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생활과 문화를 심리로 읽어보는 <문화읽기>시간입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를 해주실 이철우 박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Q1> 이 시간을 함께하면서 단순한 것 같은 행동 하나에도 그렇게 여러 가지 심리의 법칙이 작용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되는데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 건가요, 박사님?
A1> 휴가를 맞아 산으로 강으로, 혹은 멀리 해외에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좋은 추억도 물론 그렇지만, 타지에서 겪은 안 좋은 경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면 사소한 한 가지 일로 싸잡아 “역시 그 나라 사람은...”, “그 지역 사람은...”하면서 잘못된 감정을 가지게 되는데요.
이게 다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 그 외의 사람을 나누려는 경향 때문에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생활 속에서 작게든 크게든 파벌을 만드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Q2> 정말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이른바 그룹, 파벌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회사나 단체는 물론이고 아이들이 모이는 놀이터에서 조차 그런경우가 생기는데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파벌이나 그룹을 만들게 되는 걸까요?
A2> 가장 단순한 요인부터 살펴보면, 일단 인간은 혼자 있으면 고독하다는 것에 불안을 느끼거나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바른 것인지 아닌지 모르게 됩니다.
어떻게 해도 자신을 가질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안심할 수 없는 것이지요.
때문에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고 모이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일단 모이면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을 원하게 되죠.
그런 감정에서 소집단이 생기고 밖으로는 파벌이라는 세력을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Q3> 단순한 감정적인 이유에서부터 같은 종교나 관심, 지역에 의한 기준까지 파벌이나 그룹, 그 종류도 정말 다양한데요.
그룹이나 파벌, 그것이 갖는 특징도 있다면서요?
A3>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정말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합니다.
우리 편과 나쁜 편이라든지, 흑과 백, 남과 여, 한국인과 일본인, 불교 신자와 기독교 신자, 살찐 사람과 마른 사람 등등 그 기준도 다양하죠.
이런 식으로 분류하는 기준을 사회심리학에서는 “카테고리”라고 부르는데요.
각 카테고리에는 고정된 이미지를 갖게 됩니다.
특히 사회심리학의 몇몇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이처럼 카테고리화 하는 과정 자체에 몇 가지 오류가 있다는 것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사람들은 흔히 사회적인 카테고리를 형성하면서 카테고리간의 차이는 되도록 크게 느끼고, 카테고리안의 차이는 되도록 적게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카테고리안의 대비와 동화라고도 하는데요.
이 밖에도 사회적인 카테고리를 형성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쪽의 장점은 높게 평가하고 남의 단점은 크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속하지 않은 집단 구성원은 뭉뚱그려 모두 똑같다고 단정해 버리기도 합니다.
지역감정 같은 경우에도, 자기가 사는 지역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는 반면 다른 지역 사람들은 하나같이 못되고 나쁘다는 식의 생각이죠.
결국 이런 잘못된 사회적 카테고리화, 파벌형성은 지나치면 지역감정 등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Q4> 그런데 우리 주변의 파벌이나 그룹을 보면, 물론 감정적인 이유나, 선입견 같은 사회적 관념에서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한 개인이나 그룹의 권한에 의해 형성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요.
힘이 있는 쪽으로 모인다고 해야 하나요?
이런 경우는 어떻습니까?
A4> 네, 맞습니다.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과 파벌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나 정당 등에서는 자신을 인정해주거나 유리한 조건을 선점할 힘을 가진 사람, 즉, 권한을 가진 선배나 상사를 중심으로 파벌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 칭찬받는 것으로 그 사람과 마음이 통해 연대감을 얻고 마음이 편하게 됩니다.
특히 그런 감정은 상사나 선배에게 늘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를 생기게 하는데요.
이런 관계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 파벌이 형성되게 됩니다.
또 이렇게 형성된 파벌은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의지해 그 사람의 비호를 얻으려는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권한을 가진 사람은 자기에게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을 보고 더 마음이 든든해지고, 그 권한에 속한 사람은 비호를 받아 행동하게 되는 결국은 상사는 자신감을 갖고, 부하에게는 편의를 도모해주는 상호 이익 관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런 파벌의 특징은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과 같은 생각을 갖고 행동하는 것으로 마치 자신이 행동의 권한이 있는 사람인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위세를 업고 행동하게 되고요.
또 이런 경우는 해당 파벌 입장에 불이익이 되는 의견은 배제하고 압력을 가해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결국 개혁이 일어나기 힘들고 외부의 압력에 배타적이 되기 때문에 집단으로서는 결속이 강해질지 모르지만 꼭 좋은 현상이라고만은 할 수 없겠죠.
Q5> 자연만 보더라도 곤충이나 동물들, 무리를 이루고 살아갑니다.
하물며 인간이 파벌이나 그룹을 전혀 만들지 않고 지낼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파벌이나 그룹의 악영향을 줄이고 잘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 여러 사람과 어울려 살면서 파벌이나 그룹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 겁니다.
다만 극단적인 지역감정이나 정파싸움 같이 극한 상황으로 비약되지 않으려면 카테고리화의 오류였던 점들을 기억하며 조정해 갈 필요가 있겠죠.
작은 일 하나로 확대해석하거나, 한 사람의 일을 전체의 일로 규정해버린다거나 하는 일은 좋지 않고, 나와 다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나도 그럴 수 있다는 점을 늘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네, 흔히 언어생활에서도 다른 것과 틀린 것을 혼용해서 잘못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이 될 수는 없을 텐데요.
나와 남의 다름을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마음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 들려주신 이철우 박사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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