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우리나라의 대칠레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3월에 발효된 한·싱가폴 FTA의 경우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여 FTA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은 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2004년 4월 한·칠레 FTA 발효 후 2년간 교역실적을 보면 대칠레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농산물 피해도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칠레는 동광이나 기타 금속광물, 목재 등 대칠레 수입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자재 수입으로 인해 한국이 만성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나라였다.
발효 전 1년 간(2003년4월~2004년3월) 수출증가율은 9.6%, 수입증가율은 63.8%로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6배를 초과했다. 그러나 발효 이후 1년 동안(2004년4월~2005년3월) 수출증가율이 58.2%로 수입증가율 44.9%를 앞서더니 발효 후 2년 차(2005.4월~2006.3월)엔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두배 정도 앞섰다.
지난 3월2일 발효된 한·싱가폴 FTA와 관련해서도 박 차관은 “당초 싱가폴의 관세는 이미 대부분 무관세였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청의 3월 통계 결과, 수입은 4억7600만 달러로 1.4% 증가한 반면 수출은 6억9700만달러로 2% 증가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개방과 경쟁이라는 시대적 추세 속에 전 세계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FTA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등 후발국들도 FTA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현재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된 180건의 지역협정 중 120건이 1990년대 후반 이후 체결됐으며, 2001년 이후 체결된 협정만도 81건에 달했다.
지난 4일 일본은 ‘동아시아 전역 포괄적 자유무역협정’ 구상을 발표하고 2010년까지 한국과 아세안, 중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와 개별적인 FTA를 맺고 이를 동아시아 전역의 자유무역지대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병원 차관은 `한국 역시 FTA를 더 이상 늦추다가는 세계 교역질서 흐름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며 “1999년 칠레와 FTA 협상을 시작했고 2003년 8월부터는 ‘FTA 추진 로드맵’을 수립해 주요 교역대상국과 동시다발적인 FTA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타결된 FTA는 칠레, 싱가폴, EFTA(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과의 3건이며, 협상 진행 중인 곳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일본, 인도, 아세안 등이다.
또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르과이, 파라과이, 등 4개국이 함께 형성한 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과도 양국 민간차원의 공동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인도와는 지난달 ‘포괄적 경제 파트너쉽 협정’ 협상을 개시한데 이어 아세안과는 11차 협상을 오는 24일부터 5일간 진행하게 된다.
이달에는 멕시코와 2차 협상(4월18~21일), 캐나다와는 4차 협상(4월24~27)에 들어가 FTA 협상으로 바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차관은 `한·미 FTA를 계기로 여타 FTA 협상이 더욱 촉진되면 한국이 미주 아시아 유럽대륙을 아우르는 ‘FTA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