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생활과 문화를 심리로 읽어보는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를 해주실 이철우 박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Q1> 이제 곧 학생들 기말 고사 기간인데요, 학창 시절 시험 기간을 떠올려보면 생각나는 것이, 잘 보지 않던 TV 프로그램도 시험 기간에는 너무 재밌어지고, 교과서 보다는 소설책이 더 재밌고, 책상 정리가 갑자기 하고 싶고... 그랬던 경험들이 있거든요. 오늘은 이렇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하고 싶어지는 심리적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신다고요?
A1> 네, 고3 수험생 커뮤니티에 보면 '시험을 앞두니까 <6시 내고향>도 재밌어진다' 이런 글이 있더라고요, 딱히 그 일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우리는 그 일에 더 집착하게 됩니다. 그것을 바로 '심리적 반발'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Q2> 네, 소변금지라 적혀있는 곳에 소변을 보는 사람이 더 많고, 낙서금지라고 써진 곳에는 오히려 낙서가 더 많기 마련이라고 하죠?
들여다보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더 들여다보고 싶고 물건이 없다거나 다 떨어졌다고 하면 더 갖고 싶어집니다.
왜 이런 마음이 생겨나는 것일까요?
A2> 네, 이러한 마음이 생겨나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의 권리라고 인정하고 있는 '자유선택권'과 관계가 깊은데요. 자유선택권이란 모든 것을 남의 강요가 아니라 자기의 뜻으로 선택하고 싶어 하는 우리들의 심리적인 경향을 말합니다. 자유선택권이 침해되거나, 침해받았다고 느낄 때, 마음속에서는 자유를 회복하려는 동기가 일어나는데요, 이러한 동기가 생겨난 상태를 사회심리학에서는 “심리적 반발”이라고 부릅니다.
Q3> 그렇게 '자유선택권'을 침해받았을 때 '심리적 반발'이 일어나게 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A3> 네, 예를 들어서 지금 누군가가 여러분을 설득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시죠. 늘 그래왔듯이 여러 가지 가운데에서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누군가가 당신에게 특정한 것을 선택하도록 설득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선택할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죠 . 또, 설득의 목적이나 방법에 의구심을 가질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이 단계에서 심리적 반발이 생겨나게 됩니다. 심리적인 반발이 생겨나면 다른 사람이 설득한 것 이외의 것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자유를 회복하려고 합니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하라고 한 것 이외의 다른 것을 일부러라도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 말라고 할 때만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인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도 심리적 반발이 생겨납니다. 가령 프로젝트나 숙제, 그리고 시험이라는 상황은 심리적 반발이 생겨나게 만드는데요, 이러한 상황들은 일이나 공부 이외의 다른 것을 선택할 자유를 빼앗아가기 때문이죠. 프로젝트 마감을 앞두고 일에 전념해도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무협소설을 읽는다든지, 게임을 하는 것은 잃어버린 선택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서입니다. 학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영화관을 찾는 것 역시 이러한 심리 때문입니다.
Q4> 특히, 심리적 반발 현상과 관련한 실험결과도 있다고요?
A4> 네, 실험대상은 심리학개론을 수강하는 듀크대학의 학생들이었는데요. 실험은 2일간에 걸쳐 4종류의 음악레코드를 듣고 그것을 평가하면 되는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실험이 끝나면 들었던 4개의 레코드 가운데에서 원하는 한 가지가 사례로 제공된다고 했습니다. 첫날은 학생들은 4가지의 음악을 듣고 호감도를 평가하는 것만으로 끝났습니다. 이튿날 학생들이 실험 장소에 도착해보니, 오늘도 전날과 똑같은 곡을 듣고 평가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죠. 실망하는 기색의 학생들에게 레코드회사의 담당자는 “같은 곡을 이틀에 걸쳐 듣는 것이 레코드를 평가하는 것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테스트가 끝나면 원하는 레코드를 드리게 되어 있었습니다만 착오가 생겨서, 네 가지 레코드 가운데 하나가 실수로 배달이 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 도착해있는 3종류 가운데에서 원하시는 것 하나밖에 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실수로 실험장소로 배달되지 않은 레코드는 희망해도 받을 수가 없다는 이야기였는데요, 이 이야기를 듣고 바로 학생들은 4종류의 레코드를 들은 뒤 평가를 했습니다. 실험결과를 보면 배달되지 않았던 레코드의 평점을 전날보다 더 올린 학생들이 70%나 되었는데요. 이는 바로 자유선택권이 4분의 3으로 줄어들게 되면서 심리적 반발이 생겨난 결과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반발은 가질 수 없게 된 레코드의 평가를 올리는 형태로 나타났던 것이죠.
Q5> 가질 수 없게 된 레코드는 더 점수를 후하게 주게 된 심리, 바로 '심리적 반발' 때문이라는 건데요, 큰 '심리적 반발'도 있을 수 있고, 작은 '심리적 반발'도 있을 수 있는데 '심리적 반발'의 정도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은 뭘까요?
A5> 심리적 반발은 위협받는 자유가 중요할수록 커집니다. 위협받는 자유가 본인에게 중요할수록 일어나기 쉽고 또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가 클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요. 자기의 자유가 제한을 받고 있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심리적 반발이 커지는 것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어느 지하철역 구내 화장실 안에 낙서를 금지한다는 메모판을 걸어놓았습니다. 메모판의 문구는 “낙서 엄금!”이라는 강한 어조와 “낙서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부드러운 어조 두 가지가 있었는데요. 각각의 메모판에는 권위 있다고 여겨지는 “지하철 역장”과 권위가 별로 없다고 여겨지는 “청소부 아줌마”의 서명이 명기되어 있었습니다. 문구와 서명을 조합해 총 네 가지의 메모판이 준비되었는데요. 메모판은 두 시간 간격을 두고 회수되어 그 위에 적혀진 낙서의 양이 비교되었다. 그 결과 가장 낙서가 많았던 것은 지하철 역장이 서명한 “낙서 엄금!”이라는 메모판이었고, 가장 적었던 것은 청소부 아줌마가 서명한 “낙서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메모판이었죠. 낙서를 하지 말라는 문구를 본 사람들은 자신들의 낙서할 자유가 침해받았다고 느꼈고, 심리적 반발이 일어나 평소라면 낙서를 하지 않을 사람들조차 낙서를 하게 만들었고요, 금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그리고 그것이 권위가 있을수록 오히려 낙서를 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은 강한 어조와 권위 있는 서명이 자기의 자유를 더 제한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심리적인 반발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더 많은 낙서라는 형태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Q6> 심리적 반발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거 같아요.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이지만, 그렇다고 대수롭게 생각할 건 아니라고요?
A6> 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반발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그렇지가 않습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심리적 반발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을 앞두고 엉뚱한 일을 할 때가 많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자신의 머리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심리적 반발이 비수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Q7> 자꾸 마음을 다스리고, 나중에 후회할만한 우발적인 반발을 자제해야겠죠?
심리적 반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뭐가 있을까요?
A7>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생각하려는 노력 필요...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청개구리 심리',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갖고 있는 심리적인 성향이지만 순간순간의 심리적 반발에 흔들리다 보면 결국 나중에는 깊은 후회를 남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다스리려는 노력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 들려주신 이철우 심리학 박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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