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메뉴바로가기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07시 40분

복고 열풍 속 추억의 공간, '동네 사랑방'으로

회차 : 1539회 방송일 : 2021.04.22 재생시간 : 04:16

강수민 앵커>
옛 것을 다시찾는 복고 문화에 관심있는 분들 많을텐데요, 대전에 사는 오래된 음향기기 수집가가 추억의 소리를 들려주는 공간을 마련해 이웃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정겨운 '동네 사랑방'에 박혜란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대전시 서구)
대전의 한 조용한 주택가, 한 건물 안을 주민들이 기웃거립니다.

현장음>
“안녕하세요? 들어와서 구경해도 될까요?”
“어서오세요.”

간판도 없지만 이곳은 동네에 소문난 추억의 소리 공간.
장식장같이 생긴 큰 진공관 라디오부터, 릴 테이프 녹음기까지.
지금도 소리가 쨍쨍하게 잘 나오는 오래된 음향기기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데요.
디지털 기기와는 다른 아날로그 특유의 정감 어린 소리가 감성을 자극합니다.

현장음>
“옛날 게 많네요.”
“너무 신기해요.”

인터뷰> 김은정 / 대전시 서구
“옛날 TV에서 보던 장비들이 많이 있어서 너무 신기합니다.”

검은색 가방처럼 생긴 것을 본 주민들이 뭘까 궁금해하는데요.
다름 아닌 일제강점기에 사용하던 축음기입니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태엽을 감으면 소리가 들리는데요.
두껍고 단단해 '돌판'으로 불리는 옛날 SP 레코드가 돌아가자 낯선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현장음>
“푸른 산 맑은 물도 길이 없어라...”

일제강점기 시절 국내 최초의 대중가수 '채규엽'이 부른 노래인데요.
복고 문화가 한창 뜨고 있는 요즘 아련한 향수를 자극합니다.
7080시대의 가요와 팝송 LP 레코드판도 수백 장, 인기 가수의 노래를 주인에게 청해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현장음>
“이것 좀 틀어주실 수 있나요?”
“이미자 선생님 노래를 좋아하는 분을 만나니까 좋네요.”

인터뷰> 김향미 / 대전시 서구
“제가 듣고 싶었던 음악을 선택해서 들으니까 너무 좋아요. 코로나19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것 같아요.”

동네 주민들이 즐겨 찾는 이곳, 어린 시절 과학자를 꿈꿨던 강철식 씨가 20년 동안 수집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어릴 적 꿈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된 강 씨, 추억 속의 옛 음향기기를 150점 넘게 모았고 2년 전 직장에서 은퇴한 뒤 이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강철식 / 추억의 소리 '동네 사랑방' 운영
“갖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장만하다 보니까 지금 한 150점 넘게 많이 생겼네요.”

사실 강 씨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디스크자키, '디제이가 있는 낭만 다방'과 '추억의 음악다방' 등 복고풍 행사가 열릴 때마다 달려가 맹활약했는데요.
아날로그 시대를 그리워하는 주민들을 위해 애지중지하는 수집품을 아낌없이 공유하는 겁니다.
코로나19로 지친 동네 상인은 틈틈이 찾아와 레코드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립니다.

인터뷰> 이용태 / 대전시 서구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이곳에 와서 내가 듣고 싶은 노래 요청하면 틀어 주시고 진공관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더 편안해지는 것 같고...”

옛날 자석식 전화기도 있는데요.
전화기 페달을 돌리자 정겨운 벨소리가 울립니다.

현장음>
“여보세요? 들려요?”
“여보세요? 네. 너무 잘 들려요.”

(영상촬영: 김경양 국민기자)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야외 전축, 16mm 영사기와 영화 필름도 이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고장이 나면 스스로 고칠 수 있게 부속품도 갖춰놨을 정도로 강 씨의 열정이 대단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이 가득한 공간,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색다른 '동네 사랑방'으로 한몫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1,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