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메뉴바로가기

배너 닫기
비상진료에 따른 병·의원 이용안내 페이지로 바로가기 의대 증원 필요성과 의사 집단행동 관련 영상보기
본문

KTV 국민방송

비 오면 고립되는 마을?···권익위 조정으로 해결

우리동네 개선문

비 오면 고립되는 마을?···권익위 조정으로 해결

등록일 : 2021.05.02

◇박성욱 앵커>
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 비가 오거나 추운 겨울날이 되면 이용할 수 없어 불편을 겪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두 지역의 경계 지점에 있어서 해결이 더욱 더뎌졌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최영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 기자, 현장을 다녀왔죠.

◆최영은 기자>
네, 소개해주신 곳은 강원 원주시 부론면과 충북 충주시 소태면의 접경 지역에 있는 세월교라는 작은 교량입니다.
작은 다리지만, 시내에서부터 주민들이 살고있는 마을을 진입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도로입니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오거나 길이 얼어붙는 추운 날이 되면 이 교량을 이용할 수가 없어서 마을 주민들이 열흘간 오갈 수 없이 고립된 적도 있었다는데요.
사연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전봉길 / 충주시 소태면
“지난해 여름에 유독 장마가 심했고 겨울엔 눈도 많이 오고 그랬어요. 그래서 실제로 열흘이나 여기 들어오지 못하고...여름에 장마가 지면 고립이 되거든요. 유일하게 들어올 수 있는 길은 걸어서 오는 거예요, 산을 넘어서. (길은 잘 돼 있나요?) 아니요. 길 없어요. 올라가면 늪도 있고.. 길이 확보된 게 아니고 밑은 절벽이고 급하면 일단 나가야 하니까 (사용하는 거죠)”

◇박성욱 앵커>
그러니까, 정리해보면 비나 눈이 많이 오면 차를 타고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없어지고, 집에 오기 위해서는 제대로 길도 마련되어 있지도 않은 산길을 이용해야 한다는 거네요.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비가 오면 이용할 수 없는 건지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계속해서 화면 보시겠습니다.
보시는 곳은 강원 원주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세월교라는 다리입니다.
운계천이라는 하천이 흐르고 있는데요.
다리는 작지만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마을 주민들에게는 마을 밖, 그러니까 도심의 편의시설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목입니다.
비가 오면 이 하천 수면이 올라가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교량이 완전히 잠겨서 다닐 수가 없게 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전봉길 / 충주시 소태면
"작년 여름에는 유독 비가 많이 와서 이게 넘쳐서 넘치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니라서 열흘 간 사람이 왕래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됐죠."

◆최영은 기자>
실제로 지금은 장마철도 아닌데 이 교량으로 흐르는 유수량이 굉장히 많아 보였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시기가 되면 어느 정도로 흐를지 대략 짐작이 됐는데요.
제가 갔을 때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도 지난해 장마철에는 물이 넘쳐서 주변 옹벽 등이 훼손되는 등 다른 피해도 컸을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문제가 있는 곳인데요.
겨울에도 물이 흐른 상태에서 또는 눈이 많이 온 뒤로 한파가 들이닥치면 길이 얼어버리기 때문에 작은 다리 위에서 자칫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추운 겨울날에는 이곳을 또다시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거죠.
농사를 지어야 해서 이 마을 인근으로 오가시는 분들도 있고요.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은 사실 7가구 정도로 많은 인원은 아닙니다만, 이분들 역시 급하게 마을 밖으로 나가야할 일이 생겼을 때 고립이 되면 어쩌나 걱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박성욱 앵커>
그렇군요.
이 문제 해결이 지연됐던 이유가, 이 위치가 두 도시의 경계지점에 있기 때문이라고요.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충주 소태면 덕은리 분들입니다.
이 길도 덕은리와 이어진 길이고요.
그런데 비만 오면 물에 잠긴다는 이 교량은 원주시 소재의 세월교입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충주와 원주의 경계에 있는 곳이 되는 건데요.
주민들은 해결을 위해서 양 지자체에 민원을 냈지만 문제 해결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관할 지자체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전봉길 / 충주시 소태면
"원주에 민원을 내니까, 다리를 놓고 하는 게 예산이 너무 든다 하고, 제가 사는 곳은 소태면 충주니까, 그러면 충주에 민원을 넣어보라고 해서 충주시와 면에 연결(연락을)해 보니까 거기에서는 물론 충주지만 들어오는 입구나 그런 건 원주라서 원주에 문의를 해달라고.
그러다 보니까 (충주는)원주에 미루고 (원주는)충주에다 미루고 하니까..."

◆최영은 기자>
정리해보자면, 충주시 측에서는 지방하천과 지방도를 관할하는 강원도, 그리고 원주시가 이 세월교와 마을안길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요.
원주시 측은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 충주시기 때문에 충주시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건데요.
상황은 해결되지 않고, 이처럼 각 지자체 간 이견이 이어지는 채로 시간만 흐르자 주민들은 국민권익위원회를 찾았습니다.
집단 민원을 접수한 권익위원회는 곧바로 현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배중배 / 국민권익위원회 교통도로민원과 조사관
"(해당 장소는)강원도 원주시 부론면과 충북 충주시 소태면 사이의 경계 지점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민원인께서는 교통사고 위험을 해결해달라고 양측 지자체에 민원을 제출했지만 양측이 서로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미뤘습니다, 그래서 민원인과 담당자와 현장에 조사를 나갔습니다. 그 결과 이 민원을 해소해야겠다. (고 판단했습니다)"

◆최영은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는 충주시, 그리고 원주시의 입장을 정리하고 양측과 조정에 나섰습니다.
다행히 조정이 잘 이루어졌는데요.
지난 4월 22일에 열린 조정위원회에서는 권익위와 원주시, 충주시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태면 주민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뜻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배중배 / 국민권익위원회 교통도로민원과 조사관
"이 민원은 지자체 간에 갈등이 화합과 협력을 통해 잘 이루어진 적극행정의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충주시는 제방 도로와 교량을 개선하기로 하고 원주시는 마을 안길과 지방도와 연결된 배수로를 정비를 해서 경사도를 줄임으로써 교통사고 위험 줄이도록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박성욱 앵커>
네, 사실 지자체 간 접경 지역에서는 이번 사례와 같은 문제가 자주 발생하잖아요.
우리동네 개선문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기도 한데요.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이럴 때 국민 입장에서는 답답하실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 제도를 잘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이번 민원 사례에서도 보셨던 것처럼 국민권익위는 제3자의 입장에서 이해 당사자들이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소태면 마을 주민들처럼 행정기관과의 갈등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 조정 제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박성욱 앵커>
네, 이 마을의 세월교 보수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일단은 권익위의 조정이 잘 이뤄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조정 결과 대로 해당 지자체들이 각자의 역할을 다해서 올해 장마철이 오기 전에 이곳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됐으면 좋겠습니다.
최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