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지 앵커>
'놀이터' 하면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으로 생각하실 텐데요.
어르신들을 위한 놀이터가 전국 처음으로 충남 공주에서 등장했습니다.
'건강 100세 시대'에 걸맞게 노인 맞춤형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박혜란 국민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야외 체육시설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 동네 어르신들인데요.
이곳의 운동기구가 근력운동을 위주로 하는 것이다 보니 어르신들에게는 힘겨워 보입니다.

인터뷰> 이정강 / 충남 공주시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데 나이를 먹다 보니까 조금 힘든 느낌이 들어요.”

이곳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충남 공주에 마련된 '어르신 놀이터'.
놀이기구같이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기구가 설치됐는데요.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기존의 야외 체육시설과는 180도 다릅니다.
보시는 것은 물결 평균대.
몸의 균형 감각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현장음>
“봉을 잡고 이렇게 발을 대고, 한 발 대고, 한 발 대고, 이렇게 해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겁니다.”

또 다른 운동기구인 물결 파이프,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삼각형 링을 파이프에 닿지 않게 움직이면 됩니다.
조심조심 움직이면서 몸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현장음>
“조심스럽게 닿지 않도록 이렇게 한 중심을 잡아서 움직이는 거예요.”

이곳 '어르신 놀이터'에 설치된 운동기구는 모두 열네 가지, 노인들의 신체조건에 맞춰 유연성과 균형 감각에 중점을 둔 것인데요.
'재미있는 재단'에서 건강한 노년 생활을 돕기 위해 기증한 것으로 핀란드의 노인건강기구 업체가 어르신 맞춤형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전화인터뷰> 고민정 / 재미있는 재단 대표
“작년 유럽 선진국을 방문해 유럽형 노인 놀이터를 연구하여 올해 충남도에 제안하면서 빠른 활성화를 위해 제가 먼저 놀이기구 하나를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편의성을 갖춘 무장애 시설이 특징인데요.
동네 어르신이 손잡이를 잡고 스프링 위에 앉아서 좌우로 허리를 돌립니다.
몸이 풀리는 듯 어르신은 마냥 기분이 좋다는 표정입니다.

현장음>
“시원하네. 이거 기분 좋네.”

인터뷰> 박계원 / 충남 공주시
“이 운동기구는 신체의 유연성과 신체 각 부위의 기능이 매우 향상되고 활성화되는 것 같아서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촘촘한 계단처럼 생긴 것은 손가락 계단 운동기구, 서서 손가락을 번갈아 가며 한 칸 한 칸을 짚거나, 손가락으로 계단을 따라 움직이면 되는데요.
놀이처럼 하는 생소한 운동기구, 어르신들은 몇 차례 해본 뒤에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인터뷰> 윤복수 / 충남 공주시
“이걸 직접 해 보니까 손가락과 정신력과 육체 운동이 잘되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디자인된 어르신 놀이터, 노년기에 부족한 기초체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데요.
현재 격리 형태인 노인정책을 놀이 형태의 정책으로 바꾸는 모범사례이기도 합니다.
이곳 어르신 놀이터 주변에는 족욕장과 편의시설도 마련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박공규 / 대한노인회 공주시 지회장
“소형 무대에서 공연 관람을 하면서 많은 분이 어르신 놀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 보강해서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성이 평균 80.3세, 여성은 86.3세.
하지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이른바 '건강수명'은 64세에 불과한데요.
국내에 처음 등장한 '어르신 놀이터'가 갖는 의미가 큽니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건강한 노후생활을 도와주는 어르신 놀이터, '건강 100세 시대'에 걸맞은 맞춤형 운동 시설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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