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 동안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백운산장의 운영이 국립공원 관리공단으로 넘어갔습니다.
앞으로 운영은 어떻게 될 지 안중태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산세가 웅장하면서 아름다운 북한산은 1년 내내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등산객이 찾아 세계 기네스북에도 오를 정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구자월 / 서울 강남구
“암석과 경치가 뛰어난 아주 수려한 산이고 서울시민의 건강을 지켜주는 건강한 산입니다.”
북한산 도선사에서 걸어서 1시간 반.
깔딱 고개를 넘으면 해발 650m 능선에 우리나라 1호 백운산장이 나타납니다.
2층 석조건물에 야외 식탁을 갖춘 백운산장은 90년 넘게 등산객들의 쉼터이자 조난 대피소로 북한산의 산악 역사와 함께해 왔습니다.
인터뷰> 서대원 / 서울 은평구
“백운산장은 우리에게는 참새의 방앗간 같은 곳입니다. 날씨 상관없이 쉴 수 있는 그런 곳이죠.”
인터뷰> 김명환 / 서울 노원구
“할머니가 말아준 뜨거운 잔치국수가 생각납니다. 백운산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입니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 이해문 씨가 짓고 살기 시작한 백운산장은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60년 산악인들이 직접 자재를 날라가며 다시 지었습니다.
지금은 3대를 이은 이영구, 감금자 노부부 살고 있는 백운산장은 고 손기정 옹이 직접 쓴 현판과 인수봉 조난 사건 등 산악인들이 남긴 발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구 (86세) / 백운산장 지기
“우리나라 최초의 산장입니다. 산사람들이 모금해서 지은 산장이거든요. 지금도 조난사고가 나면 구조하는 것이 저의 의무입니다. 그리고 저는 산장에서 떠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93년 오랜 세월 동안 산악인들의 쉼터로 때로는 대형 조난사고의 구조본부로 산악역사와 함께한 백운산장이 국가 소유로 넘어갔습니다.
개인에게 건축허가가 나지 않는 국유지이기 때문에 1998년 재건축 당시 20년 후 국가에 채납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관심은 국가 귀속 이후 백운산장의 운명.
전화인터뷰> 서인교 부장 / 국립공원관리공단 안전방재처
“당초 백운대피소를 철거하고 자연복원하는 방안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존치를 요구하는 산악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자연 생태계 보존과 역사적 관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향후 관리방안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산악인들은 93년 역사의 백운산장이 인수산장이나 우이산장처럼 철거되지 않도록 등록문화재나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해 관리해 줄 것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안중태입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