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5일 한미 FTA와 관련해 “미국은 가장 넓은 시장과 가장 좋은 시스템을 가진 나라”라며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장기적으로 러시아, 중국, 일본, ASEAN 등 주변 경제가 한국을 매개로 연계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부총리는 이날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국제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세계화 시대의 경제정책’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일부 생산자는 피해를 보겠지만 국민 전체로는 이익이 비용보다 크다”며 “피해가 우려되는 취약 부분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와 보완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 부총리는 또 “개방하지 않고 성공한 케이스보다 개방해서 성공한 케이스를 훨씬 많이 볼 수 있다”며 개방해서 성공한 나라들의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등소평 이후 실용주의 경제개방노선을 채택해 9% 대의 고도성장을 지속했다”며 `인도도 90년대 초까지 높은 무역장벽을 쌓고 수입대체정책을 채택하면서 저성장에 머물렀다가 씽 총리의 개방정책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정보산업국가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베트남도 ‘도이모이’라는 실용적 개혁·개방정책을 채택해 현재 동남아에서 주목받고 있는 국가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 부총리는 지난주에 참석한 G8 재무장관 회의를 언급하면서 “세계은행 총재가 개도국들이 본받아야 할 모델은 선진국이 아니라 바로 한국이라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한 부총리는 개방이 소득분배의 악화를 가져온다는 논쟁과 관련해 몇가지 연구들을 소개하며 ‘세계화=양극화’ 도식을 비판했다.
그는 “윌리엄 클라인이라는 학자가 1973~1993년까지의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한 결과, 소득분배 악화 원인은 교역보다 기술진보가 5배 이상 강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투자기업의 임금은 국내기업 임금의 1.5배라는 연구도 있다”며 “특히 저소득국가에서는 2배의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득재분배를 위해 교육·훈련 등을 통해 보다 나은 직업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