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업체, 내년 초 북한과 인터넷 개통-----------------------------------------------------------(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독일의 한 업체가 내년 2월 1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북한과의 인터넷망을 개통하고 이를 이용해 각종 사업을 할 예정이라고 27일 일간 타게스 슈피겔이 보도했다.이 신문에 따르면 은행원 출신의 무역업자인 얀 홀터만(49) 씨는 지난 1월 북한의 `조선콤퓨터센터(KCC)'와 인터넷 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그동안 70만유로를 들여 북한과의 인터넷통신망을 구축했다.홀터만 씨는 우선 이 인터넷망을 이용해 독일 등 유럽 기업으로부터 수주한 데이터 처리나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일을 북한 KCC 전문 기술자들에게 맡기고 다시 전송받아 납품하는 사업을 할 예정이다.그는 북한의 경우 인도 보다 더 값싸면서도 우수한 처리 능력을 갖고 있는데다 유럽과의 시차 덕분에 "유럽 시간으로 저녁에 급한 데이터 처리 일을 맡기면 다음날 아침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홀터만 씨가 독일에 설립한 `KCC 유럽 유한회사(KCCE)'는 이례적으로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관 건물 내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서버와 암호시스템 등이 군사적 전용 가능성으로 인해 대북 반출이 금지돼 있는데다 북한 측으로서도 인터넷 정보 유통을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다.현재 북한 대사관 내 3개의 방으로 구성된 KCCE 사무실에는 서버 1대와 모니터두 대를 비롯한 장비들이 설치돼 있으며, 평양에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통신을 위해 프록시서버만 구축해놓았다고 타게스 슈피겔은 전했다.또 외국인이 허가받지 않고 북한 인터넷망에 접근하거나 외부세계의 다양한 정보들이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화벽을 비롯해 쿠바나 중국의 인터넷망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각종 보안 장치가 설치돼 있다.현재로선 북한의 인터넷 접속 통제가 심해 사용자들이 많지 않아 이익이 크게나지 않을 것이지만 "이런 종류의 사업은 아시아적인 의미에서의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홀터만 씨는 말했다.홀터만 씨는 은행원 출신으로 동.서독 통일 이후 베를린으로 이주, 동독제 중고기계 등을 동구권이나 아시아에 수출하는 1인 기업의 사장으로 일해왔다.그는 지난 2000년 베를린 예술대학 등의 첼로 전공자들을 이끌고 북한에서 공연하는 사업을 떠맡게 된 것을 계기로 북한과 인연을 맺었다.당시 북한에 외부와의 인터넷 접속망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관련 사업을 모색해온 그는 1년여 전 부터 북한에 시장경제가 일부 도입되고 수준 급의 컴퓨터 처리기술을 가진 KCC와 선이 닿으면서 인터넷 사업을 본격 추진해왔다.그는 "내 능력을 벗어나는 일을 한 번도 북한에 약속한 적이 없다"면서 북한 당국자들과 오래 전 부터 긴밀히 접촉해오며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경쟁자인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