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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문학소녀 같아요"···시 낭송 즐기는 노인들

국민리포트 금요일 11시 40분

"문학소녀 같아요"···시 낭송 즐기는 노인들

등록일 : 2019.07.30

박민희 앵커>
매주 하루 아름다운 시가 울려 퍼지는 농촌마을이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실 텐데요.
전남의 한 마을 어르신들이 매주 하루, 마음에 와닿는 시를 배우고 정자나무 아래서 시 낭송도 한다고 합니다.
시에 푹 빠지신 어르신들의 색다른 모습, 김남순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남순 국민기자>
전남 함평군의 한 농촌마을.
들판에서는 벼가 무럭무럭 자라고 수백 년 된 마을 보호수가 눈길을 끄는데요.
오늘은 마을회관에서 특별한 수업이 있는 날.

현장음>
“어머니는 바다가 되었다.”

현장음>
“잘 하셨어요.”

마을 어르신들이 시 낭송을 배우고 있는데요.
가르치는 선생님은 동화 작가로 이 마을에 귀촌한 최현순 씨, 작은 봉사의 뜻으로 시작한 지 1년 남짓 됩니다.

현장음>
“슬픈 내용이면 슬픈 표정으로 기쁜 내용이면 기쁜 표정으로..”

마을 어르신들이 다 함께 시 낭송을 해봅니다.

현장음>
“아름다운 것을 꽃이라 합니다. 향기로운 것을 꽃이라 합니다.”

매주 한차례 두 시간씩 시 낭송을 배우는 어르신은 20여 명, 주로 80대 고령층인데도 불구하고 시를 외워서 낭송하고,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며 즐거워합니다.

인터뷰> 장옥순 / 전남 함평군
“시가 무엇인지도 몰랐는데 이렇게 하고 보니까 재미있습니다.”

실내 수업이 끝나고 이제 야외로 자리를 옮깁니다.

현장음>
-정자나무 밑으로 갑시다.
-좋다~

시원한 정자에 모여 시 낭송 수업을 이어갑니다.

현장음>
“콩 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 또르르 굴러간다.”

선생님은 좀 더 감칠맛 나게 낭송할 것을 주문합니다.

현장음>
“어, 어, 콩 너는 죽었다.”

어르신들이 인생에 대한 의미 있는 시를 읊어보기도 합니다.

현장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현장음>
“사는 일이 너무 바빠 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네. 젊음이 지난 후에야 젊음인 줄 알았네.”

인터뷰> 정정님 / 전남 함평군
“시를 외우면 마음이 청춘으로 되돌아온 것 같아요. 기분이 너무 좋고 그러더라고요.”

농사일을 마친 한 할아버지가 정자에 들러 아내 옆에서 즉석 시를 읊어봅니다.

현장음>
“내 앞에 있는 당신이 바로 꽃이로군요.”

마을에서 농활 발대식 등 행사가 있을 때는 시 낭송 솜씨를 자랑해 보이기도 합니다.

현장음>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뒤늦게 문학소녀가 된 어르신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 나게 합니다.

인터뷰> 김수자 / 전남 함평군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시가 된다는 게 실감 나고..”

인터뷰> 조윤순 / 시 낭송 지도 동화작가
“나 스스로 자존감을 갖는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 할머니들이 새롭게 시를 만나서 느끼시는 걸 보니 그게 제일 보람이죠..”

현장음>
“당신과 한 몸 되어 살아가는 이 행복. 진정 아름답다 하렵니다.”

어르신들이 낭송하는 아름다운 시가 마을에 잔잔히 울려 퍼지는데요.
시 낭송을 즐기며 한여름 더위도 잊어버리는 모습에서 이곳 마을이 마냥 행복하고 평안해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김남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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