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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은둔고수들, 같은 아픔의 청년 돕기 나서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은둔고수들, 같은 아픔의 청년 돕기 나서

등록일 : 2020.10.30

최은정 앵커>
옛말에 거지의 마음은 거지만 알고 부자의 마음은 부자만 안다는 말이 있는데요.
부모와의 갈등이나 남모를 사정으로 집에서 은둔생활을 했던 청년들이 같은 아픔이 있는 또래들을 돕기 위해 나섰습니다.
본격 활동에 앞서 열심히 교육받고 있는 은둔 고수들을, 유청희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청희 국민기자>
(서울시 서대문구)
서울에 있는 한 사회적기업의 강의실.
은둔고수 양성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데요.
참가자들은 집에서 은둔생활을 했다 지금은 사회로 나온 청년들, 같은 아픔을 겪는 은둔 청년들을 돕는 프로그램에 함께한 것인데요.
오늘 내용은 상담 기법입니다.

현장음>
"하나의 질문을 던질 때마다 조금 알게 되고 그럼 조금 더 느껴지고, 느껴지면 반응하기 쉬워져요."

상담 전문가의 말에 집중하는 청년들이 자신의 상처받은 경험을 적극 발표합니다.

현장음>
"처음에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사장님이 '이 나이 때까지 뭐 하셨어요?' 제가 대답을 못하니까 엄청 빈정거리며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후로 자신감이 떨어져서 한동안 (아르바이트를) 안 찾다가..."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과거 자신이 겪은 은둔 생활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은둔생활 경험 청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서 자퇴하게 되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방에서만 지내게 되었어요. 부모님은 제 생각은 전혀 들어주지 않고 무조건 다녀라..."

사춘기 때 잦은 이사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한 혼란으로 은둔 생활을 보낸 참가자도 있습니다.

인터뷰> 은둔생활 경험 청년
"다른 사람들은 대학에 가고 직장도 가지고 결혼도 하는데 나는 이렇게 방 안에 있어도 되나 이런 생각도 했고..."

'은둔고수' 프로그램은 한 사회적 기업이 마련한 것으로 반응이 좋습니다.

인터뷰> 오준혁 / 사회적기업 K2 매니저
"교육은 어떠시냐 설문도 했었는데 '되게 좋다. 필요한 교육이고 더 이런 실습을 하면 좋겠어요'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은둔 경험이 있는 청년들을 사회로 나오게 한 건 바로 자기 자신, 놀랍게도 참석자들 모두의 공통점인데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필요로 했던 것처럼 이제는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인터뷰> 은둔생활 경험 청년
"나도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너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해주는 그런 공감의 고수가 되고 싶어요."

은둔고수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상담 역할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을 공감하는 마음을 배우기도 합니다.

현장음>
"(엄마가) 욕실 슬리퍼를 사 오셨어요.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왜 이렇게 쓸데없는 걸 사와'라고 말했더니 어머니가 눈물을 뚝뚝 흘리셨습니다. (엄마의) 마음이 뭘까요?"

현장음>
"(기껏 생각해서 사 왔더니)... 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상대방 마음을 헤아리고 내 이야기를 한다면..."

은둔 경험 청년들은 집이 좋아 집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각자 남모를 사정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요.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15세에서 39세 인구 중 임신이나 출산, 장애 등을 제외하고 은둔 외톨이형 인구가 13만 5천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외부 노출을 꺼리는 성향을 고려하면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취업 어려움으로 은둔 청년이 더 늘어날 경우 사회 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 은둔고수의 역할이 나름 필요한 시점입니다.

인터뷰> 오준혁 / 사회적기업 K2 매니저
"부끄럽거나 가려야 하는 것들이 아니라 이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더 사회에서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어떤 바탕이 된다."

(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은둔 고수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오는 12월까지 상담 교육을 받은 뒤 활동하게 됩니다.

지난날의 아픈 과거를 뒤로하고 세상 밖으로 나온 청년들.
비슷한 아픔을 가진 청년들에게 먼저 다가가겠다는 이들의 멋진 행보가 기대됩니다.

국민리포트 유청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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