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은 22일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되더라도 향후 2~3년간 경상수지의 흑자기조 유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고유가, 환율 등 대외여건 악화가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재경부 자체 분석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전망했다.
박 차관은 또 `1986~1989년 흑자시기에 비해 수출구조가 과거 경공업 위주에서 중화학과 정보기술(IT) 중심으로 전환됐고 수출대상국도 187개국에서 239개국으로 늘어나는 등 수출시장도 다변화된 점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부품·소재 산업 육성 고부가가치화 노력 필요
그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당시에는 국내총생산(GDP)의 5.5%였으나 1998년 이후에는 일본이나 네덜란드처럼 4%로 안정적`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흑자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정책적으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부품·소재산업 육성, 수출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서비스 수지 개선, 민간 저축확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북핵 6자회담 타결 영향과 관련,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의 토대가 마련됐다고 본다`며 `중장기 외국자본을 중심으로 국내외 자본의 주식시장 유입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핵문제 해결되면 북한경제 개발 다각적 지원
그는 `중장기적으로 북핵문제가 완전히 타결되고 북미간 수료 등이 이뤄지면 국제사회의 대북 투자와 경제지원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에 맞춰 북한 경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와 함께 경기지표와 관련, `9월 한달간 수출은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소비지표의 경우도 9월 1~17일 백화점의 경우 작년 동기보다 30.9% 증가하고 할인점도 59.9% 늘어나는 등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신용카드 사용액도 22.7%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자동차 판매는 기아차의 파업 등 영향으로 14.2% 감소해 8월 산업생산 증가세가 전월의 7.0%보다는 다소 둔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일자리 증가폭 상반기보다 확대될 것
고용사정과 관련해서는 `4개월 연속 40만명 이상 취업자 증가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 일자리 증가폭은 상반기(26만명)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차관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조정 문제에 대해 `금리는 물가, 부동산, 과잉유동성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할 문제`라며 `경기회복 기조가 정착됐다는 자신감이 있으면 금리를 올려도 된다는 정부의 기본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아울러 수도권 개별공장 증설 허용 여부와 관련, `수도권에 시급한 투자가 있는지 계속 파악하고 있다`며 `수도권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의 투자시기가 내년이나 2007년으로 예정돼 있어 준비기간이 필요한 만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전셋값 상승 국지적 현상…필요하면 대책 강구
그는 `이사철, 주택매수세 관망 등 여러 요인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일부지역의 중대형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지적 현상`이라고 말하고 `필요하다면 전셋값 상승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매물로 나온 주택을 임대사업자가 구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소주세율 인상은 국회에서 제시한 고도주 고세율, 저도주 저세율 원칙에 따라 결정했고 정부는 세출 예산에 맞춰 세입 예산을 편성했다`면서 `소주세율을 인상하지 않으려면 다른 세금을 조정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시기가 너무 늦었다`며 소주세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 환율변동 등 대외여건 악화가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최악의 사태를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향후 2~3년간은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경부는 우선 올해 4% 내외, 내년에 5% 성장률을 기록하고 경상수지는 각각 140억 달러 내외, 9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환율변동, 유가상승, 세계교역량 축소 등 세가지 변수를 각각 적용해 3가지 충격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10% 절상되는 것을 가정했을 경우 내년 GDP 성장률은 0.54%포인트와 경상수지는 20억9000만 달러, 2007년에는 각각 0.48%포인트, 17억3000만 달러가 축소되는 것으로 나왔다.
또 국제유가가 지금보다 10% 상승했을 경우에는 GDP성장률이 2006년 0.19%포인트, 2007년 0.10%포인트 떨어지고 경상수지는 각각 20억 달러, 17억7000만 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세계교역량 증가율이 1%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GDP 성장률은 2006, 2007년 각각 0.92%포인트, 0.16%포인트 하락하는 요인이 발생하고, 경상수지는 각각 7억9000만 달러, 2억7000만 달러가 축소된다는 분석이다.
재경부는 이같은 3가지 충격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경상수지에 원/달러 환율이 가장 큰 변수가 되는 것으로 나왔으며, 다음으로 국제유가, 세계교역 증가율 순이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그러나 이 3가지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하더라도 2006년의 경우 48억8000만 달러, 2007년 37억7000만 달러 규모의 경상수지가 축소되지만, 처음 전망과 비교해 여전히 중기적으로는 흑자기조는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