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궁에서 궁중과 사대부가의 혼례나 첫돌 때 쓰이는 전통음식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자리에 선보여 내외국인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홍희정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 가야금 병창이 울려 퍼집니다.
올해로 9회 째인 이번 행사의 테마는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 음식을 비롯해 첫 돌과 관례, 혼례, 제례 등 '통과 의례' 음식입니다.
"사실은 저 안에 송편의 속이 없어요. 속이 꽉 찬 사람이 되라… "
아이가 태어난 지 1년이 되는 첫 생일, '돌'을 축하하는 돌상입니다.
국수와 수수떡 등 무병장수와 액운을 막아주는 조상들의 지혜가 잘 담겨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간소해진 요즘의 돌상차림과 남녀를 구분해 차려지던 전통 돌잡이 상이 잘 구별이 됩니다.
이남주 / 서울 종로구 북촌로
"나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서 요즘 돌상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시대에 쫓아가야 하니까… "
밤과 대추 등으로 다산의 의미를 강조된 전통 혼례 상차림에 비해 현대에는 케익과 꽃으로 장식돼 간편함이 엿보입니다.
"조상님이 식탁에 올라와서 진지를 드시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번 전통음식축제에는 특히 추석을 앞두고 전통 제례 진설법에 대한 강의와 제례 상차림이 재연돼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김용철 /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실제로 이런 기회도 없고 알 수 있는 방법도 드문 것 같아요. 인터넷을 찾아봐도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고 이렇게 와서 보고 사진도 찍어가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종로의 음식 600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화려한 식재료와 색감이 돋보이는 궁중 음식과 오미자편, 소고기 버섯 전골 등 사대부가의 음식을 비롯해 현재 종로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비빔밥, 빈대떡 등다양한 전통음식들이 한자리에 모인 겁니다.
윤숙자 소장 /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우리나라에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의례음식들이 있었어요. 후손들에게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식문화가 대단하구나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축제에는 체험 행사도 풍성해 외국 관람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먼저 다식도 만들어 보시고 아직 만지지 마세요."
2인 1조로 전통음식을 만드는 철인 3종 경기입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곶감 쌈과 다식, 잣솔이 곱게 차려집니다.
제시카 유 / 이탈리아
“저희가 개인적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어서 이 행사에서 많은 사진과 정보를 담아가면 좋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젠나로 / 이탈리아
“한국에 처음으로 왔고요. 한국 음식이 세계 최고의 음식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전통음식 축제 재미에 빠진 사람들은 외국관광객들만이 아닙니다.
사탕떡과 꽃산병을 만드는 아이들과 줄 서 기다린 끝에 전통주를 맛보게 된 어른들도 얼굴에 즐거움이 넘칩니다.
'의례'를 테마로 열린 이번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축제는 한국음식 미래의 방향성과 발전을 모색해보는 좋은 자리가 됐습니다.
국민리포트 홍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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