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상과 당시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 바로 전쟁기념관 기증 유물 전시실인데요.
이민희 국민기자가 6.25 전쟁 65주년을 맞아 당시 유물과 거기에 담긴 사연을 소개해 드립니다.
전쟁기념관 2층 대형 장비 전시장엔 나란히 세워진 검은색 승용차 2대가 관람객을 맞습니다.
이승만 대통령과 6.25 전쟁을 일으킨 원흉인 북한 김일성의 승용차입니다.
김일성의 리무진은 지난 1948년 소련의 스탈린이 선물한 것으로, 지난 1950년 10월 22일 국군 6사단 7연대가 북진 중에 청천강변에서 노획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 캐딜락 세단을 한국전쟁 중 전사한 미국 8군 사령관 워커 장군의 부인에게 선물했고, 미국으로 건너간 부인은 고장난 이 차를 다른 승용차와 바꿨습니다.
그 뒤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이 차는 지갑종 유엔 한국 참전국 협회 회장이 사재를 털어 가며 14년을 추적한 끝에 찾아내 지난 1982년 한국으로 돌아 왔고, 지난 2012년 7월 전쟁기념관에 기증됐습니다.
인터뷰> 지갑종 (88세) / 유엔한국참전국협회장
"많은 시민과 어린 아이들이 보고 나라 사랑과 호국 정신을 앙양시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해군의 유일한 전함인 백두산 호의 함장으로서 혁혁한 무공을 세운 고 최용남 장군의 장군 예복과 해병대 전투복, 훈장과 표창장.
보훈 가족 등 국민들이 기증한 유물들입니다.
인터뷰> 최경학 (62세) / 고 최용남 소장 아들
"아버님의 이런 유품들을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전쟁기념관에 기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가족의 설득을 통해 기증하게 됐습니다."
수첩 때문에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정의구 씨의 국군 수첩과 진중 비망록, 압록강 푸른 물 등 문서 자료, 중공군 수통과 메달, 그밖에 탄창과 대검, 세열 수류탄과 죽창.
그리고 일평생 전장의 총탄을 안고 살았던 고 이학수 씨의 머릿속 총탄과 전쟁을 통해 한국인 아내를 만난 미국 사진병 슐레징거가 남긴 사진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터뷰> 홍성민 / 제주시
"저희 할아버지는 참전 용사세요. 집에 있는 훈장이나 이런 것을 기증할 수 있도록 고려해보겠습니다."
전쟁기념관 3층의 기증실은 '기증자 명예의 전당' '선조들의 우국충정' '아! 6.25 전쟁' '베트남 전쟁 파병과 국군의 평화 유지 활동' '올해의 기증 유물' '영상실'로 구분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상현 / 전쟁기념관 학예관
"장롱 속에 있는 소중한 유물을 즉, 가보를 꺼내서 기증실에 전시를 해서 국민들이 보고 느끼면서 공감대로 이어져서 다시 그 유물이 밖으로 꺼내져서 국보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 기증한 유물도 만날 수 있습니다.
미국 등 32개 나라에서 4천1백 71점을 보내 왔으며, 이 가운데 미국이 가장 많은 1천5백 58점의 유물을 기증했습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개인과 국가에 대해서, 아픈 과거는 반복된다는 역사의 교훈을 6.25 전쟁 유물들이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이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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