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며 오래된 기차역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습니다.
더이상 기적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고풍스러운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문화 공간으로 바뀌는 기차역이 늘고 있습니다.
숱한 애환이 서려 있는 추억의 기차역, 홍승철 국민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대구 시내에 남아 있는 옛 동촌역.
일제강점기부터 기차가 지나갔던 철길이 없어지면서 역 이름만 남았습니다.
초록색 기와지붕에 고풍스러운 대합실 천정과 창호.
책이 2천 권이 넘는 작은 도서관으로 바뀐 뒤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락방 개념인 2층은 사람들이 독서삼매경에 푹 빠질 정도로 인깁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인형극도 열려 눈길을 끕니다.
“호랑이 가족이 (목욕탕에 갔어요) 목욕탕에 갔어요.”
인터뷰> 강부림 / 대구시 동구
“할머니와 토토랑 안아주는 게 재미있었어요.”
인터뷰> 전승환 / 대구 안심도서관 사서
“지역주민들이 작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독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셨고 문화생활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이름만 남은 옛 반야월역.
일제강점기부터 기차가 지나갔던 이곳도 8천 권의 책을 갖춘 작은 도서관으로 바뀌었는데요.
지상에 조성된 철도공원과 어우러져 주민들의 문화 쉼터 공간이 됐습니다.
인터뷰> 권은선 / 대구시 동구
“주변이 모두 아파트 숲이 돼버렸는데 이렇게 역사가 그대로 보존되고 있으니까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철도 이용객이 급격히 줄어 이름만 남은 금강역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됐습니다.
이처럼 새마을호 열차 두 량을 개조해 레일카페를 만들었는데요.
젊은이들이 많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연근 재배지로 전국에 알려진 곳인 이곳 역 주변에는 연밭을 주제로 한 산책로를 비롯해 생태관과 갤러리도 있습니다.
연근을 재료로 한 로컬푸드 프리마켓도 마련됐는데요.
주말에는 역광장에서 버스킹 공연도 펼쳐집니다.
인터뷰> 안정우 / 대구시 수성구
“주위에 금호강도 흐르고 농촌풍경도 있어 아주 좋습니다.”
'비 내리는 고모령'이라는 옛노래의 배경이 된 경부선 고모역.
이곳은 기차가 멈추지 않아 문화 휴식공간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인터뷰> 최상준 / 대구시 도시디자인과 주무관
“역사 내부에는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사진, 영상, 음악 등을 전시하고 역사 외부에는 자연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제 더 이상 기적 소리가 들리지 않는 추억의 기차역.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채 색다른 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홍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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