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원 앵커>
요즘 일상에서 외래어와 은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한글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우려가 큰데요.
한글 주간을 맞아 아름다운 우리말을 지키는데 앞장서는 대학생들이 있습니다.
청년들의 다양한 한글 사랑 활동 현장을, 최유경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최유경 국민기자>
(국립한글박물관 / 서울시 용산구)
조선시대 유생 차림을 한 대학생들, 올바른 한글 표현이 쓰인 팻말을 들고 한글박물관 방문객들에게 설명합니다.
현장음>
"차별적이라고 생각을 해서 '유아가 타는 차'인 '유아차' 라고 표현하는 게 올바른 표현법입니다."
인터뷰> 오택준 / 경기도 김포시
"반팔이 잘못된 표현이라고 하더라고요. 반팔 말고 반소매라는 (단어를) 사용하라고 배웠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대학생 40여 명이 참여한 단체인 '우리말 가꿈이' 회원들.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한글 주간' 행사의 하나로 야외 체험 공간에서 한글 사랑 활동에 나섰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공공시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외래어를 순화어로 바꿔쓰자고 강조하는데요. '가이드라인'은 '지침','메타버스'는 '확장가상세계' 등 쉬운 말로 바꿔쓴 팻말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안효원 / 우리말 가꿈이 대학생
"외래어들이 정말 많이 있어요. 그런 것들을 시민들이 편하게 알아볼 수 있게 우리말로 바꿔줬으면 좋겠습니다."
생소한 우리말 표현의 정확한 단어를 알아맞히는 공간도 있습니다.
현장음>
"서늘한 바람기가 있어 조금 선선하다는 뜻을 가진 토박이 낱말을 골라주시면 됩니다."
"서늘한... 2번 윤슬?"
"상큼하겠죠? 정답은?"
"3번!"
인터뷰> 송다은 / 대학생
"저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단어들이거든요. 저도 언어 습관을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세종대왕상 앞에 꽃을 바치는 대학생들, 서울의 한 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동아리 '한글 물결' 회원들인데요.
불필요한 외래어 표현을 우리말로 순화하는 활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소현 / 연세대 한글물결회장
"어울샘이라던지 본뜰샘, 이런 식으로 학교 간판 이름도 순우리말로 배치한 것도 저희 선배들이 한 활동이거든요. 외래어 말고 순우리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글에 대해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팻말에 써보도록 하는 활동도 펼쳤는데요.
우리말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다양한 글귀가 시선을 끕니다.
인터뷰> 서형인 / 대학생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언어를 쓴다는 게 너무 감사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적었습니다."
(홍익대학교 / 서울시 마포구)
강의실에 모여 한글의 끌꼴을 연구하는 대학생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시각디자인과 학생 모임인 '한글꼴 연구회' 회원들, 같은 글자이지만 서로 다른 모양의 글자체를 반투명 종이 위에 비추면서 따라 써보거나 컴퓨터 자판에 나와 있는 한글과 영어를 조합해 새로운 한글로 표기할 수 있는 방식도 찾아봅니다.
전화 인터뷰> 최지호 / 홍익대 한글꼴연구회장
"한글꼴도 그 맥이 끊기지 않도록 저희가 계속해서 한글의 매력을 글자체로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솔까 낫닝겐' 등 이해하기 어려운 일본어를 마구 뒤섞어 쓰거나 맞춤법을 지키지 않은 표현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 SNS의 주 사용층이 2030세대인 상황에서 대학생들의 다양한 한글 사랑 활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지영 /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대학생들이 이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한국어의 좋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에 박수를 보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글 지킴이로 활약하는 청년들이 우리 사회에 신선한 울림을 주고 있는데요.
(취재: 최유경 국민기자 / 촬영: 강시우 국민기자)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학생들의 한글 사랑 활동.
깨어있는 학생들의 움직임을 계기로 우리말을 올바로 사용하는 문화가 일상 속에 자리 잡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최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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