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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도 도밍고의 변신,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 [문화광장]

정보와이드 모닝

플라시도 도밍고의 변신,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 [문화광장]

등록일 : 2010.05.04

이번 순서는 문화계의 다양한 이슈를 전해드리는 <문화광장> 시간입니다.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하노 파발로티, 호세 카레라스 하면 클래식을 잘 모르는 분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본 이름일텐데요, 바로 세계 3대 테너들이죠.

안타깝게도 루치아노 파발로티가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올해로 69세인 플라시도 도밍고나 64세인 호세 카레라스는 여전히 활발한 활동으로 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특히 플라시도 도밍고는 최근 특별한 변신을 해 화제입니다.

오늘의 주제, 화면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Q1> 플라시도 도밍고 하면 세계적인 테너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 주실 시몬 보카네그라를 통해 바리톤으로 변신했다고요?

A1> 도밍고는 1961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데뷔할 당시에는 바리톤 가수였다. 하지만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역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테너 가수로만 활동해왔다. 최근 나이가 들면서 도밍고의 목소리가 바리톤 음색에 더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었던 터여서 그의 변신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 재밌는 사실은 그는 10년 전 런던 코벤트가든 극장에 올려진 같은 작품에서는 보카네그라가 아닌 테너 배역 가브리엘레 아도르노를 맡았었다는 것이다.

Q2>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 일반 대중들에게는 조금은 낯선 느낌인데요, 어떤 작품인가요?

A2> 베르디의 오페라들 중에서는 우리들에게 친숙한 작품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의 작품 중에서 일반에게 덜 알려져 있으면서도 그 심오함과 장중함이 유명 작품들에 못지 않은 숨은 보배와 같은 오페라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베르디가 무려 25년간을 두고 만든 필생의 역작 '시몬 보카네그라'이다. 즉 그가 43세 때 초연되었지만, 당시의 시대 분위기에 비해 너무나 앞섰던 작법으로 그는 참담한 실패를 겪었다. 그러나 그는 이 작품에 대한 미련과 확신을 떨치지 못한 채 25년간을 가슴에 품고 다니다가, 68세 때 전면 개정한 후 밀라노의 스칼라에서 개연하여 숙연한 승리를 거둔 빛나는 작품이다. 이 오페라는 '라 트라비아타'나 '리골레토' 등 베르디의 여느 오페라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흔히 느끼는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이 아니다. 이 작품은 아주 담백하고 서정적이다. 베르디는 이 오페라를 쓰면서 일부러 화려하지 않게 쓰려고 고심했다고 한다. 자극적이고 화려한 양념이 모두 배제된 순수한 청정의 자연식과도 같은 맛이라고나 할까? 그것이 초연 실패의 원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매했던 청중들이 이제는 모두 이 작품을 대가의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 오페라는 여자 주인공 한 명과 그녀를 둘러싼 여러 남성들―특히 바리톤들과 베이스들의 절절한 가창이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와 짙은 감동을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역시 다른 베르디의 작품들처럼 이 오페라의 기저를 관통하는 것도 부녀관계이다.

Q3> 이제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의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해설과 함께 만나볼 텐데요.

첫 번째 소개해주실 장면은 어떤 부분인가요?

A3> 서막에 등장하는 애처로운 마음이여라는 베이스 아리아입니다.

서막은 14세기 이탈리아의 해양 도시인 제노바를 무대로 펼쳐진다. 도시국가인 제노바는 당시 귀족들과 평민들이 첨예한 정치적인 대립을 벌이고 있었다. 평민파들은 명망 있는 선원인 시몬 보카네그라를 총독으로 추대할 작정을 하고 있다. 그런데 시몬은 귀족 집안의 여인인 마리아를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마리아의 아버지인 귀족 피에스코는 두 사람 사이를 반대해 궁전 안의 한 방에 감금해 버렸다. 시몬은 그 사실을 알고,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서라도 총독이 되고자 결심을 한다. 하지만 갇혀 있는 사이 마리아는 마음의 병을 얻어 죽고 만다.

이때 마리아의 아버지인 피에스코는 비통한 마음으로 아리아를 부르는데요.

Q4> 여기까지의 내용만 들어도 무척 흥미진진한데요.

그런데 굳이 1막이 아닌 서막으로 구분된 이유가 있나요?

A4> 서막(序幕)은 ‘프롤로그(prologue)’, 이탈리아 말로는 프롤로고(prologo)라고 하는데막 앞에 붙어 있는 경우다.

이 작품에서 처음의 프롤로그는 드라마가 시작되기 25년 전의 이야기, 즉 보카네그라가 총독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래서 25년 후의 뒷이야기와 구별하기 위해 프롤로그라고 명명한 것이다.

Q5> 그럼 이제 1막부터는 25년 후의 이야기가 시작되겠네요.

총독이 된 시몬 보카네그라가 어떻게 변해있을지 궁금합니다.

A5> 25년의 세월이 흐른 뒤 시몬은 심복 파올로의 간교한 보필 아래 포악한 통치자가 되어 있었다. 피에스코는 안드레아라는 가명으로 고아인 아멜리아를 양녀로 삼고 살고 있었다. 사실 아멜리아는 시몬의 행방불명된 친딸이다. 피에스코와 시몬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아멜리아는 가브리엘레 아도르노라는 청년과 사랑하는 사이지만 시몬에 의해 파올로와 강제 결혼하게 될 위기에 처한다.

한편 아멜리아와 시몬이 만나게 되는데 아멜리아가 오래 전에 잃어버린 자기의 딸임을 눈치 챈다.

Q6> 1막에서 잃어버린 줄 알았던 딸을 극적으로 만나게 되네요.

그런가하면 가브리엘레는 자신의 사랑을 방해하는 시몬 보카네그라가 너무 원망스러울 것 같아요.

A6> 네. 더욱 흥미진진한 것은 가브리엘레가 시몬의 학정으로 아버지를 잃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아멜리아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가브리엘레라고는 말하지 못하고 그저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 파올로와는 결혼하지 않게 해달라고 하고 시몬 역시 흔쾌히 이 청을 들어 줍니다. 하지만 가브리엘레는 시몬이 아멜리아의 친부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아멜리아의 양부이자 실제로는 외할아버지인 피에르코와 함께 시몬에 대항하기 위한 계획을 세웁니다.

한편 파올로가 청혼이 취소된 것을 알고 아멜리아를 납치하려 하다 가브리엘레에게 발각되는데요.

이때 극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Q7> 그런가 하면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만 오페라는 목소리에 따라 맡는 배역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

플라시도 도밍고도 바리톤으로 변신하면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인데요...

A7> 주인공 소프라노를 사랑하는 사람은 주로 테너가 맡는다.

그리고 테너의 연적이거나 소프라노의 사랑을 방해하는 사람 또는 테너나 소프라노의 아버지는 바리톤이 맡는다. 바리톤 다음의 역할로서 아버지나 노인, 왕, 수도사, 승려 등은 베이스가 맡는다.

여성 성부에서 주인공은 주로 소프라노가 맡고, 테너를 가운데에 두고 소프라노와 연적 입장에 서는 여성은 주로 메조소프라노의 단골 역할이다. 메조소프라노 다음의 배역, 즉 남자로 치면 베이스에 해당하는 제 3의 역할을 알토가 맡는다.

소프라노나 테너를 크게 셋으로 나누면, 레지에로(가장 가벼운 목소리), 리리코(약간 무거운 듯 부드러운 목소리), 드라마티코(무겁고 강렬한 음색)로 구분할 수 있다.

Q8> 아직까지 시몬과 가브리엘레가 아멜리아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관계를 알지 못하는 상태인데요.

2막에서는 이런 비밀을 알게 되나요?

A8> 2막이 시작되며 파올로는 시몬의 책상 위에 있는 포도주 잔에 독을 넣어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처음에는 피에스코에게 살해를 제안하지만 이를 거절당하자 가브리엘레에게 접근해 사실은 아멜리아가 시몬의 정부라며 이간질한다. 이 말을 믿은 가브리엘레는 크게 분노하는데요. 이때 부르는 곡이 시몬 보카네그라에서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가슴이 불타 오른다입니다.

Q9> 지금 시몬이 독이 든 물을 마시게 되는데 이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과연 반란은 막을 수 있을지 점점 흥미진진해지네요.

A9> 힘을 합친 시몬과 가브리엘레는 반란을 무사히 진압하게 됩니다. 이 반란에는 아멜리아의 양부이자 시몬에게는 장인이 되는 피에르코도 가담하지만 용서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교활한 파올로는 죄의 전모 드러나며 교수형에 처해집니다. 그리고 아멜리아와 가브리엘레는 결국 결혼을 하게 되는데요. 한편 파올로는 교수대로 가는 도중 시몬은 곧 독이 퍼져 죽을 것이라고 피에스코에게 얘기합니다. 이 얘기를 들은 피에스코가 독기운이 온 몸에 퍼쳐 죽음 직전의 시몬을 찾아가게 되는데요.

25년간의 서로를 원수로 생각했던 두 사람이 만나게 됩니다.

Q10> 시몬 보카네그라는 참 여러 가지 요소가 있는 공연인 것 같습니다. 정치 이야기부터 출생의 비밀, 남녀의 사랑, 부녀간의 정 등...

그런데 이것이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것이라고요?

A10> 이 오페라는 소위 정치적 비극이다. 피 튀기는 권력 암투 속에서 시몬은 결국 자신이 그의 결혼을 반대했던 심복에게 독살당한다.  오페라는 스페인의 극작가 안토니오 가르시아 구티에레츠의 동명의 멜로드라마인 《시몬 보카네그라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실제 역사에서도 제노바 총독 보카네그라가 연회 도중에 독이 든 음식을 먹고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잃어버린 딸과 관련된 부분은 창작이다.

Q11> 그런가 하면 이 작품으로 그동안 테너로써 명성을 높여 온 플라시도 도밍고, 바리톤으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앞으로는 테너로 활동하는 모습은 볼 수 없는 건가요?

A11> 지난 3월 도밍고가 결장암으로 수술을 받으며 많은 팬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최근 건강을 회복한 도밍고는 다시 시몬 보카네그라로 무대에 서며 팬들을 만나고 있다. 6월에는 런던 로열 오페라와 7월에는 마드리드의 레알 극장에서 선다.

9월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칠레 출신의 세계적 시인으로 1973년에 세상을 뜬 파블로 네루다의 생애를 그린 현대 오페라 ‘일 포스티노' 세계 초연 무대에 바리톤 배역인 시인 파블로 네루다로 설 예정이다. 우체부역은 세계적인 테너 롤란도 비야존이 맡는다.)

네. 국내에서도 플라시도 도밍고가 출연한 뉴욕메트로폴리탄의 시몬 보카네그라 실황공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5월 한 달간 영화관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오페라와 플라시도 도밍고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네요.

관심있는 분들은 플라시도 도밍고의 색다른 변신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나와 주신 황지원 오페라 칼럼니스트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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