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지 앵커>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항상 고국과 부모형제가 걱정인 유학생들이 있습니다.
최근 전쟁으로 민간인들의 희생이 잇따랐던 아제르바이잔 유학생들인데요.
코로나19에 고국으로 달려가기도 힘든 이들이 봉사를 하며 평화를 소망하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봉사 현장에 정의정 국민기자가 함께했습니다.

정의정 국민기자>
(서울시 관악구)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 조리실.
아제르바이잔 유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오늘 만드는 음식은 고국의 전통 요리 중 하나인 필라프.
어려운 이웃을 위한 유학생들의 음식 봉사에는 대사 부인도 함께했습니다.

현장음> 테이무로바 코눌 / 주한 아제르바이잔공화국 대사 부인
“건살구와 건포도를 씻어서 넣은 다음 소금과 후추에 아제르바이잔식 향료인 쿠르쿠마 롱가를 추가하면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데요.”

각종 야채와 닭가슴살, 건과일과 밤 등을 섞어 볶고 각종 향신료를 넣자 아제르바이잔식 전통 요리가 완성되는데요.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전달될 음식에는 고국의 맛과 정성이 가득 담겼습니다.

인터뷰> 마심리 알리아크베르 / 아제르바이잔 유학생
“우리나라에 있는 어르신들도 생각나고 도와드리면 마음도 편해지고...”

인터뷰> 이움만 / 아제르바이잔 유학생
“우리나라도 한국처럼 과거에 외세 침략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분단국가 한국에서 전하는 아제르바이잔 유학생들의 평화를 위한 메시지.
전쟁과 분쟁이 없는 세상을 바라는 마음이 널리 전해져 세계 평화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차가운 날씨에 음식이 식지 않을까,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유학생들은 고향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대하듯 도시락과 함께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현장음> 이움만 / 아제르바이잔 유학생
“오늘은 우리나라 음식을 만들어서 한국에 계신 할머니들한테 이렇게...”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동네 노인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해온 봉사 단체는 유학생들의 봉사의 손길에 힘을 얻고 몰랐던 아제르바이잔의 상황도 이해합니다.

인터뷰> 김영해 / 난곡중앙교회 목사
“아제르바이잔 유학생들이 와서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를 한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쟁을 치른 아제르바이잔의 유학생들은 고국에 대한 걱정이 큰데요.
거리에서 또는 소셜미디어로 모국의 상황을 알리고 마스크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전장 전사자에 전달한 데 이어 이번에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나눔 봉사를 한 겁니다.

인터뷰> 마심리 레일라 / 아제르바이잔 유학생
“우리나라에서 전쟁으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학생들이 이런 것들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생겼고 유학생들이 세계 평화를 위해 어떻게 할까 하다가 마음을 모았습니다.”

코로나19로 고국에 달려가지도 못하고 먼 이국땅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유학생들의 활동에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관은 물론 민간외교단체도 힘을 보태고 용기를 줬습니다.

인터뷰> 람지 테이무로브 / 주한 아제르바이잔 공화국대사관 대사
“한국에 아제르바이잔의 현 상황이나 역사적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유학생들은 한국인들의 사고방식이나 감정을 잘 알고 있어서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장우 / 한식문화민간외교증진협회장
“아제르바이잔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민간외교의 역할은 상당히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르메니아에 점령되었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아제르바이잔 주민들이 오랜 기간 동안 추방된 고향을 그리며 살아오고 있는 상황은 우리의 이산가족과도 닮아 있는데요.

(영상촬영: 김창수 국민기자)

전쟁 없는 세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다양한 활동에 담아내고 있는 아제르바이잔 유학생들의 모습은 민간 외교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정의정입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