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자는 힘없는 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뛰어봤자 벼룩이지~"
혹시 이런 생각으로 침묵하고 계신 건 아닌가요?
저는 이번 시험에 응시했던 지원자의 한 사람으로서 실망의 차원을 넘어서
충격 그 자체의 절망감을 느낍니다.
아마 지원했던 분들 모두가 이런 심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두 이런 질문을 받은 듯 합니다. "기자는 어떤 사건에 대해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로 갈등을 하게 될 때 과연 무엇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취재를
해야하는가?"
각자 평소 생각대로 소신껏 성실히 답변했을테고, 저 또한 제 나름의 최선
의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각자의 답변을 뒤로 하고, 그 질문을 준비
하고 지원자들의 답변을 들으면서 과연 면접관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 지 무
척 궁금해집니다.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할 방송사가 이런 어처구니 없
는 방식으로 공공의 이익은 커녕 사익에 우선하는 안일한 방식을 택했는
지 알 수가 없군요.
더구나 그런 질문을 면접에서 준비하고도 어찌 그리 당당할 수 있었는 지
심히 불쾌하고 면접관의 사상과 자질이 의심스럽습니다.
더불어 시험에 응시했던 네 분의 현직기자분께 묻겠습니다.
분명 똑같은 질문에 각자 나름의 답변을 내놓으셨을 겁니다.
물론 경력기자 채용에, 당신들은 다른 지원자들보다 훨씬 기자다운(?)답변
과 실력으로 뽑히셨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들은 최소한의 기자의 양
심도 숨긴 채. 살아있는 가슴이 아닌 죽은 양심으로 언변에만 능한 그런 사
람은 아니었는 지 되새기시기 바랍니다.
분명 알고도 묵과하셨다면 당신들도 면접관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사람들
이니까요. 그리고 당신들의 이름에 '기자'라는 이름이 과연 어울리는 지 진
지하게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떨어졌으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은 버려주십시오. 아마 당신들도 그곳에
머무르기 이전에 이런 현실에 부딪치게 됐다면 절대로 침묵할 수 없었을테
니까요. 시간과 노력과 열정, 과연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겠습니까?
제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며, 당신들
의 이름으로 내보내는 기사에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 지 많은 시청자들이 지
켜볼 겁니다. 앞서 언급했던 말, 끝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네가 뛰어봤자 벼룩이지~" 이런 안일한 생각부터 전환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