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27일 “최근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앞으로 양자간 FTA 협상이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이 활발하게 추진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보다도 발 빠르게 미국과 FTA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출입기자 대상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한미 FTA 협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는 동시에 국민적 공감대를 얻은 후 새로운 FTA 협상을 단계적으로 중단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한나라와 수준 높은 FTA를 체결하면 다른 FTA 추진시 추가적인 경쟁을 촉발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제대로 된 FTA를 성공적으로 체결하면 다른나라와 FTA를 체결한다고 해도 우리시장이 더 개방되는 효과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FTA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여러나라에서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최소의 추가 부담으로 다른시장에 대한 접근도를 높일 수 있는 만큼 제일 먼저 제대로 된 FTA를 체결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인정 문제와 관련해 박 차관은 “개성공단 인정문제는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정치.외교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사안”이라며 “협상테이블에서 이 문제를 계속 다루는 것은 물론, 이외의 다각적인 협의체를 통해서도 전방위적으로 미국을 설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유류세율 조정 문제와 관련, “국제 원유가가 오른 것에 비해 국내 유류제품 가격은 종량세 세율체계, 원화절상 등의 영향으로 굉장히 적게 올랐다”며 “유류세율 조정문제는 관계부처와의 협의해야 하는 등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유가 대기오염에 비치는 영향은 휘발유에 비해 훨씬 큰데 반해 가격은 싼 편”이라며 “지난 2003년 에너지세제개편 발표 당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비율을 국제가격 수준에 맞추는 대책을 마련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내년 7월에는 휘발유의 85%까지 경유세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차관은 2분기 GDP 속보치 발표와 관련해 “GDP 총량수치만 보기보다는 성장의 내용을 함께 파악해야 한다”며 “건설부문을 제외한 여타 지출항목은 지난해 2분기 이후의 경기회복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1분기 GDP 성장률이 6.1%, 2분기 5.3%로 이를 평균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하반기에 웬만큼 축소되지 않으면 연간 5% 달성이 가능하다”며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2분기 건설투자 부진과 관련, “민간부문의 경우 건설경기 순환주기상 위축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대책 등의 영향으로 투기수요가 줄어들면서 부동산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분기 건설투자의 하락은 공공부문 투자부진 등 일시적 요인에 주로 기인된 것으로 하반기로 가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공공부문의 경우에는 올해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성장세가 예상돼 재정을 상.하반기에 균등 집행한 결과 상반기 지출이 작년보다 줄었다”며 “특히 SOC 관련 공공사업비 지출은 올 상반기 중 10조 2000억원이 집행돼 작년 상반기의 12조7000억원에 비해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하반기 재정은 주요사업비 기준으로 86조 9000억이 계획돼 있고 SOC 관련 예산집행도 지난해 하반기(9조 1000억원)보다 2조원 수준 확대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