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책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지혜를 얻는 <책으로 여는 세상> 시간입니다.
네, 오늘도 북칼럼리스트 김성신씨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Q1. 오늘은 여름특집 그 세 번째 시간입니다.
역시 오늘도 기대가 되는데요.
오늘은 어떤 책 소개해 주실 건가요?
네, 휴가도 휴가지만,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됐습니다.
방학과 동시에 휴가 계획 세우고 휴가지로 떠나셨던 분들, 이제 돌아오면 아이들의 본격적인 방학생활이 시작될 텐데요.
특히 아이들의 책읽기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면서 책읽기를 아이들 방학계획 중 하나로 생각하고 계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 재밌는 게 좀 많습니까?
인터넷에 게임기에...
게다가 온갖 학원에 어른 보다 더 바쁜 아이들도 많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모는 제발 책 좀 읽어라 잔소리를 하게 되고, 좋은 의도로 시작해서 기분만 상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책 만큼 좋은 소통의 도구가 또 없습니다.
아이에게 꿈을 심어주고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을 준비해 봤습니다.
그 첫 번째 책은 현기영의 성장소설 <똥깅이>인데요.
먼저 화면으로 함께 만나보시겠습니다.
Q2. <지상에 숟가락 하나>의 청소년판이었군요.
<지상의 숟가락 하나>는 우리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을 담은 스테디셀러 중 한 권이잖아요.
4·3사건이나 6·25를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도 유명한데요.
아이들이 읽기에 너무 충격적이지 않을까요?
네, 아마 우리 시대 최고의 성장소설이라는 현기영이 <지상에 숟가락 하나>라는 작품은 읽으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우리 문학 스테디 셀러 중 하나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작품 속에서는 4·3사건과 6·25라는 현대사의 큰 사건들이 다뤄졌습니다.
특히 4·3사건 같은 경우에는 사실 청소년 시기의 여린 정서로 받아들이기에는 큰 충격이 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래서 <지상에 숟가락 하나>의 청소년판인 이 작품에서는 4·3사건과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이 들어가는 부분은 과감히 삭제되었습니다.
작가의 뜻이기도 했는데요.
특히 책 중간중간에는 익살맞고 해학에 넘치는 박재동 화백의 삽화가 더해져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Q3. 그렇군요.
<지상에 숟가락 하나> 물론 읽으신 분도 많겠지만, 다시 한 번 간단하게 책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시죠.
네, 책 제목인 똥깅이는 주인공의 별명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으로, 주인공 똥깅이가 어린 개구쟁이에서 사춘기 소년으로 자라날 때까지의 익살스러운 이야기들이 우리 현대사의 큰 사건인 4·3사건과 6·25전쟁, 그리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펼쳐지는데요.
시대를 막론하고 그 무렵 소년들 공통의 화제인 성적 호기심과 꿈, 그리고 아버지와의 갈등 등이 에피소드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보도내용을 보니까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는 한국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던데요.
부모세대에게는 잃어버린 꿈과 어린 시절 추억에, 그야말로 소설 속 이야기 같기만 한 우리의 과거와 주인공의 일화를 통해 세대를 가로지르는 청소년기의 고민과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아마 이 책을 함께 읽고나면 예전 우리 어린시절 할아버지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셨던 것처럼 두런두런 자녀들과 아빠 엄마의 어린시절을 자연스레 이야기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Q4. 그렇군요.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바빠서 늘 대화가 부족한데요.
이번 방학에는 책을 통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봐도 좋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라있기도 한 미국의 그레그 모텐슨이 쓴 <세잔의 차>라는 책입니다.
저자는 세상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K2 등정중에 조난을 당해 히말라야 코르페 사람들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그곳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학교를 지어주겠다고 약속을 하게 되는데요.
책에서는 히말라야 오지에 78곳의 학교를 세우게 된 계기와 과정을 상세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한 병원의 응급실 간호사였던 저자 그레그는 여동생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 등정에 오릅니다.
그러던 중 조난을 당하고 생사의 기로에서 히말라야 발치의 작은 마을인 코르페 사람들에 의해 구조되어 건강을 회복하게 되는데요.
그 보답으로 마을사람들에게 한가지 소원을 묻자 그 마을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당신들의 불안한 영혼이 부럽지 않습니다. 어쩌면 당신들보다는 우리가 행복할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다녔으면 합니다. 당신들이 가진 것 중에 우리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 가장 바라는 것이 배움입니다.”라고요.
그래서 그는 결국 그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기로 약속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유명인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의 어머니가 교장으로 있는 학교에서 강연을 하고 평화를 위한 동전 모으기 재단까지 만들어 지금까지 그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잔의 차>는 만나면 용건부터 말하는 미국식 화법이 아니라 차를 함께 여러 번 돌려 마시는 발티족의 대화법을 인용한 단어로 관계 맺는 것의 중요성을 나타내며 감동을 줍니다.
학교 짓는 일이 지연돼 조바심을 내는 저자에게 코르페의 촌장이 해 준 이 말에서 비롯됐습니다.
“자네가 발티 족과 처음으로 차를 마신다면 자네는 이방인이네. 두 번째로 차를 마신다면 자네는 환대받는 손님이 된 거지. 세 번째로 차를 함께 마시면, 가족이 된 것이네. 그러면 우리는 자네를 위해 무슨 일이든, 죽음도 무릅쓰고 할 거라네.”
또 책 마지막에는 그레그와 뜻을 함께 하고, ‘평화를 위한 동전 모으기’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의 딸, 아미라가 생각하는 평화운동에 대한 글과 그녀가 실제로 평화운동에 참여해 활동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실고 있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Q5. 네, 이 책도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최근엔 책읽기도 교육의 하나로 여기고 가르치는 분들이 계시다고 하던데요.
마지막으로 아이와 함께 즐겁게 책을 읽는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네, 정말 교육의 하나로, 하나의 과목처럼 취급돼서 책읽기마저 학원에서, 혹은 과외교육으로 이뤄지는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아이들,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시기잖아요.
모든 교육이 그렇겠지만 책읽기야말로 몸에 배어서 습관이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특히 습관은 말로 되는 게 아니죠.
행동으로 직접, 그리고 자주 익혀야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아이의 삶의 모델이 되는 부모들의 역할입니다.
우리도 왜 “난 우리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해도 결국은 부모님를 그대로 빼닮게 되는 경험 해 보지 않았습니까?
또 그 자체가 즐겁고 의미있지 않다면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도, 또 책읽기가 중요하고 그 즐거움이 크다는 사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
부모가 몸소 책읽는 모습을 보이고, 꼭 어렵고 교육적인 말이 아니더라도 읽고 있는 책 얘기나 함께 읽은 책에 대한 짤막한 대화를 통해서도 책읽는 즐거움과 가족간 대화와 소통의 장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올여름에는 책을 통해서 자녀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즐겁고 색다른 추억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네, 오늘도 유익한 책 정보 주신 김성신씨,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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