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느 조그만한 초등학교에서 컴퓨터 특기적성을 담당하고 있는 강사입
니다. 교사도 아닌 강사말입니다.
토론을 지켜보면서, 기간제교사들의 고충과 어쩔 수 없이 당하고 있을 수밖
에 없는 비참한(?) 현실에 대하여 누구못지 않게 공감하여 동병상련의 마음
으로 글을 올립니다.
지난 해 봄부터 특기적성 강사를 시작했는데요,
하루 3시간의 수업을 담당하기로 하고 정식으로 서면계약을 했지만,
실제적으로는 종일근무할 것을 전제로 계약을 했습니다. 물론 서면에는 명
시하지 않고요. 실제적으로는 종일근무에, 비교적 장기근무를 하면서도 편
법적으로 계약을 하다보니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조차 가입되지 못합니
다. 저만 그렇게 하고 있는줄 알았습니다. 알아보니 다른 학교 컴퓨터 특기
적성강사들 대부분이 저와 비슷하더라구요.
아직 공부하고 있는 처지라 학교에서 종일 근무하기는 별로 어려움이 없지
만, 더나아가 이왕 하는거 즐겁게 하려고 애를 쓰면서도, 점심시간에 식사
하러 나가는 것조차 살금살금 몰래 빠져나가듯이 해야하는 현실앞에 자괴
감에 빠지곤 합니다.
더우기 기가찬 일은 이러한 행태를 관리 감독해야 할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이미 모든 것을 파악하고도 아무렇지도 않은듯(여론으로 공론화되지 않으
므로) 복지부동하는 자세입니다. 작년 이즈음에 특기적성강사의 부당한 대
우에 대하여 교육청에서의 설문조사가 학교행정을 통하여 실시를 하여 참
여를 했었는데, 그 내용을 보니 이미 모든 행태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
래서 다음 해에는 뭔가 실질적인 변화가 있겠거니 했지만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 예년
과 똑같은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가장 민주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할 교육현장에서 힘없는 사람들의 인권을
이렇게 비참히(?) 짓밟아서야 되겠습니까?
학교를 경영하시는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이러고도 학교를 민주적으로 경영하고 있다고 자부하실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