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재 앵커>
농촌마다 아기 울음소리가 점점 끊기면서 학교도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데요.
어린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마을 구석구석을 알아가도록 하면서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 농촌 학교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씽씽 자전거' 김남순 국민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김남순 국민기자>
전남 영암의 한 작은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전거를 끌고 운동장으로 나옵니다.
안전모를 쓰고 선생님들이 자전거를 점검한 뒤 가벼운 준비운동!
이제 20명 가까운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학교를 나섭니다.
현장음>
“자, 이제 선생님들과 자전거 타고 마을로 가볼까요?”
마을을 돌아보는 자전거를 이 학교에서는 '씽씽 자전거'로 부르는데요.
유기농을 하면서 마을활동가로 뛰는 청년이 이끌어갑니다.
인터뷰> 박다니엘 / 전남 영암군 학산면 마을활동가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돌면서 어르신을 만나고 산과 자연과 냇가를 만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억새가 물결치는 들판을 지나는 '씽씽 자전거', 추운 날씨지만 신나게 달려갑니다.
자전거가 멈춘 곳은 산자락에 있는 학계 마을,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는 이장님으로부터 이 마을 이야기를 듣습니다.
현장음>
“우리 마을은 역사가 꽤 길어. 고송이 있고 그 옆에 미륵불이란 게 있어.”
마을 안길로 들어서자 보이는 정겨운 돌담길, 아이들이 천천히 마을 한 바퀴를 둘러봅니다.
인터뷰> 마민주 / 초등학생
“시멘트가 아니라 (돌담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모습이 정말 예뻤어요.”
인터뷰> 최용석 / 학산초등학교 교사
“어르신들께 마을의 유래를 들으면서 아이들이 자라는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씽씽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아이들 모습에 마을이 모처럼 활기에 넘칩니다.
인터뷰> 박동원/ 학계마을 이장
“우리 마을이 살아서 숨 쉬는 것 같고 어린 학생들을 보니까 참 마음이 기뻐요.”
이곳은 지소 마을, 찐 고구마를 건네주며 푸근한 인심을 보여주는 주민들.
마을 유래도 자상하게 알려줍니다.
현장음>
“옛날에는 여기가 바닷가 근처라는 거예요.”
맑은 물이 1년 내내 흐르는 개울, 마을의 빨래터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현장음>
“150년이 넘은 아주 오래된 빨래터예요. 지금도 어르신들이 나오셔서 빨래해요.”
호기심 많은 학생이 빨랫방망이를 직접 두들겨보기도 합니다.
인터뷰> 조대영 / 초등학생
“마을의 내력을 알게 되었고 자전거를 타면서 시골 바람의 냄새를 맡으며 친구들과 같이 타니까 재미있었어요.”
어린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씽씽 자전거',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기관이 농촌의 작은 학교를 '돌멩이와 풀뿌리 학교'로 지정해 운영되는 겁니다.
인터뷰> 문병교 / 전남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장
“돌멩이와 풀뿌리 학교라는 말은 우리 마을의 아이들이 자라서 좋은 마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하는 돌멩이와 풀뿌리 학교.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에게 농촌 마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산교육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김남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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