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자 회담의 성패는 사실상 19일 열릴 방코델타아시아 문제에 대한 북미간의 접촉 결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BDA에 동결된 계좌를 풀기 위해서라는 점에서 양자가 어떤 절충점을 찾느냐가 6자회담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해수 기자>
지난해 2월 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으로 촉발된 2차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국들이 합의한 이른바 9.19 공동성명.
하지만 석달 뒤, 합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미국은 북한의 달러 위조와 마약 밀매 혐의를 주장하며 방코 델타 아시아의 북한 계좌를 동결합니다.
당연히 북한은 발끈했고 북미간에 협상이 진행됐지만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으로 이어지며 최고의 위기 국면을 맞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재개되는 6자회담은 따라서 이 BDA 계좌 동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최대 관건입니다.
북한의 외환결제를 위한 유일한 창구로 활용돼 온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은 2천400만달러로 시장환율을 적용하면 북한 예산의 20%에 육박하는 액수입니다.
더군다나 액수의 크고 작음을 떠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 등 북한 권력 핵심부의 자금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금융제재 해제를 6자 회담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며 회담에 나서게 된 목적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핵문제와 금융제재는 별개라며 핵 폐기를 위한 북한의 성실한 조치를 우선 촉구하면서 BDA 문제는 논의할 수 있다는 정도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양측이 이 처럼 팽팽히 맞서 있지만 여기저기서 긍정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유력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미국 정부가 BDA 자금 중 천2백만 달러를 불법 활동에 연관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도 BDA 계좌 처리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에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 등 재무 실무진들을 대거 보내 이 문제를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아닌 법적인 사안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습니다.
13개월 만에 재개되는 6자회담이 방코델타아시아 금융제재 처리라는 복병을 뛰어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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