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은폐하는 반핵 의식화
반공교육이 한창이던 지난 70년대에 초중등 학교에 다닌 사람들은 반공과
관련된 표어나 포스터 그리기를 많이 했다. 포스터의 내용은 주로 시뻘겋
고 무서운 눈을 가진 뿔 달린 악마나 도깨비였다. 그런 과정을 반복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산주의자들이 정말로 뿔 달린 도깨비로 생각했다. 그
리고 그 때 그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공산주의 하면 아직도 뿔 달린 도깨
비를 연상하게 된다고 한다.
최근 원전수거물과 관련하여 반핵 환경단체에서 방사선에 대해 말하는 내
용을 보면 그 때의 반공교육이 떠오른다. 그들은 방사선을 살인광선이나 죽
음의 재로 묘사하면서 방사선에 조금만 노출돼도 치명적이라고 사람들에
게 공포심을 심어 주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반핵 환경단체의 왜곡된 주장으로 인해 원자력에 대해 잘 모를 수밖에 없
는 어린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갖게 될 원자력이나 방사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평생 머리 속에 남게 될 것이기에 참으로 안타깝고 두려운 일이 아
닐 수 없다.
원자력에 대한 상식이 조금만 있어도 방사선은 원자력시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가 사는 땅 속과 공기 중에는 많은 방사성물질이 있기 때문에 방사선
은 땅에서도 나오고 공기 중에도 있으며, 심지어는 음식물에서도 방사선이
나온다. 방사선의 측정단위인 밀리시버트(mSv)로 따지면 우리는 자연으로
부터 1년에 약 2.4밀리시버트라는 적지 않은 양의 방사선을 받으며 살아가
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나 원전수거물관리시설에서 나올 수 있는 0.01밀리시버트의
240배나 되는 양이다. 그래도 우리는 아무 이상 없이 잘 살고 있다. 소량의
방사선은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반핵도 좋고, 반원자력도 좋지만 진실이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사회운동
은 사회 전체에 커다란 문제점을 야기 시킬 수 있다. 환경단체의 말만 믿고
방사선을 뿔 달린 도깨비쯤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그건 개인적으로나 사회
적으로나 정말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