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림 앵커>
6.25 한국전쟁 당시 뉴질랜드는 3천7백여 명이 참전했는데요.
가평전투를 승리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뉴질랜드 남섬 더니든 한인들이 한국전 참전용사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보은 행사를 26년째 이어오고 있는데요.
이준섭 글로벌 국민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이준섭 국민기자>
오클랜드에서 비행기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뉴질랜드 남섬의 더니든.
(뉴질랜드 더니든)
한 참전용사 집에 우리 교민들이 방문했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 보은 행사를 앞두고 피터 코넬 씨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장음>
"피터 씨,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당신은 한국 방송에 나올 겁니다"
89세의 코넬 씨는 1954년 휴전 임무 수행을 위해 포병대 포수 겸 운전 교관으로 한국에 파병됐습니다.
7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어제 일처럼 그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현장음> 피터 코넬 / 뉴질랜드 참전용사
"이것은 결혼식 사진입니다 1954년이에요. 결혼식이 끝나고 7일 뒤에 한국에 갔습니다.
당시 서울은 그야말로 잿더미였어요. (한국 파병 지원을)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훌륭한 경험이었어요"
인터뷰> 김의자 / 참전용사를 사랑하는 모임
“우리가 모시는 분(참전용사)이 현재 네 분 남아있어요. 우리나라를 위해 싸워준 고마운 분들이고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분들이에요.”
(모스길 재향군인회관)
더니든 외곽의 재향군인회관입니다.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30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와 가족들입니다.
현장음>
"해가 질 때도 다음 날 아침에도 우리는 그들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기억합니다"
더니든 한인들이 처음 참전용사를 위한 보은 행사를 연 것은 1995년.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26년 동안 전해 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켄 라이트 / 뉴질랜드 참전용사
“한인들은 만날 때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습니다. 그 말에 저희가 감사함을 느낍니다. (과거에) 한국전쟁에 참전할 기회가 주어졌던 것이 기쁩니다.”
뉴질랜드에는 지역별로 11개의 한인회가 있지만 더니든 한인회의 참전용사 행사가 가장 오래됐습니다.
인터뷰> 박홍식 / 초대 더니든 한인회장
“1995년도에 더니든 한인회를 창립했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 (참전용사가) 쉰한 분이었는데 지금은 다 돌아가시고 네 분밖에 안 남았습니다. 오늘날 한국이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는데 이들처럼 모르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와서 생명을 걸고 노력해 준 대가가 없었다면... 그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마오리 전통민요 / 포카레카레 아나 (Pokarekare Ana))
마오리 전통민요 '포카레카레 아나'를 번안한 '연가'가 연주되자 분위기가 숙연해졌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뉴질랜드 군인들이 자주 부르던 노래입니다.
고인이 된 남편과 아버지를 대신해 참석한 참전용사 가족들에게도 이 행사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인터뷰> 켈일린 녹스 / 뉴질랜드 참전용사 가족
“1984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한국과의 연결이 끊겼는데 얼마 전 작은 아버지 테드 씨가 돌아가신 뒤 더니든 한인회와 다시 연락이 닿았어요. 잃어버린 삶의 일부분을 되찾아 다시 연결됐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과 다시 연결돼 너무 기쁩니다.”
뉴질랜드 한국대사관도 참전용사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 행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참전용사와 가족들에게 감사패와 함께 마스크를 전달했습니다.
인터뷰> 이상진 / 주뉴질랜드 대사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들이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기초가 세워지지 않았을 겁니다. 특히 이분들이 한국과 뉴질랜드 관계의, 인연의 시발점을 이루는 분들입니다.”
스코틀랜드 후손들이 이주한 곳으로 남반구의 '에든버러'로 불리는 더니든에는 한인들이 2백 명 정도 사는데 뉴질랜드는 4개월째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보은행사도 가능했습니다.
더니든 한인들은 참전용사들이 삶이 다해도 참전 인연을 후손들과 함께 이어갈 계획입니다.
뉴질랜드 더니든에서 국민리포트 이준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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