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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김완진 감독 '단장의 능선' [날아라 독립영화]

정보와이드 모닝

김완진 감독 '단장의 능선' [날아라 독립영화]

등록일 : 2009.08.12

다양한 영화와의 만남, 독립영화를 만나볼 순서입니다.

여름특집 마지막 시간인데요.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지난 3주간 여름휴가철에 볼만한 특별한 영화들을 소개해주셨는데요.

오늘은 어떤 영화인가요?

A1> 휴가 동안 일상에서 방전되어버린 몸을 재충전 하는 시간을 가지셨다면. 오늘 보실 영화는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영화입니다.

김완진 감독의 ‘단장의 능선’이라는 애니메이션 작품 인데요.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가운데 드물게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단 몇 초 사이에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전쟁터를 처절할 만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관객도 그 생사의 갈림길을 간접 경험하게 하는데요.

그동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1초 만에 (억하고)쓰러져 화면 밖으로 사라진 엑스트라 병사의 죽음까지 사실은 얼마나 숭고하고 안타까운 것이었나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또 하나 특징이라면 단편 애니메이션 치고는 꽤 긴, 3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동안 단 한 마디의 대사도 등장하지 않는 것인데요.

작품을 보시면 ‘말이 필요 없다’는 의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영화 하이라이트도 원작 그대로, 내레이션 없이 준비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정서를 한 번 느껴보시는 게 더 좋은 감상이 될 것 같습니다.

네, 그럼 김완진 감독의 영화 ‘단장의 능선’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6.25 한국전쟁이 있었던지 아직 6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전쟁을 몸소 겪어내셨던 우리 윗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전쟁에 대해 무지한 면이 없지 않은데요.

Q2> 이 작품은 전쟁을 체험한 세대나 그렇지 않은 세대나. 모두 공감하게 할 것 같습니다.

A2>감독이 이 작품을 두고, 요즘 현대인들은 전쟁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우리 유전자에는 바로 윗세대가 겪은 전쟁에 대한 정보들이 조금씩은 새겨져 있기 때문에 공감을 하는 거라는 말을 했는데요.

사실 이 영화는 한국전쟁에 관해 세밀히 짚어가는 영화라기보다는, 많은 전쟁영화의 테마인 휴머니즘, 그리고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더욱 절실하고 선명하게 부각되는 주제인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죽음을 앞둔 사람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보게 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주인공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문턱에서 고향의 이미지를 보게 되죠.

죽음을 앞두고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간, 그리고 가장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는 주인공을 통해 죽음의 비극성과 삶의 아름다움을 더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영화를 만든 김완진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겠습니다.

젊은 감독님이 전쟁에 대해서 이렇게 밀도 있는 묘사를 하셨다는 게 놀랍네요.

Q3> 제목이 실제 한국전쟁의 격전지여서 더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A3>네, ‘단장의 능선’은 강원 양구와 인제의 중간 지점에 있는 6·25 전쟁의 격전지죠.

이 애니메이션은 실제 전쟁의 현장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지명은 구체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인간성과 관용이 발붙일 여지없이,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는 전쟁터를 의미 하는데요.

전쟁이 가진 야만성을 고발하는 장소로서의 폭넓은 의미만 담고 있다고 보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Q4> 어둡고 처참한 전쟁터와 환하고 아름다운 고향의 풍경이 대조되어서, 더 비극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은데요.

A4>영화 도입부부터 그렇죠. 첫 장면은 숲속에 햇살이 평화롭게 스며드는, 평온한 풍경에서 시작하는 데요.

이내 광폭한 총격소리와 함께 실루엣으로 보이는 전쟁의 참상은 앞의 평화와 극명하게 대조되기에, 더욱 잔혹함과 야만성이 부각됩니다.

살기위해 몸부림을 치는 병사의 옆에 이미 싸늘하게 식어있는 전사자를 나란히 놓은 장면에서도, 삶과 죽음을 대조시키는 영화의 메시지가 돋보이고요.

이렇게 빛과 어둠, 소리와 침묵, 산자와 죽은 자, 움직임과 부동성의 대조는, 결국 삶과 경계에 놓인 주인공이 대면한 현실과 기억의 충돌, 그 경계로 나아갑니다.

그것은 삶과 죽음, 생과 사라는 상극의 상황이 위태롭게 경계를 긋고 있는 이 영화의 극단적 상황, 주제와도 잘 부합한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이렇게 움직임과 정지, 소리와 침묵, 현재와 과거 등 상반된 요소들을 서로 병치하고 충돌시킬 때 영화라는 동영상을 통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정서적 효과 역시 배가됩니다.

대조적인 영상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요.

처참한 전쟁의 한 복판인데도,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평화로운 숲이나. 병사의 환상 속에 보이는 느티나무는 정말 아름답게 그려지거든요.

Q5>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나무들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A5>영화에는 전쟁으로 무참하게 파괴되는 숲의 나무들과 주인공 병사가 환상 속에 보는 느티나무가 등장하는데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감독님께 직접 들어봤는데요. 화면 함께 보시죠.

Q6> 많은 독립영화가 그렇지만 특히 애니메이션 작품은 더 그런 것 같은데요.

이 작품 역시, 감독님께서 혼자 오랫동안 작업 하셨다고 하던데요.

A6>서울애니메이션센터로부터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지원을 받기는 했지만, 2007년 가을부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몇 컷을 제외하고 혼자 그려내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그리고 전투장면의 생생함을 살리기 위해 부분적으로 사람이 연기하는 것을 실사 촬영한 뒤에 애니메이션으로 전환하는 ‘로토스코핑’이라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했는데요.

이 때문에 카메라를 세워놓고 혼자 연기와 촬영을 하기도 했다고 해요.

거기에 영화에서 대사를 대신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음악까지 도맡아 작업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감독님께 직접 들어보도록 하죠.

Q7> 영상과 함께 악상까지 떠오른다는 감독님 말씀이 놀라운데요. 정말 재주가 많으신 것 같아요.

A7>김완진 감독은 정지영상인 미술로 단련된 감독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애니메이션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보아온 한국 애니메이션 가운데서도 유독 아름답고 정서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데요.

때로 정지된 듯한 인물의 클로즈업, 그리고 느린 커팅 속에서. 관객은 멈춰선 듯한 느낌 속에 한 장면을 오래 바라보게 됩니다.

영화가 이렇게 진중한 호흡을 견디기 위해서는 한 장면 장면이 충분히 설득력 있고 감동적이어야 하겠죠. 매 프레임의 예술적 완결성이 높아야하는 것인데요. 여기서 오랫동안 회화를 해왔던 감독의 미술적 재능이 돋보입니다.

네, 오늘 감동적인 영화 ‘단장의 능선’을 만나봤습니다.

함께 말씀 나눠주신 맹수진 선생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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