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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에 하늘나라로 가신 그리운 어머니께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100세에 하늘나라로 가신 그리운 어머니께

등록일 : 2020.09.24

이주영 앵커>
'100세' 시대라고 하는 요즘, 올해 꼭 100세를 맞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일곱 자식 돌보랴, 어려운 이웃 챙기랴 따뜻했던 어머니의 마음을 잊지 못하는 자녀분이 계십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친 따님의 영상편지 전해드립니다.

(출연: 김명순 / 광주시 동구)

그리운 어머니, 어머니!
가만히 불러만 보아도 눈물이 나네요
하늘나라로 멀리 가신지 어느새 한 주가 지나고 또 한 주가 지나면서 보고 싶은 마음이 사무쳐오네요
그래서 생전에 어머니에게 한 번도 써 보지 못한 편지를 이 막내딸이 써봅니다
어머니 연세가 100세여서 같이 할 시간이 많지 않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 황망히 가실 줄 몰랐네요
어머니가 가시던 날은 비바람이 몰아쳐 서글펐던 제 마음 같더니 발인날 장지로 가던 길엔 예쁜 무지개가 떠 있고 날씨도 너무 좋아 그나마 조금은 위안이 되었답니다
오늘은 49재를 올리게 될 다보사 절에 다녀왔어요
그곳에서 영정 속의 어머니를 뵈오니 소녀 같은 수줍은 모습이 저를 반겨주더라고요…
'어머님 은혜'라는 노랫말이 어쩌면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 같다는 생각을 해봐요
어머니라는 존재가 다 그러하다지만 우리 일곱 남매를 위해서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셨지요
그 와중에도 명절이면 동네 넉넉하지 못한 집에 쌀이나 음식 갖다 드리라는 어머니의 심부름할 때가 부끄럽게도 싫었어요
당신은 별로 안 잡수시면서 어려운 이웃이나 가난하고 배고픈 이에게 먼저 온정을 베푸셨지요
어머니의 그런 따뜻한 마음 때문에 우리 집은 언제나 일가친척들이나 지인들로 북적거렸던 게 생각납니다
보고 싶은 어머니
5년 전, 연로하셔서 수술도 못 받고 그 뒤로 병상에 계속 누워계셨을 때 얼마나 힘드셨나요
아침마다 몸을 깨끗이 해 드릴 때면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가시는 걸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이젠 어머니가 안 계신 텅 빈 방이 너무도 허전하고 어머니 생각이 자꾸나 제 책장과 서예 도구를 옮겨 놓고 서실로 꾸몄답니다
제가 붓글씨를 쓰고 있으면 보고 싶어 하시면서도 방해된다고 문 닫고 나가셨지요
나중에야 어머니 방에서 붓글씨를 쓰고 가야금 연주를 해드려도 치매가 오신 다음이다 보니 무표정한 모습에 제가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렇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더 많이 보살펴 드리지 못하고 또, 더 많이 옆에서 모시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어머니와 62년이라는 짧지 않은 인연, 마지막 7년을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윤회설이라는 게 진짜 있다고 하면 저는 다시 어머니의 딸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너무도 그리운 어머니, 꿈에서라도 꼭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 뵀으면 해요
이젠 그곳에서 편히 쉬세요

막내 딸 올림

(구성·촬영: 임보현 국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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