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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리포트 월~금요일 07시 40분

무심코 던진 한마디 '먼지차별' 일상 속 만연

회차 : 1531회 방송일 : 2021.04.12 재생시간 : 03:45

김태림 앵커>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불편함을 느꼈던 경험, 있으신가요?
일상 속 사소하고 미묘한 표현이지만 차별이 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먼지차별'이라고 합니다.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 어려워 자주 쓰이는 '먼지차별'의 실태와 문제점을, 김수민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수민 국민기자>
얼마 전 초면인 사람에게 불편한 말을 들은 대학생 전모 씨.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너무 예민하다는 말을 들을 것 같아 그냥 넘어갔다고 합니다.

인터뷰> 대학생
"'자고로 여자가 조잘거리는 매력이 있어야지'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잘 아는 사이였어도 그런 말 들으면 불편한데 초면에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상당히 당황스러웠어요."

여자의 성격에 대해 규정을 짓는 듯한 말에 기분이 상한 겁니다.
이처럼 남녀 성별이나 나이, 인종, 신체장애 등과 관련해 작지만 차별적인 언행을 가리켜 바로 '먼지차별'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시사용어 'Microaggression'을 우리 식으로 표현한 건데요.
' 아주 작은'이라는 뜻의 Micro와 '공격'이라는 뜻의 Aggression이 합쳐진 용어로 우리나라에서는 '미묘한 차별', '약한 공격'이라는 부정적 의미로 쓰입니다.
이처럼 '먼지차별'로 인한 불편한 경험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고원표 / 대학생
"저는 남들에 비해 공부할 때 필기를 화려하고 열심히 하는 편이었는데 친한 몇몇 남자애들이 이거를 '여자애처럼 공부하냐 왜 시간 아깝게 시원시원하게 풀어라'라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우리 사회는 남녀 성별에 따른 '먼지 차별'이 유난히 심한 편, '여자는 조신해야 해', '역시 남자라 그런가 강하네’ 같은 말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취재진이 이와 관련해 서울 시내 거리에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먼지차별'을 경험한 사례를 써보도록 했는데요.
'여자친구나 남자친구 있어?', 혹은 '전공이 뭐야?'처럼 별생각 없이 던진 질문이나, '장애를 딛고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어', '지방에서 왔는데 서울말 잘하시네요.'와 같이 좋은 의도로 사용한 말이라고 해도 '먼지차별'에 해당됩니다.

전화인터뷰> 고원표 / 대학생
"친구들과 놀 때 지방에서 온 친구가 사투리를 안 쓰고 서울말을 쓰면 서울말 잘한다고 칭찬하거나 아니면 사투리를 쓰면 촌놈이라고 장난식으로 놀리는 걸 봤는데 저한테 직접 한 말은 아니었지만 옆에서 들으면서 불편했던 적이 있었어요."

'먼지차별'에 해당하는 말이 차별적인 의미인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전화인터뷰> 김수란 / 대학생
"장애가 있는 분들이 목표한 일을 성취하시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서 좋은 의미로 썼던 표현인데 정작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안겨드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했어요."

문제는 무심코 사용하는 '먼지차별'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임동훈 / 한국사회복지인권연구소장
"전공이라는 것은 대학교의 범주 아래에 있는 것이거든요. 대학교를 안 나오신 분도 계시기 때문에 전공보다는 '넌 좋아하는 게 뭐니' (라고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는 상대편을 충분히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임동훈 / 한국사회복지인권연구소장
"역지사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저 사람이라면 어떨까, 그럴 수도 있겠다..."

(촬영: 왕은지 국민기자)

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에 계속 쌓이면 해로운 법, 먼지차별 역시 지속적으로 쓰인다면 개개인을 넘어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무심코 내뱉은 차별 섞인 말이 마음의 상처를 주고 이런 먼지차별이 모여 사회를 혼탁하게 할 수도 있는데요.
말 한마디 한마디를 좀 더 신중하게 하면서 서로를 존중해 주는 사회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국민리포트 김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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