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추세에 따라 채식을 추구하는 비건이 국내에서 2백만 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데요.
탄소 배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육식 대신 비건 생활을 유도하기 위해 극단을 만든 채식주의자들이 있습니다.
기후 정의를 실천하자는 의미로 동물 인형극을 선보였는데요.
박혜란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장소: 대전시 대덕구)
대전에 있는 한 극단 연습 공간에 단원들이 들어옵니다.
현장음>
"안녕하세요, 안녕~"
'지구를 달구는 공장식 축산', '육식을 그만두자'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비건 포스터가 눈길을 끄는데요.
이들 단원은 채식만 하는 비건입니다.
지난 1월 기후정의에 뜻을 함께하는 6명이 만든 극단 이름은 '탄잡채'!
'탄소 잡는 채식생활 네트워크'를 뜻하는데요.
비건 생활을 유도하는 그림자 인형극 공연에 앞서 연습에 들어갑니다.
현장음>
"뭐 하는 거야, 설기, 설기는 어떻게 할 거야?"
"조명은 '뭐 하는 거야'에서 나갈게요."
인터뷰> 송순옥 / 극단 탄잡채 감독
"일반 대중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예술 활동으로 하는 게 가장 적당하겠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것이 인형극이에요."
대본과 인형은 단원들이 수시로 만나 직접 만듭니다.
인터뷰> 오민우 / 극단 탄잡채 단원
"기후 위기, 그리고 동물권의 문제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예술가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 굉장히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연습 도중 점심은 비건식으로 전화 주문하고,
현장음>
"꼬마김밥 35줄, 계란 빼고 해주시고요."
(대전시 서구)
한 건물에서 열린 그림자 인형극 공연, 이제 공연 시작!
단원들이 손수 만든 무대 뒤에서 환등기로 빛을 조절하며 스크린에 그림자를 만들고, 손으로 막대인형을 움직이고 대사를 읽으며 진행됩니다.
동물이 사람 역할을 하고, 사람은 동물이 키우는 반려인간으로 등장하는데요.
개소장이 이윤 추구를 위해 반려인간을 납치해서 판다는 이야기, 꼬사원으로 변신한 닭과 이웃 사람으로 변신한 늑대가 수많은 도축 실태를 꼬집고,
현장음>
"벌써 5마리 잡았대요~"
끌려간 반려인간을 빗대 돼지들도 한마디씩 하는데요.
현장음>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이런 곳에 지금 우리 설기가 갇혀 있단 말이야?"
정의로운 인간해방활동가 역할을 맡은 소가 따끔한 말을 합니다.
현장음>
"이곳에서 생명 존중은 찾아볼 수 없어요. 시간당 도살이 많을수록 돈이 되기에..."
이번에는 동물 평등과 비건 생활을 유도하는 대사도 나옵니다.
현장음>
"이곳을 보기 전과 보고 난 후에 저는 달라질 것 같거든요."
소가 시위하는 모습이 나오면서 막이 내리는데요.
인터뷰> 한미정 / 대전시 대덕구
"인간과 동물의 역할을 바꿔서 이렇게 보니까 동물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직접 와닿고..."
인터뷰> 강현구 / 대전시 유성구
"비건의 삶을, 그리고 그 의미를 조금 살펴보는 시간이 된 것 같고요."
고기를 자주 먹는 식습관을 되돌아보게 됐다는 청소년도 있습니다.
인터뷰> 강해모 / 중학생 관람객
"육식 위주의 식단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게 잘못 되었다는 걸 느꼈고 환경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극단 단원들은 뿌듯한 보람을 느낍니다.
인터뷰> 이소영 / 극단 탄잡채 단원
"원래 뮤지컬이나 연극에 관심이 많아서 지방에서 활동하고 싶었는데 마침 이렇게 뜻이 맞는 극단이 있어서..."
(촬영: 김상구 국민기자)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도축되는 가축은 무려 8백억 마리, 기후 정의를 추구하는 특이한 그림자 인형극이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기후 위기 속에 인간과 가축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 색다른 인형극, 지나친 육식 문화를 경계하면서 비건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인 특별한 시간이 됐습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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