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담희 앵커>
순라군은 조선시대 도둑이나 화재를 막기 위해 야간에 궁중과 도성 안팎을 순찰하던 군인을 이르는 말인데요.
대구 도심에 어르신들로 구성된 은빛 순라군이 코로나로 멈췄던 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홍승철 국민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홍승철 국민기자>
(동성로 / 대구시 중구)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대구 동성로입니다.
저녁이 되자 조선시대 복장을 한 순라군이 등장합니다.
인터뷰> 설송희 / 경북 영천시
“처음에는 풍물놀이 하는 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어르신 순라군이더라고요. 이색적인 볼거리가 많아서 좋았어요.”
챙 넓은 모자에 하얀 저고리, 붉은색과 푸른색의 소매가 없는 옛 전투복, 육모방망이를 연상시키는 경광봉을 든 순라군은 밤거리에 색다른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현장음>
“어르신, 저희하고 사진 한 번만 찍어주실래요?”
“네∼”
“감사합니다∼하나, 둘, 셋!”
인터뷰> 리투아니아 관광객
“옷 색깔이 매우 다채롭고 밝아서 눈에 확 들어오는 디자인이에요.”
인터뷰> 리투아니아 관광객
“은빛 순라군은 서로 비슷해 보이면서도 각자만의 특색이 있는 것 같아요.”
은빛 순라군은 어르신들로 구성됐는데요. 밤거리를 오가면서 청소년을 지도하고 노약자와 여성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습니다.
현장음>
“너무 늦게까지 놀지 말고 일찍 집에 들어가면 좋을 텐데, 부모님이 걱정하시니까...알았지요?”
“네∼”
거리의 시설물을 점검하는 안전 지킴이 역할도 합니다. 긴급 상황이 생기면 경찰이나 119소방대에 즉시 알려 출동할 수 있는 긴급 연계체계도 갖추고 있습니다.
현장음>
“활동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인터뷰> 서필선 / 은빛 순라군 조원
“(활동을) 하다 보니까 사람들 인식도 좋아지고 우리 차림새만 봐도 따라주고 좋아졌어요. 많이...”
인터뷰> 이영숙 / 은빛 순라군 조원
“사진도 많이 찍자고 하고 호응도가 좋아서...”
(2.28기념중앙공원 / 대구시 중구)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음식 포장 용기와 담배꽁초가 공원 곳곳에 널려 있는데요.
순라군은 쓰레기를 치우고 깨끗한 공원을 만드는 데 함께해 달라고 계도합니다.
인터뷰> 이영숙 / 은빛 순라군 조원
“담배꽁초를 (길에) 버리면 우리가 치울 수도 있지만 학생에게 '쓰레기 직접 치우면 안 되겠나?' 이런 식으로 기분 상하지 않으면서 깨우치도록 하는 방법으로...”
인터뷰> 김다니엘 / 대구시 동구
“연세가 많은 분들이 더운 여름날 수고해주시니까 감사해요.”
인터뷰> 김성률 / 경북 구미시
“늦은 시간에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쉬어야 하는데 계속 노력하는 것을 보니 저도 열심히 살고 열심히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르신 24명으로 구성된 은빛 순라군은 3인 1조가 돼 동성로를 비롯해 근대 골목 김광석길 100년 향수길 4개 코스를 순찰하는데 안전한 거리 문화를 만들고 전통문화를 살린 관광 자원으로도 한몫하고 있다는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인터뷰> 이동경 / 은빛 순라군 조장
“사회에 일조한다는 보람 때문에 하고 모든 문제를 의미 있게 생각하면서 즐거움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면 밥맛 자체가 좋으니까 할만하고 긍지를 느낍니다.”
매주 월, 수, 금요일 밤 8∼10시까지 하루 3시간 순찰을 도는 순라군은 오는 10월까지 운영되는데요.
(취재: 홍승철 국민기자 / 촬영: 강영지 국민기자)
홍승철 국민기자
“2009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은빛 순라군은 질서유지와 사회참여는 물론 관광 효과까지 거둠으로써 시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홍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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