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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자 감독의 '푸른 강은 흘러라' [날아라 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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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자 감독의 '푸른 강은 흘러라' [날아라 독립영화]

등록일 : 2009.09.30

영화를 보는 눈을 높이는 시간, 독립영화를 만나볼 순서입니다.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오곡백과로 풍성한 한가위처럼 독립영화로 풍성한 9월이었습니다.

9월의 마지막 날, 소개해 주실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요?

A1>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강미자 감독의 ‘푸른 강은 흘러라’입니다. 15회 부산국제영화제와 2008년 서울 독립영화제에서 먼저 선을 보이고, 이제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 영화에 대한 다양한 반응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인 느낌은 영화가 참 맑고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순수하고 소박한 사람들과 예쁜 풍경이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영화를 다 보시고 나면, 그 순수함이 졸졸 흐르는 시냇물같이 밑바닥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얕은’ 투명함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네, 그럼 강미자 감독의 영화 ‘푸른 강은 흘러라’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Q2> 분명 총천연색 컬러로 된 영화를 봤는데도, 푸른색이 유독 기억에 남는 영화였습니다.

A2> ‘나무가 푸르다’ ‘하늘이 푸르다’처럼, 초록과 파랑색 모두는 ‘푸르다’라는 의미로 중의적으로 해석되며 쓰이는데요. 영화의 주인공 숙이와 철이는 의상뿐 아니라 방의 인테리어, 심지어 집의 지붕까지 각각 초록과 파랑이라는 ‘색’으로 표현 되고 있습니다. 이는 많은 영화들에서 익숙하게 사용되어 왔던 방식처럼 사건의 흐름이나 감정의 변화를 색으로 표현한 방식이 아닌, 캐릭터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건강하고, 지칠 줄 모르는 두 인물의 강한 생명력과 청춘의 이미지를 이 ‘푸른색’을 통해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관객들마저 동화시키게 만드는 이들 캐릭터의 순수하면서도 강인한 면모는 영화를 가장 빛나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Q3> 네, 그럼 영화를 만든 강미자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겠습니다.

감독님 말씀처럼 정말 우리 배우와 연변 배우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는데요.

Q4> 그 중에서도 숙이 역을 맡은 배우 김예리양의 연기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연변말을 너무 그럴 듯 하게 한 것도 그렇고, 소녀 같으면서도 강단이 있는 모습이었거든요.

A4> 영화 속에서 숙이는 맑고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이면서도, 방황하는 철이를 꾸짖고 인도하려는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 영화에서 숙이를 포함한 여성 캐릭터들은 상대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하고 일관된 캐릭터를 구현한다면, 철이나 아버지 같은 남성은 상대적으로 유약하고 유혹에 약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그토록 예찬해 마지않던 푸르름은 어쩌면 바다처럼 심오하고 깊은 여성성에 대한 예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영화는 관용과 결단, 깊이와 부드러움을 두루 갖춘 여성성 속에서 부박한 세상을 통과하는 힘과 지혜를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철이를 찾으러 간 백두산에서 철이를 발견하고도 그를 지나쳐 자신만의 산을 오르는 숙이의 행동은 완벽하게 이해되는 거죠.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오르는 숙이의 치마는 강인하고 부드러운 여성성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기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백두산 장면이 저도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Q5> 백두산 천지가 영화 속에 등장 했어요.

컴퓨터 그래픽이 아닐까 의심스럽기도 했는데요.

A5> 이 영화에서 감독이 가장 애착을 가지는 장면도 바로 이 백두산에서의 장면이라고 하는 데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백두산이 진짜인지 아닌지, 감독님께 직접 들어봤습니다.

Q6> 결론적으로 진짜 백두산이네요, 촬영이 쉽지가 않으셨을 것 같아요.

A6> 촬영 당시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방송사가 개막식 연습장면을 무허가 방영하면서 한국에 대한 반감이 엄청나던 시기였습니다. 영화 찍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은 당연하고요. 백두산, 두만강뿐만 아니라 도심의 거리를 찍는데도 공안의 협조와 촬영허가가 필수적인데, 허가가 나지 않아서 애초 예상했던 씬 중에서 20씬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스태프들이 007작전처럼 게릴라 촬영을 감행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필름을 압수당하기도 하면서, 스태프들의 안전도 보장이 안 되는 상황 속에 어렵사리 촬영을 마쳤다고 합니다.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면서 영화 자체에 생명이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Q7> 이 영화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이라면, 연변 언어와 함께 문어체 대사인데요?

A7> 영화가 시작부터 등장하는 “푸르름은 랑만이야.” 같은 대사는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약간 닭살스럽고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이렇게 상투적인 대사가 영화 속에 자리를 잡는 순간 신기하게도 그것은 상투어가 아닌 영화의 고유한 리듬, 혹은 아우라로 부상합니다. 이 영화에서 인물들이 내뱉는 대사는,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구어는 아니죠. 그렇다고 딱히 문어체라 하기도 어렵습니다. 연변식 사투리와 문어적 표현이 적당히 뒤섞인 형태인데요. 인물들의 이러한 독특한 말투는 미묘한 뉘앙스를 풍기며,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주조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님께 들어봤는데요.

Q8> 감독님 말씀을 듣고 나니까, 이 영화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을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A8>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 다층적인 결이 있는 영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한 가지 느낌을 표현하라면 ‘의지’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영화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쉽게 꺾이지 않는 어떤 의지, 어둡고 혼탁해진 세상에서 놓지 말아야 할 것을 부여잡는 손짓 같은 것인데요. 예쁘고 착한 옷을 입고 있지만 실은 매우 강인하고 도도한 의지를 감추고 있는 영화입니다.

Q9> 끝으로 이번 주 영화소식은 어떤 것이 있나요?

A9> 네, 청계천문화관과 한국영상자료원이 오는 11월 22일까지 “영화도시, 서울”특별전을 공동으로 개최합니다. 이 전시는 한국영화의 전성기인 1950에서 60년대에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영화 홍보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인데요. 1950에서 60년대는 한국영화의 전성기로, 1959년 한 해에만도 100여 편 이상의 영화가 나올 정도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시대였죠.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의 영화포스터 및 영화잡지, 영화관 간판 등- 한국영화의 역사적 흐름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대행사로 ‘자유부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와 같은 당시의 영화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고 합니다.

네, 맹수진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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