오후 3시 40분께(우리 시각) 인도양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총기를 난사하며 접근한 무장괴환 8명에 의해 나포됐다.
이 선박에는 선장을 포함한 한국인 선원 8명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인 9명, 베트남인 5명, 중국인 3명 등 모두 25명이 승선 중이었다.
외교통상부는 사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유명환 제1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긴급대책본부와 함께 주케냐대사관에 현장지휘본부를 꾸리고 조속한 석방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원수산 측은 현지에서 납치범들과 협상을 추진 중이나 아직 이들 단체의 성격이나 납치 목적, 요구조건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과거 이 지역에서 발생한 해상 납치 사건 중 인명 피해 사례는 없었던 점으로 봐서 이번에도 금전을 목적으로 한 해적들의 납치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동원호는 소말리아 과도정부에 입어료를 내고 조업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국제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없다.
현재 동원호는 소말리아 동북부 오비아항 인근 작은 마을에 정박하고 있으며 선원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이준규 재외국민영사국장은 “5일 오전까지 선원들이 수 차례 동원수산 측에 전화를 걸어 모두 안전하다고 알렸고 라면을 끓여먹고 있다고 얘기한 점 등에 미뤄 험악한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선원들은 무장괴환들의 눈을 피해 몰래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3시 40분께는 인근 해역에 있는 제619동원호 선장이 피랍된 628호 선장과 통화를 해 다시 한 번 안전을 확인했다.
이 국장은 “지난해 세계에서 발생한 257건의 해적 행위 중 35건이 소말리아 인근 해역일 정도로 위험한 곳”이라며 “가급적 이 지역에서의 조업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소말리아 외무장관와 인근 국가인 케냐, 지부티, 에티오피아에 적극적 협조를 구하는 긴급 서한을 보냈다. 아울러 동원호에 같이 승선한 선원들 국가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정부와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편 소말리아는 1990년대 초부터 내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2004년 과도정부가 출범했으나 소말리아 전역에 대한 실효적 지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신 지역 군벌들이 세력을 행사하고 있어 치안이 대단히 불안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