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2차상봉행사가 어제 금강산에서 시작돼 이산가족 297명이 60년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꿈에서만 그려온 가족들을 만나자 금강산은 또다시 눈물이 바다를 이뤘습니다.
남측 최고령자인 97살 김부랑 할머니가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체 상봉장에 도착했습니다.
60년간 재혼을 하지 않은 채 시부모님을 모시고 1남2녀를 키우며 북쪽의 남편을 그리워해왔지만 결국 남편을 만나지 못해 안타까움은 더 컸습니다.
김 할머니는 남편 고 권영동씨가 북에서 재혼해 낳은 딸 권오령씨를 만나자 남편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 손을 잡은 채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남측의 서익환(72)씨는 북측이 사망했다고 통보해 온 국군포로 출신의 형 서필환씨의 장남 백룡(55)씨 등 아들 3형제를 만났습니다.
익환씨는 형님이 지난해 4월 남측 가족과 부모님을 그리워하다 사망했다는 말을 조카들로부터 전해 듣고 애통함을 쏟아냈습니다.
서익환(72세) / 남측
“아이고 1년 전에만 만났어도 형님을 생전에 뵐 수 있었을 텐데...”
익환씨는 지난 2007년 형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하려했지만 2008년에는 상봉행사가 없었고 지난해 상봉신청을 했지만 형은 이미 사망한 뒤였습니다.
북측의 조카 백룡씨는 가족사진과 아버지가 생전에 받은 각종 훈장을 펼쳐보이며 생전소식을 전했습니다.
후두암에 걸려 말을 하지 못하는 김윤혁 할아버지는 일사후퇴때 헤어진 북측 동생을 만나 말 대신 글로 대화를 나누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테이블별로 2시간 동안 육친의 정을 나눈 이산가족들은 저녁 7시부터는 북측이 마련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은 상봉행사 이틀째인 4일에는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단체상봉을 이어갑니다.
KTV 김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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