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내가 사는 마을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의 유서 깊은 문화유산과 숨어있는 명소를 둘러보는 '마을 여행' 체험이 마련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대전에서 진행된 '마을 여행' 현장을, 박혜란 국민기자가 따라가 봤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장소: 대전시 중구 돌다리로)
대전 보문산 기슭인 언덕길을 오르는 사람들, 마을 여행 체험단 참가자들입니다.
느티나무가 둘러싼 이곳은 봉황이 둥지를 튼 누각이라는 뜻의 '봉소루',
(장소: 봉소루 / 대전시 중구)
조선 인조 때 유학자인 남분붕 선생이 후학 양성을 위해 세웠습니다.
현장음> 이명숙 / 마을해설사
"봉소루는 봉황 할 때 '봉', 봉황새가 '소루' 깃들어서 살고 있다 이런 뜻... 유생들을 가르치던 학당이에요"
남분붕 선생의 10대 후손이 훈장으로 변신해 <사자소학>을 가르치는 시간,
현장음> 남상온 / 남분붕 10대손
"'사자(四字)'란 네 글자라는 뜻이고, '소학(小學)'은 어린이가 배우는 기초적인 학문이나 예절을 뜻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박상민 / 석교동 마을 여행 참가자
"선비 체험해 보니까 부모님들이 얼마나 자식들 키울 때 고생하셨는지 새삼 다시 한번 느끼게 됐고요."
이번에는 도포를 입고 갓을 써보는 선비복 체험, 논과 밭만 있던 그 옛날, 주변의 풍광을 '봉소루 10경'이라고 했는데요.
이를 표현한 누각 기둥에 걸린 주련을 비롯해 유서 깊은 옛 흔적도 둘러봅니다.
현장음> 남상온 / 남분붕 10대손
"'진사바위'라고 하는데 옛날에 진사 시험을 합격하기 위해서 선비들이 바위에 앉아서 시를 짓고..."
인터뷰> 박옥순 / 석교동 마을여행 참가자
"너무 멋지다... 석교동에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곳이 있는 것을 몰랐습니다."
(장소: 제일아파트 (1971년 건립) / 대전시 중구)
발길을 옮긴 곳은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현장음> 신선영 / 마을해설사
"(서울) 와우아파트가 생긴 지 6개월도 안 돼서 와장창하고 무너지는 사건이 있어요, 대전시에서는 어떻겠어요, 큰일 났다, 우리 아파트는 정말 튼튼하게 지어야 되고..."
1971년에 세워진 4층 규모의 이곳에 아직도 40여 가구가 살고 있다는 사실에 참가자들은 놀랍다는 표정입니다.
현장음> 이육례 / 석교동 마을 여행 참가자
"이 아파트가 50년 됐네, 한번 가 보자!"
가까운 골목에는 대전시가 40여 년 전에 지은 시영주택이 남아 있습니다.
현장음> 신선영 / 마을해설사
"돗자리 하나 들고 여기다 깔면 옆집 어머니가 옥수수 하나 들고 나오고, 아침에 여기가 수다 골목, 이야기 골목입니다."
인터뷰> 최화자 / 대전시 중구
"모여서 여기에 뭐 가지고 오고, 저기서 가지고 와서 먹고 그렇게 놀아요."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석교동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돌다리, 길이 2m가량에, 너비가 1m 20cm 정도 되는 큰 돌인데요.
그 옛날 남분붕 선생의 꿈과 얽힌 이야기가 전설처럼 남아 있습니다.
현장음> 신선영 / 석교동 마을해설사
"팔뚝만 한 잉어가 잡혔대요, 그런데 어떻게 했냐면 그 잉어를... 원래도 이 잉어가 아니어도 다시 물에 놓아주셔서 이분이 그날 밤 꿈에 잉어가 나타났답니다, 잉어가 선비님..."
물로 다시 돌려보낸 보답인지 꿈속의 잉어가 알려준 곳으로 가보니 이 큰 돌을 발견해 돌다리로 썼다는데요.
홍수 때마다 빗물이 넘쳐 도랑을 건너지 못했던 주민들의 애로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마을 한편에 보존된 돌다리에 영험한 기운이 서려 있다는 해설사 설명에 참가자가 소원을 빌어봅니다.
인터뷰> 유미자 / 석교동 마을 여행 참가자
"우리 딸이 아직 딸밖에 안 낳아서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빌었어요. 그래서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이순희 / 석교동 마을 여행 참가자
"문화적인 게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이렇게 정겨운 동네라는 것도 새삼스럽게 느꼈고..."
이번 '마을 여행'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이 추진한 것입니다.
인터뷰> 남상온 / 돌다리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대표
"봉소루가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마을 여행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현장음>
"마을 여행 파이팅!"
(촬영: 김상구 국민기자)
박혜란 국민기자
"지역의 유서 깊은 문화유산과 과거 생활 흔적을 활용한 마을 여행, 옛것의 소중한 가치에 새롭게 눈을 뜨게 하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좋은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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