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국민기자>
(평생교육관 / 경기도 군포시)
경기도 군포시에 있는 평생교육관.
이곳에 자리 잡은 꿈마루 공간에 한 어린이가 찾아왔습니다.
찢어진 책을 고쳐준다고 해서 맡기러 온 것인데요.
일단 상담부터 합니다.
현장음>
"선생님, 이 책 좀 고쳐주세요."
"이 책? 우리 친구가 좋아하는 책이구나?"
"책을 정말 많이 봤나 봐, 여기도 이렇게 찢어지고..."
책 상태를 살펴보는 사람은 '책고수'.
낡은 책을 고치고 수리해 준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현장음>
"일주일 후에 예쁘고 튼튼하게 고쳐놓을게!"
이곳에서 봉사하는 '책고수'는 모두 7명, 뜯어져 분리된 부분은 자르고 새롭게 다시 이어붙이면서 정성껏 손질합니다.
현장음>
"오래된 책을 맡기셨는데요, 제가 열심히 마음에 들게 해드리려고 열심히 (손질) 하고 있습니다"
바느질부터 풀칠까지 손이 많이 가 섬세함이 필요한데요.
현장음>
"이렇게 맞추려면 얼마나 힘들어, 그러니까 이 등 쪽은 하지 말고..."
'책고수'들은 모두 재능 기부 형태로 참여한 가운데 수시로 봉사 활동을 합니다.
인터뷰> 손혜연 / 책고수 봉사활동 참여
“초반에는 기술이 별로 없어서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요. 이렇게 책 수리 쪽으로 따로 수업을 듣고 하니까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고요.”
책 보수를 맡기려는 지역주민은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도서관에 개별 의뢰를 한 뒤 '책고수'와 일대일로 만나야 합니다.
현장음>
"안녕하세요, 책 맡긴 거 찾으러 왔는데요."
일주일 전에 맡긴 책을 찾으러 온 한 주민.
새 책같이 달라진 모습에 환한 표정입니다.
현장음>
"앞표지랑 뒤표지, 그리고 최대한 원본을 그대로 살렸고요, 의뢰하신 대로 잘 나왔는지 한번 살펴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책이 오래돼서 낡았는데..."
인터뷰> 이현순 / 경기도 군포시
“집에 너무 낡은 책이 있어서 여기 선생님들한테 책보수를 요청했는데 이렇게 좋게 수선되어 정말 감사드립니다.”
현장음>
"모서리에다가 금박 입히는 거 보셨죠?"
'책고수'들은 군포문화재단에서 실시한 예술 제본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책 고치는 방법을 배운 뒤 지난 2018년부터 봉사 활동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권혜인 / 군포문화재단 평생학습본부 대리
“책의 가치를 높이는 목적으로 시작되어 현재 책을 보수하는 시민활동가를 배출했습니다. 책 보수 사례 기술을 습득해서 지역 내 활동 반경을 넓히고 정기적 활동의 장을 열어 시민활동가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인터뷰> 박상현 / 책고수 봉사 활동
“총 100시간 이상씩 수료를 하고 나서 저희가 수업 끝나고 그냥 흩어지는 게 아니라 지역 내에서 봉사를 하자고 시작해서...”
'책고수'들에게 맡겨지는 책은 그림책부터 시집까지 한 달 평균 3, 40권 정도 코로나19 이전에는 시민들이 모아놨던 일기장이나 추억거리를 새롭게 엮어 전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시민들과 소통하려는 책고수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데요.
(촬영: 최미숙 국민기자)
주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책고수'들,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 매주 화요일마다 주민들을 만나 책을 고쳐주고 보수한 책 전시회도 여는 등 정기적인 활동을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낡은 책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책고수'들의 봉사활동, 그들의 남다른 열정이 책 읽는 문화 확산에 한몫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김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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