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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우연히 들은 말에 설득되는 이유 [문화읽기]

정보와이드 모닝

우연히 들은 말에 설득되는 이유 [문화읽기]

등록일 : 2010.01.14

이번 순서는 생활과 문화를 심리로 읽어보는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를 해주실 이철우 박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Q1>가끔 들으려고 한 건 아닌데, 옆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가 있죠. 그런데 그 말들이 유독 귀에 쏙쏙 들어올 때가 있어요. 몸에 뭐가 좋다더라~ 어디가 맛있다더라 이런 얘기들인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한 얘기를 그냥 흘려들은 건데 이상하게 믿음이 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신다고요?

A1>네, 사람이란 이상하게도 작정하고 덤벼드는 사람이 몇 시간을 설득해도 넘어가지 않지만, 우연히 들은 몇 마디소리에는 너무나 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중 앞의 사람 둘이 “그 이야기 들었어? 새로 생긴 철판구이집 음식이 아주 괜찮다네”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는 휴일에 가족과 함께 일부러 그 철판구이집을 찾아가본다든지, 약국에서 약이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옆의 사람들이 “나 아는 사람이 암으로 다 죽어가다가 그 한약방에서 준 약 먹고 멀쩡해졌대”라는 소리에 솔깃한 나머지 그 한약방의 상호와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기어코 가보고야 만다든지 하는 식이죠.이런 류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고 또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심리학적으로 이유가 있거든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Q2>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요모조모 따지게 되는데, 그런데도 왜, 누구인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에는 그토록 쉽사리 넘어가는 것일까요?

A2>네, 이러한 현상을 사회심리학에서는 ‘우연히 들은 효과’라는 개념으로 다루는데요, 이것의 설득 효과가 높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들은 말의 설득 효과가 높은 데에는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요. 하나씩 설명을 드리도록 하죠. 먼저 첫 번째는 우연히 귀에 들어왔기 때문에 얼굴을 맞댄 대면 상황보다는 대화의 내용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별로 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죠. 보통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에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우연히 들은 이야기의 경우에는 아무런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 저절로 귀에 들어오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여서 그만큼 넘어가기 쉽다는 말이 됩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사람을 설득할 때는 갑자기 설득하라‘는 말이 있는데요. 갑자기 할수록 설득 효과가 높다는 말이죠.

Q3>갑자기 설득하는 것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실험 결과도 있다고요?

A3>네, 프티와 카시오보라는 사회심리학자는 실험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실험 대상자는 대학교1, 2년생으로, 이들은 강의에서 학생들 모두가 기숙사에 들어가야만 한다 라는 별로 탐탁지 않은 내용에 관해 들어야 했는데요. 한 그룹은 강의 내용을 알고, 한 그룹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강의를 들어야 했습니다. 강의를 들은 후, 내용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동의하는가를 대답해야 했는데요. 결과를 보면 학생들 모두가 기숙사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강의를 들었던 그룹이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강의를 들었던 그룹에 비하여 반대하는 정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미리 내용을 들었던 그룹의 학생들은 강의를 듣기 이전에 마음속으로 기숙사에 들어가야만 한다는 말에 대한 반론을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람이란 어떠한 이야기를 들으면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속으로 그것에 대한 반론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을 두고 하는 설득보다는 갑작스런 설득이 효과가 높은 것이죠.

Q4>생각할 겨를이 없이 무방비 상태로 들었기 때문에 반박의 여지가 줄어든다는 얘기가 되네요. ‘우연히 들은 효과’, 두 번째 이유는 뭔가요?

A4>네, 두 번째로는 들으려고 해서 듣게 된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귀에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으로부터 받게 되는 충격이 크다는 점입니다. 충격이 크게 되면 그에 대한 반응도 더 커지게 되는 거죠.

Q5>귀를 닫고 살 수도 없고, 우연히 들은 말은 더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세 번째 이유는 뭔가요?

A5>네, 세 번째로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설득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대화의 내용에 심리적인 반발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만일 같은 말이라도 우연히 듣게 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설득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라면 사정은 판이해지지요. 만약에 한약방과 관계있는 사람으로부터 “이 한약방에서 처방한 약을 먹고 살아난 말기 암 환자가 한두 명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생각해보면, 당연히 ‘장삿속에서 하는 말이겠지’ 하는 마음이 들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따져볼 것이 틀림없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듣는 방식에 따라

반응은 이처럼 다른 것이죠.

Q6>이야기를 듣고 보니 ‘우연히 들은 효과’가 의외로 강력한데요. 실제로 이 효과를 이용한 사기집단도 있었잖아요? 조심해야 겠어요.

A6>네, 병원의 대기실에서 사람들이 솔깃할 수 있는 말을 나눔으로써 특정 한약방으로 손님을 유인하던 조직이 적발된 적이 있었죠. 수술을 하면 살 수 있었던 사람들이 돌팔이 한의원 때문에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도 하고, 금전 면에서나 인명 면에서나 그 피해는 심각했는데요. 또, 증권 회사 객장에서도 옆의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고 그 말에 넘어가 주식을 잘못 사서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만큼 그 효과가 강력하고 잘 먹힌다는 얘기죠. 귀가 얇은 분들은 모르는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에 쉽게 현혹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셔야 합니다. 사기꾼들이 지나가는 식으로 말을 던져 사람을 현혹시키는 것은 우연히 들은 말의 효과가 높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죠. 사기꾼이란 심리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사람의 심리를 경험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사기꾼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나누는 말에 속아서 손해 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연히 들은 말은 운이 좋아서 들은 말이 아니라 나를 현혹시키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것 꼭 명심하시고요.

오늘도 유익한 심리이야기를 해주신 이철우 박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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